문화 / Culture

전진희,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선사하는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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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을 꾹꾹 눌러 담지 않아도 그 진심이 와닿는 노래가 있다. 밴드 경연 프로그램 'TOP 밴드'에서 주목받은 '하비누아주'의 피아니스트 전진희의 정규 2집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가 그렇다. 피아니스트인 동시에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담백한 피아노 연주에 짧은 노랫말을 담았다. 더운 여름이 지나갈 무렵,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아픔을 제법 따뜻한 기운으로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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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로만 흘러가는 '나의 호수'로 앨범의 막을 연다. 적나라하게 들려오는 페달 밟는 소리로 잔잔한 호수의 물결을 연상시키고, 울적한 스트링 선율로 숨겨놓은 슬픈 자아를 분출한다. 그렇게 호수에 '물결'이 일렁이면 '아주 많은 것들이 나를 / 쥐고 흔들어대네 / 나의 고요했던 호수는 / 성난 파도가 치네' 라는 노랫말로 고통 앞에서 평정심을 잃고 마는 이들에게 나지막이 공감의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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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한 피아노 소리와 담담하게 읊조리는 노래는 마지막 트랙인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까지 이어진다. 앨범은 삶의 우울과, 그것을 인정하며 나아지기까지의 과정을 노래한다. 음반의 진정성은 피아니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연주가 아닌 가사에 집중하며, 감정의 전달자 역할을 해낸다는 데에 있다. 지친 삶 속에서 행복할 자신이 없다고 노래하는 '자신 없는데'와, 형편없는 나의 하루와 달리 예쁘기만 한 달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는 '달이 예쁘네' 또한 여전히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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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자신의 모습에 '내가 싫어'라고 솔직히 고백하며, 간주에 피아노 연주를 더해 잠시 가사를 음미하게 한다. 유일하게 기타연주로 시작되는 '왜 울어'는 유지해오던 비관의 가사에 따뜻한 기타 선율이 더해져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심어준다. 무엇보다 앨범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품고 있지만, 이것이 지루함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되려 수록곡 내내 차분히 이어가는 감정을 방해하지 않으며 몰입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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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 말해주는 것보다, 가만히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위로가 되기도 한다. 울적한 감정으로 시작해 결국엔 외면하고 싶은 감정을 마주하며 인정하는 단계에 머물기까지, 앨범은 청춘의 성장통을 조용히 담아냈다. 단출한 편곡임에도 음악에 힘을 싣는 건 솔직한 가사와 서툴지만 포근한 목소리. 그게 전부다.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라는 회상적 문장이 담아낸 서늘하고도 따뜻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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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희 - 우리의 사랑은 여름이었지전진희 노래 | 비스킷 사운드 / 페이지터너
잔잔한 호수는 작은 돌질에도 물결이 일렁인다. 벗어날 수도 없는 그곳에서 심연이 되어간다. 그를 깨운 건 수면 위로 비친 달빛. 한줄기 위로가 기억을 소생시킨다. 편안해지고,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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