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공보국장과 밀회, 전부인 폭행..백악관 비서관 두 얼굴

강혜란 2018. 2. 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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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정연설 담당한 롭 포터 비서관 사임
열애설 보도 이어 전 부인 2명에 폭행 전력 논란

백악관 엘리트의 두 얼굴…폭행 남편, 다정한 연인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롭 포터 선임비서관(오른쪽). 영국 데일리메일이 이들의 로맨스를 보도한 후 포터의 전 부인 2명이 잇따라 폭행 피해를 공개하고 나섰다.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한쪽 사진엔 눈두덩에 시퍼렇게 멍이 든 전 부인이, 또 다른 사진엔 백악관을 쥐락펴락 하는 20대 공보국장과의 달콤한 밀회가-.

전 부인 2명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롭 포터(40) 미국 백악관 선임비서관이 7일(현지시간) 자진사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발과 함께 발탁됐던 포터 비서관은 트럼프 대통령 책상에 올라가는 보고서를 최종 책임지는 역할을 해왔다.

발단은 지난 1일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데일리 메일'이 ‘백악관 로맨스’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의 독점 사진을 내보내면서다. 매체는 “모델 출신의 호프 힉스(29) 공보국장이 포터 비서관의 마음을 훔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순간들을 포착해 전했다. 이에 따르면 두 사람은 동료들과 저녁을 먹고 난 뒤 이들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택시 안에서 키스를 나누는 등 애정행각을 벌였다.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롭 포터 선임비서관(오른쪽). 영국 데일리메일이 이들의 로맨스를 보도한 후 포터의 전 부인 2명이 잇따라 폭행 피해를 공개하고 나섰다.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힉스는 트럼프 대통령 장녀인 이방카의 인맥으로 분류되며 트럼프 대통령 이너서클에서도 핵심 멤버로 꼽힌다.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포터 비서관은 존 켈리 비서실장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그는 지난달 30일 강력한 대북 인권 메시지를 전달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초안을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고문과 함께 작성하기도 했다.

핑크빛 보도는 뒤이어 데일리 메일 측이 포터 비서관의 전 부인들의 ‘폭행 피해’ 주장을 보도하면서 추하게 얼룩졌다. 포터는 앞서 두 번 결혼했다 이혼했는데 제니퍼 월러바이라는 이름의 두 번째 부인이 먼저 포터의 폭행 사실을 폭로했다. 포터가 이혼 후 법원의 접근 금지 명령도 지키지 않고 행패를 부려 월러바이는 사법당국에 신변 보호 요청까지 냈다는 것이다.

롭 포터 선임비서관의 첫번째 전 부인 콜비 홀더니스가 포터의 폭행 전력을 폭로하며 공개한 사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발과 함께 했던 포터 비서관은 7일 사임했다.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이어서 첫 번째 아내였던 콜비 홀더니스라는 여성도 포터가 “말로, 감정으로, 물리적으로 괴롭혀서” 결혼 생활을 끝낼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홀더니스가 공개한 증거 사진에는 누군가의 구타로 인한 푸른 멍이 선명했다. 이들은 포터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면서 백악관 엘리트의 ‘두 얼굴’을 까발렸다.

파문이 거세지면서 포터와 염문 관계로 보도된 힉스 공보국장에게도 시선이 몰렸다. 게다가 힉스는 현재 트럼프 대선 캠프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트럼프와 힉스 사이의 전화통화 내용이 연방수사국(FBI)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의혹 때문이다.

결국 파문의 중심에 있던 포터 비서관은 7일 사의를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의 사임을 확인하고 성명을 대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의 국정연설 초안 등을 담당했던 롭 포터 선임비서관(오른쪽)이 7일 사임했다. 전 부인 2명이 잇따라 포터의 폭행 전력을 언론에 폭로하면서다.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포터는 이 성명에서 "이러한 터무니없는 주장들은 그야말로 거짓"이라며 "언론에 제공된 문제의 사진들은 거의 15년 전 것이며, 이들 사진 배후의 실제 상황은 현재 알려진 것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나는 이들 비열한 주장들에 관해 투명하고 정직했다"며 "그러나 조직적 중상모략에 대해 더는 공개적으로 맞붙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백악관 군기반장 켈리 비서실장을 도와온 포터의 퇴출은 비서실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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