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날개의 꿈', 윙스톱 고공행진으로 보는 미국 치킨 시장

-‘코로나 불황’에도 닭날개 기업 윙스톱(Wingstop) 주가 연일 상승-

-미국인 입맛 사로잡은 한국식 양념, K-치킨 프랜차이즈도 확대 추세-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는 요즘, 미국에서 승승 장구하는 외식 기업이 있다. 바로 ‘윙스톱(Wingstop)’이다.

윙스톱은 닭날개(wing) 전문점으로, 항공기를 소재로 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소스를 가미한 치킨 윙을 판매하는 체인 식당이다. 불과 6개월 전만해도 70달러 선이었던 윙스톱의 주가는 5월 14일 기준 121.91달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건강하다는 인식과 함께 꼭 매장에서 먹지 않고 간편하게 포장·배달이 가능한 치킨의 특성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업계 불황 속에서도 치킨 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6개월간 윙스톱 주가 변동 추이(’20.5.14.)

  자료: NASDAQ

타 업체 비교 윙스톱 주가 변동 추이

자료: NASDAQ

미국인들의 ‘닭고기 사랑’은 매년 커지고 있다. 소고기 등 적색 고기(Red meat)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에 따라 소고기 소비량은 매년 줄고있는 반면 닭고기 소비량이 늘고 있다. 미 농무부 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닭고기 소비량은 2010년을 기점으로 소고기 소비량을 넘어서기 시작했으며 이후 꾸준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인들의 육류·어류 소비량 추이

자료: 미 농무부

전미가금류협회에 따르면(NCC), 2019년 미국인 1인당 닭고기 섭취량은 96.2파운드로 2020년에는 1인당 100.5파운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난해 미국인의 소고기 섭취량은 1인당 58파운드, 2020년에는 57.9파운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리서치전문기관 Statista가 미국인구통계국(U.S Census) 데이터와 시몬스내셔널컨수머서베이(NHCS)를 바탕으로 집계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인 1억725만 명이 냉동 후라이드치킨을 소비했고, 2023년에는 1억7951만 명이 소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 인지도 높여가는 한국식 치킨 

미국인들의 닭고기 사랑이 커지며 한국식 치킨, 일명 ‘K-치킨’의 인지도 또한 널리 퍼지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 본촌(BONCHON)이 미국 LA,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주 등 다수의 주에서 94개 매장을 운영중이며, 수 차례 미국 언론에도 소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페리카나치킨도 뉴욕 맨해튼을 중심으로 동부에 14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4개 체인점 추가 오픈 예정이다. 페리카나 라이언 이 대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히려 체인점 문의가 늘었다.

미국 내 본촌 치킨 매장 분포(개업 예정 지역 포함)

자료: Bonchon.com

대형 체인점들이 많이 진출해 있지만, 이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주로 대도시에만 매장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틈새 시장은 열려있다고 요식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개인이 운영하는 치킨 업체들도 독자적으로 자생하고 있는데 경쟁력 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지난해 8월 한인 2세 여성 스테파니 왓슨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오픈한 서울 치킨(Seoul Chikin)은 팝업스토어임에도 애틀랜타 매거진에 소개되며 ‘한국식 독특한 치킨 윙 소스’로 유명세를 탔다. 

한국 치킨 특유의 '양념' 레시피도 인기다. 뉴욕타임즈 쿠킹(NYT Cookings)지가 소개한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 레시피는 평점 5.0만점에 5.0을 받았으며, 인터넷에는 다양한 한국 치킨 레시피가 소개되어있다. 

코로나19 속 배달 음식 1위~3위 전부 닭 요리

코로나19로 인해 매장에서 식사를 하지 못하고, 픽업이나 배달 주문이 늘어나면서 치킨 사업은 더욱 호황을 맞고 있다.

음식 배달 앱 Uber Eats 가 지난 4월 지역별 주문 현황을 토대로 조사해 발표한 미국인이 가장 많이 주문한 배달 음식 20위 리스트 중 에피타이저를 제외한 메인 디쉬 위주 순위는 1위가 치킨 티카 마살라, 2위가 닭날개, 3위가 치킨으로 1~3위가 모두 닭을 이용한 요리다.

‘주별 가장 인기있는 배달 메뉴’ 를 살펴보면, Uber Eats 가 조사한 총 35개 주 중 5개주의 메뉴에 또다시 ‘닭고기’가 올랐다. 캘리포니아(치킨 티카 마살라), 네바다(치킨데리야키), 뉴욕(저크치킨), 뉴저지(치킨샌드위치), 오레곤(후라이드치킨)에서 가장 가장 많이 배달된 음식이 모두 닭고기 요리였다. 

주별 가장 인기있는 배달 메뉴

자료: Uber Eats

시사점

불황 속에서도 주가가 오르고, 생존하는 미국 요식업 기업들을 파악해 분석하는 것이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으로 초래된 팬데믹 현상이 장기화되고, 또 올 겨울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에 대한 전망들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틈새 시장 공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사례로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져 있는 현 상황은 미국 진출을 원하는 한국의 요식업 기업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K팝, K뷰티, K푸드는 미국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라는 점도  기회로 작용한다. 

라이언 이 페리카나치킨 미주 대표는 14일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뉴욕 맨해튼에서도 수많은 식당들이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도산했지만, 페리카나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며 "직원 감원도 없고, 체인점 문의는 오히려 늘고 있는데다가 올해 말까지 예정대로 4개 체인점이 추가로 오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공 비결로는 "뉴욕같은 대도시 체인점에서는 한국처럼 새벽 2시까지 배달하는 등, 소스 다양화부터 배달 서비스 시간 연장까지 미국 치킨전문점들과 차별화를 둔게 강점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 진출을 원한다면, 우선적으로 미국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 미국인이 닭다리보다 '윙'을 좋아한다는 것, 통닭보다는 원하는 부위별로 먹기를 원하는 것, 나눠먹는 문화가 아니라 개별 포장을 선호하는 것 등 기본적인 것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미국 사업을 접고 돌아간 한국 치킨 체인점들도 있기에 충분한 사전 조사와 현금 유동성 보유 등은 필수 조건"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동부에 다수의 식당을 운영중인 한인 셰프 K씨도 14일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대도시가 아닌 지역의 한인들은 한국식 치킨을 접하기가 힘들고 미국인들도 코리안 치킨을 모른다는 점이 틈새 시장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올 연말까지는 식당 내부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배달 전문점으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거나 차별화된 한국식 양념치킨 소스 수출 등은 도전해볼만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료: 미 농부무, Uber Eats, Statista, IBIS World, NASDAQ, 전미가금류협회(NCC)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