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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피해의식 "헤비메탈로 돈 벌겠다"

등록 2015.04.12 06:10:06수정 2016.12.28 14: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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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이 8일 오후 서울 서교동 러브락컴퍼니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떠오르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은 지난 2일 정규 1집 '헤비메탈 이스 백(Heavy metal is back)'을 발표했으며 '자유육식연맹' 총재로 더 잘 알려진 보컬 크로커다일과 DMOT등 언더그라운드 메탈 신에서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 기타리스트 손경호가 만나 결성한 팀이다. 2015.04.0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이 8일 오후 서울 서교동 러브락컴퍼니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떠오르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은 지난 2일 정규 1집 '헤비메탈 이스 백(Heavy metal is back)'을 발표했으며 '자유육식연맹' 총재로 더 잘 알려진 보컬 크로커다일과 DMOT등 언더그라운드 메탈 신에서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 기타리스트 손경호가 만나 결성한 팀이다. 2015.04.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의 보컬 크로커다일(31·최일환)은 진한 스모키 화장에 호피무늬 옷을 입고 말했다. "좋아해온 것을 진지하게 오마주하고 있다." 

 호피무늬 의상을 입고 가죽 채찍을 휘두르는 피해의식. 이름과 연관 지어 자칫 웃긴 밴드로만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친다. 육즙이 넘쳐 흐르는 강렬한 사운드는 1980년대 미국 글램 메탈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다. '와스프(W.A.S.P)' '스키드 로우' 등 '헤비메틀'(80~90년대 메탈 키드들은 '메틀'이라 발음한다)의 자장 아래 있다.

 최근 서울 홍대 앞 러브락컴퍼니 합주실에서 만난 피해의식의 손경호(30·기타·작곡)는 "80년대 미국 글램 메탈은 음악적으로 명확했다"고 눈을 빛냈다.  

 크로커다일과 손경호는 2000년대 중반 인터넷 헤비메탈 동호회에서 만났다. 아이언 메이든, 주다스 프리스트 같은 정통 헤비메탈 밴드 노래를 커버했다. 2009년 피해의식으로 팀명을 정하고 2011년 싱글 작업을 시작했다. 최근 마침내 정규 1집 '헤비메탈 이스 백(Heavy metal is back)'을 발표했다.

 80년대 미국 글램 메탈에 대한 충실한 복각(復刻)과 재해석이 돋보인다. 총 13곡의 트랙은 다이내믹하게 배치됐다. '상남자' 수준 이상의 가사들은 파격을 넘어 경악하게 한다. '걸그룹'에 대한 욕망은 물론, 감춰왔던 것을 까발린다. 첫 트랙 제목은 심지어 '발기'다.  

 크로커다일은 "초식남이 늘어나는 추세다. 남성성에 대해서는 부정을 하고. 남성성이 배척당하는 흐름에 한번 도전하고 싶었다"며 눈을 빛냈다. 화려한 의상은 "마초의 상징"이라고 했다. "공작새, 숫사자는 화려하지 않나. 어떤 화려함은 마초의 진화로 본다. 80년대 LA메탈(글램 메탈에 포함) 밴드는 화려한 복장을 입었다. 마초스런 동물적인 힘이 역동적인 거지. 우리는 그런 메탈을 들으면서 그렇게 배웠다. 지금 그것을 할 뿐이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이 8일 오후 서울 서교동 러브락컴퍼니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떠오르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은 지난 2일 정규 1집 '헤비메탈 이스 백(Heavy metal is back)'을 발표했으며 '자유육식연맹' 총재로 더 잘 알려진 보컬 크로커다일과 DMOT등 언더그라운드 메탈 신에서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 기타리스트 손경호가 만나 결성한 팀이다. 2015.04.0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이 8일 오후 서울 서교동 러브락컴퍼니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떠오르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은 지난 2일 정규 1집 '헤비메탈 이스 백(Heavy metal is back)'을 발표했으며 '자유육식연맹' 총재로 더 잘 알려진 보컬 크로커다일과 DMOT등 언더그라운드 메탈 신에서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 기타리스트 손경호가 만나 결성한 팀이다. 2015.04.08.  [email protected]

 "왜 넌 아직 그런 구린 걸 지금까지 하고 있냐고. 머리를 꼭 그렇게 길게 해야 하냐고. 진지하게 묻는 널 XX 패고 싶지만. 사실 나도 잘 몰라 왜 이렇게 됐는지. 우리들도 이러려고 한 건 아녔어. 여기까지 왔는데 뭘 어쩌겠어"(타이틀곡 '헤비메탈 이스 백' 중)이라는 노랫말에서는 팀 이름 '피해의식'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

 크로커다일은 "우리가 진짜 피해의식이 있었다면 이런 팀 이름을 내세우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손경호는 "외부의 시선에 부끄럽지 말자는 반어법"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북미 최대 음악 쇼케이스 페스티벌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에서 3회 공연하며 호평받았다. 앨범은 SXSW 기간 현장 판매로 매진사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스틴 최대 일간지인 오스틴 크로니클은 이들에 대해 "비빔밥과 박찬욱 감독, 싸이 외에 우리가 한국에 고마워해야 할 것이 더 생겼다"고 호평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디 밴드 지원에 나선 워너뮤직 코리아는 이번 앨범의 유통을 맡고 있다.   

 일부에서는 피해의식을 미국 록밴드 '테네이셔스 디(Tenacious D)'를 잇는 팀으로 본다.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이 이끄는 이 팀은 민망한 가사와 앨범 커버 등 다소 코믹한 콘셉트가 더해졌어도 레드제플린과 메탈리카 등에 영향을 받은 록밴드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런 유형의 밴드가 아시아에서 왔으니 미국 현지에서는 신기해하며 자지러졌다. 멤버들 모두 웬만큼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 타란툴라(독거미 과의 대형 거미)라는 무시무시한 별칭과 달리 순한 인상의 김민수(24·드럼)는 카투사 출신이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이 8일 오후 서울 서교동 러브락컴퍼니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떠오르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은 지난 2일 정규 1집 '헤비메탈 이스 백(Heavy metal is back)'을 발표했으며 '자유육식연맹' 총재로 더 잘 알려진 보컬 크로커다일과 DMOT등 언더그라운드 메탈 신에서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 기타리스트 손경호가 만나 결성한 팀이다. 2015.04.0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이 8일 오후 서울 서교동 러브락컴퍼니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떠오르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은 지난 2일 정규 1집 '헤비메탈 이스 백(Heavy metal is back)'을 발표했으며 '자유육식연맹' 총재로 더 잘 알려진 보컬 크로커다일과 DMOT등 언더그라운드 메탈 신에서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 기타리스트 손경호가 만나 결성한 팀이다. 2015.04.08.  [email protected]

 기명신 러브락컴퍼니 대표는 "한글 가사가 도드라지는 팀이라 미국 가서 통할 지 반신반의했는데 호평을 받아 우리들도 깜짝 놀랐다"면서 "자신들도 하지 않는 80년대 식 글램 메탈을 반기는 듯하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영국 등지에서도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고 알렸다.

 네 멤버를 보고 있으면 일본만화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가 겹쳐진다. 만화 속 데스메탈 밴드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의 보컬 겸 기타 네기시. 그는 이 팀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요한 크라우저 II세'로 통한다. 사실 그러나 감미로운 음악을 좋아하는 모범생이다.  

 피해의식 멤버들도 네기시 못지 않다. 크로커다일은 대기업 회사원이며, 손경호는 말을 차분하고 조리 있게 하는 스타일이다. 뒤늦게 팀에 합류한 '스콜피온' 조철현(28·베이스)과 김민수는 텍사스를 다녀온 뒤 공부와 취업 준비를 위해 도서관에서 차분히 공부했다.

 "친구들이 무대 위에 있는 나를 보면 달라 보인다고 한다. 평소 교실에서 말 없이 조용히만 있던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웃음). 옷도 화려하게 입고, 진한 화장도 하니 낯설어 보이는 거지. 피해의식에 합류한 뒤 즐겁다. 친구들도 좋아보인다며 부러워하기도 한다."(스콜피온) "사실 음악으로만 먹고 살기 힘드니까 공부를 한다(웃음). 음악이 너무 좋지만 공부도 싫지 않다. 근데 피해의식을 안 했으면 더 재미없게 살았을 것 같다. 삶이 더 풍성해졌다."(타란툴라)

 참 모범적인 팀이다. "손경호는 "메탈이라는 음악이라는 것이 성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음악"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이 8일 오후 서울 서교동 러브락컴퍼니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떠오르는 한국의 헤비메탈 밴드 '피해의식'은 지난 2일 정규 1집 '헤비메탈 이스 백(Heavy metal is back)'을 발표했으며 '자유육식연맹' 총재로 더 잘 알려진 보컬 크로커다일과 DMOT등 언더그라운드 메탈 신에서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 기타리스트 손경호가 만나 결성한 팀이다. 2015.04.08.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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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대 신에 80년대 글램 메탈에 대한 향수가 가득한 로커들이 많다. 손경호는 "특히 형들이 그렇다"고 귀띔했다. "본인들이 좀 더 젊었으면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더라. 용기를 내서 다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을 부러워한단다. 우리를 보면서 우리와 같은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 어릴 때부터 듣던 글램 메탈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앞으로 제2의 피해의식이 나온다면 더 바랄 게 없고."

 아직 갈길은 멀다. 한국 음악 신에 록의 지분은 거의 없다. 그 보다 더 나간 '헤비메탈'은 뿌리조차 찾기 힘들다. 크로커다일 역시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그것 안 된다' '너는 할 수 없다'다. 하지만 그는 "그런 말들을 뚫고 지금까지 왔다"고 눈을 빛냈다. "메탈로 돈을 벌어보고 싶다. 두고봐라."  

 '피해의식 첫 단독 콘서트' 26일 오후 6시 서울 홍대 앞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 게스트 밴드 파블로프, 술탄오브더디스코. 예매 2만원, 현매 2만5000원. 러브락컴퍼니 고객문의 070 7716 643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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