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 Economy

[음주 리뷰] 포천이동 생 오곡막걸리, 직접 마셔보니...

[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생각해보면 술 가운데 근래에 막걸리를 마셔본 적이 없었다. 기자가 주로 막걸리를 마신 시기는 대학교 시절에 머물러 있었는데 그때도 딱히 막걸리가 좋아서 마신 건 아니었다. 모임에서 반사적으로 가장 저렴하고도 양 많은 술을 선택하기 위해 시키다보니 마셨을 뿐이다.

 

이후로 대한민국의 성장과 기자의 사회진출이 이어지며 마시는 술이 소주, 맥주를 거쳐 와인, 데낄라 등으로 다양화 고급화 됐다. 어느새 진, 럼, 위스키까지 집에 갖추게 됐지만 막상 즐기면서 마시게 된 술은 없었다.

 

그런데 한 달 전 우연히 호기심에 마트에서 포천이동 생 막걸리 하나를 사서 마셔보고는 놀랐다. 예전 학창시절에 맛도 모른 채 마시며 시고 더부룩한 느낌만 있었던 그 막걸리맛이 아니었다. 시원하면서 은은한 단맛과 상쾌한 느낌이 기분좋게 와 닿는 술맛이 매우 참신했다.

 

 

무엇때문이었을까. 옛날 마셨던 막걸리가 너무 저렴한 술이었을 수도 있다. 예전에 비해 지금 막걸리는 주조기술이 발달하고 좋은 재료를 써서 그럴 수도 있다. 아니면 다른 술만 마시다 간만에 마신 것이 추억보정과 겹쳐서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한번 시험해 보기로 했다. 지난 2일 출시한 이동주조1957의 신제품 포천이동 생 오곡막걸리를 편의점 CU에서 구입해 직접 마셔보았다.

 

이 제품 구입은 쉽지 않았다. 직장인 공덕역 근처 CU 편의점 6군데를 돌아다녀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 거주지인 길음역인 집근처 CU편의점에서 제품을 발견했다. 혹시 이 제품을 마음먹고 구매하려는 독자라면 구매 난이도가 있다는 걸 알아두길 바란다.

 

 

막걸리는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전통주다. 쌀로 밑술을 담가서 우선 청주를 걸러내고 남은 술지게미를 다시 체에 걸러내서 만든다. 막 걸러냈다고 해서 막걸리, 혹은 탁주라고 한다. 증류주인 청주에 들어가지 못한 쌀의 영양분이 녹아 있으며 발효 시 생기는 효모에 위장에 좋다고 한다.

 

포천이동 생 오곡막걸리는 고급형 막걸리에 속한다. 우선 750ml 한 병이 정가 2800원으로 일반 막걸리보다 좀 비싼 편이다. 주모 2회이상 배양으로 미생물을 최대한 증식시키는 삼양주 방식으로 발효했다. 

 

 

주 재료로는 쌀(현미가루) 외에도 보리가루, 옥수수가루, 하얀콩(백태) 가루, 차조 가루가 들어갔다. 백분율로는 대략 0.5~0.3 퍼센트 정도의 미량이지만 맛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분명한 차이를 준다. 또한 단맛을 내기 위해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을 넣었다. 이 외에도 정제효소제, 효모, 젖산 등이 추가 발효를 위해 들어갔다. 지속적인 발효유지와 단맛을 위한 첨가물로서는 양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처음 이 술을 잔에 따라 입에 넣으면 묵직한 곡주가 아니라 다소 가볍고 상쾌한 맛이 느껴진다. 그러다 은은한 단맛이 따라오며 마지막으로 뒷맛이 약간 무겁게 가라앉으며 고소한 오곡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다른 막걸리가 뒷맛이 다소 신맛으로 가며 쌀의 단순한 맛으로 끝나는 것에 비해 좀 더 미묘하게 고급스럽고 복잡한 맛이 있었다.

 

 

이것을 제조사에서는 요즘 대중 입맛을 고려한 새로운 밸런스라고 표현하는데 알코올 도수는 5.5%로 낮춰 텁텁함 없이 부드러운 목 넘김과 깔끔한 마무리도 있다고 한다. 확실히 너무 진한 곡식맛은 영양분은 풍부할 지 몰라도 술이 아니라 곡물가루를 먹는 느낌이 들기에 선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정도면 비교적 깔끔한 술맛과 풍부한 곡식맛이 조화로울 정도의 수준이라고 느꼈다.

 

약간 주의할 점이 있다면 막걸리의 본래 특성이 너무 풍부한 칼로리와 곡물량이다. 본래 술은 그 자체로 배가 부르거나 칼로리가 잘 되지 않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이 술은 맛이 순해서 잘 넘어가는데 마신 뒤 한참 뒤에야 배가 부른 느낌이 올라왔다. 곡식 가운데서도 주로 잡곡을 넣은 탓에 생긴 특성으로 보인다. 

 

단지 술맛을 즐기려는 사람이라면 작은 잔을 이용해 조금씩만 마실 것을 권한다. 막걸리의 풍취를 생각해 옛날식으로 큰 사발에 담아 마신다면 생각보다 뒤에 느껴지는 취기와 배부름에 당황할 수 있다. 

 

 

포천이동 생 오곡막걸리를 마시며 문득 다시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맛도 모른 채 그냥 넘겼던 막걸리처럼 사실 그때는 다시 오지 못할 청춘이라는 점을 자각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서 지금 음미하는 막걸리맛처럼, 이제야 그 시절이 정말 소중했던 시간이라는 점을 것을 진하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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