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대통령은 푸틴'이라면..지지율 2% 나발니 출마금지 왜?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러시아 대법원이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 판결을 철회해 달라는 항소를 기각했다.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앞서 CEC는 나발니가 지난 2013년 지방정부 고문으로 재직할 당시 정부예산을 횡령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며 나발니의 출마를 금지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며 재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나발니의 출마를 막는 것은 비상식적인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나발니 세력을 우려하는 푸틴 대통령의 속내가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나발니는 CEC의 판결 이후 블로그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난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나발니가 출마를 할 수 없게 됐지만 여전히 푸틴 대통령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전문가 질 도허티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선거 시스템이 푸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조직돼 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의 재선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나발니가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선거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나발니를 지지하는 젊은층이 매우 많고, 러시아 외의 세계에 노출된 그들의 불만이 크렘린궁이 염려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대통령 후보가 되면 공식적으로 국영방송 출연이 금지된 나발니가 방송에서 정견을 펼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정보를 국영방송과 언론 등을 통해 얻는 러시아 국민에게 푸틴 대통령에게 불리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 만으로 큰 차이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 정부에 자문을 제공하는 정치 컨설턴트 예브게니 민첸코는 "나발니가 선거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는 푸틴 대통령과 행정부를 공격하는 데 선거운동을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정치재단의 미하일 비노그라도프 소장은 "이론상 나발니는 결선투표에 진출은 못하더라도 득표율 2위까지는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크렘린궁이 불편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크렘린궁이 과민반응 하면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초 독립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발니 지지율은 2%에 불과하다. 두각을 드러냈던 지난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 당시 득표율 27%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푸틴 대통령은 67%로 압도적이었고, 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대표와 러시아 공산당의 겐나니 주가노프가 각각 4%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 정치기술센터의분석가 보리스 마카렌코는 "나발니의 대선 출마를 막는 것은 오히려 그를 위한 축복"이라며 "나발니는 상당히 충성도가 높은 지지자들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그를 향한 신뢰가 손상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발니는 대법원의 항소 기각에 이의를 제기하고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 측 변호사 이반 즈다노프는 3일 "대법원 판결에 이의를 신청했다"며 "새해 연휴가 끝나는 오는 8일까지 심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발니는 지지자들을 향해 오는 28일 대규모 거리 시위를 열자고 호소하고 있다.
영국에서 지내고 있는 나발니 측 고문 블라디미르 아슈르코프는 푸틴 대통령이 가장 큰 국민적 항의에 직면한 2011년 시위를 언급하면서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재선이라는 선거 결과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그의 통치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면서 "깨지지 않는 공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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