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도 디지털 전환은 계속된다! 미국 소매시장이 주목하는 비접촉 결제시스템

- 코로나19로 비접촉 결제시스템에 대한 수요 급증 -

- IT 기업들의 금융 시장 진출, 결제 수단의 다양화에 힘입어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확대도 지속 전망 -

2020년은 코로나19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코로나 9는 전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의 디지털 변환이 촉진되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의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환경 속에서 비접촉 결제시스템은 코로나19에 대한 공중 보건 대응의 일부가 되었고, 비접촉 결제시스템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2021년 미국 소매시장이 주목하는 트렌드로 떠올랐다.

점점 확산되고 있는 비접촉 결제시스템

비접촉 결제시스템은 간단한 인증과 결제과정으로 지급결제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는 서비스로 토큰화 기술, 근거리 통신 기술, 저장 기술, 본인 인증 기술 등 관련 기술이 등장하면서 본격화되었다. 시장 성장성 및 특허성 면에서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지만 미국시장에서 대세라고 보기엔 어려운 면이 있었다. 미국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PIN 패드에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결제를 하는 기존의 시스템을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위생이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면서 비접촉 결제시스템 시장이 급격히 커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비접촉 결제시스템은 결제 단말기에 카드를 긁거나 IC 칩을 사용하지 않고도 비접촉식 카드(NFC칩이 내장된 신용 카드 또는 직불 카드로 결제 데이터 전송)나 모바일 지갑(휴대전화에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여 구글페이나 애플페이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지불)을 이용해 결제가 가능한 바, 공중 보건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RTi Research의 조사에 의하면 설문에 응한 미국인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자의 19~23%가 NFC 카드, 스마트폰과 같은 비접촉 결제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응답했고, 현금도 코로나19 전염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소비자들의 25%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접촉 결제시스템을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시장 및 소비자 데이터 조사기관 Statista에서는 미국의 비접촉 결제 시장 수익은 2025년에 35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비접촉 결제 시장 수익

자료: Statista (2020.11)

포브스는 Visa사에서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면서 미국에서의 비접촉 결제시스템의 전체 사용량은 2019년 3월 이후 2020년 3월 기준으로 150% 증가했고, 지난 2020년 연말 쇼핑시즌 동안 널리 채택되면서 Target, Walmart, Kohl’s 같은 대형 유통 소매업체들도 해당 시스템의 가용성을 홍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글로벌 신용카드사 Mastercard가 2020년 4월 29일에 발표한 소비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응답자의 79%는 현재 비접촉 결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안전과 청결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51%의 사람들이 애플페이∙구글페이와 같은 모바일 지갑을 사용했으며, 미국 국민의 약 58%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비접촉 결제시스템을 사용할 가능성이 향후에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한편 뉴욕에 본사를 둔 비접촉 결제 기술 제공 업체인 CardFlight의 CEO 데릭 웹스터는 2020년 하반기에 “탭-투-페이(tap-to-pay)” 물량이 증가했으며, 2020년 11월 첫째 주에 전체 거래의 6.9%가 비접촉 결제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비접촉 결제시장에 뛰어든 미국의 IT 기업들

비접촉 결제시스템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애플, 구글, 아마존, 이베이 등의 글로벌 IT 업체들은 자사 이름을 내건 비접촉 결제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모바일 결제기술을 둘러싼 기술 개발은 물론 M&A를 통한 특허권 확보, 시장 점유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었다. 비금융기관인 미국의 IT 기업들은 신성장 동력인 디지털 금융산업, 이른바 핀테크 영역으로 사업 범위 확장을 시도하고 있고, 전통적 금융기업들 역시 자신들의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IT 기업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손을 스캐닝하여 고객을 식별하고 결제를 진행할 수 있는 “비접촉식 스캐닝 시스템” 기술에 대하여 특허를 출원하였다. 이 기술은 편광을 사용하여 손바닥의 주름과 같은 표면 특성은 물론, 정맥의 모양을 인식하여 고객을 식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며,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고객이 최초 결제할 때 신용카드 정보와 손바닥 이미지가 단말기에 저장되면 그 이후 손바닥을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해진다. 아마존이 해당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는 사실이 곧 상용화를 예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결제 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하다.

아마존의 비접촉식 스캐닝 시스템

자료: Amazon

애플은 2020년 7월, 캐나다 스타트업 모비웨이브(Mobeewave Inc.)를 1억 달러에 인수했다. 해당 인수를 통해 애플은 모비웨이브가 갖고 있는 비접촉 결제기술을 확보하게 되었으며, 모비웨이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는 POS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신용카드를 자신이 소지한 스마트폰에 탭함으로써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신용카드 회사인 Visa는 비접촉식 결제시스템을 위해 실리콘밸리 기반 보안 솔루션 제공업체인 MagicCube에 투자했다. MagicCube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에 비접촉식 카드를 읽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금융 PIN 및 생체 인식을 포함한 확인 방법을 안전하게 캡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Visa는 자사의 디지털 및 비접촉식 결제를 확대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Tap to Phone 이니셔티브’를 강화하는 시점에 해당 투자를 진행했다.

미국의 거대 은행 기업인 JP 모건체이스 역시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맹점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접촉 결제를 할 수 있는 ‘QuickAccept’라는 기능이 포함된 중소기업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로써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는 중소기업(판매자)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비접촉식 카드 리더기를 통해 몇 분 내 카드 결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빠른 현금 흐름 관리가 가능하다.

한편 Marqeta, Stripe 및 Adyen과 같은 디지털 결제 플랫폼 관련 유니콘 기업들도 비접촉 결제 시스템 분야에서 경쟁 중이다. S & P Global Market Intelligence의 451 Research의 리서치 디렉터인 Jordan McKee는 이들이 Fiserv, FIS, Jack Henry와 같은 글로벌 금융 기업의 대열에 합류했다고 언급했다.

다양화되고 있는 비접촉 결제 수단

전문가들은 비접촉 결제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향후 더욱 높아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보편화 추세와 맞물려 이에 비접촉 결제를 위한 장치들도 다양화되고 있는 실정인 바, 관련 기업들은 신용카드나 스마트폰 이외에도 손목 밴드, 시계, 스마트 의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웨어러블 장치에 비접촉 결제수단기능이 포함된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손가락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장치로 결제하는 모습

자료: Thales

비접촉 결제를 위한 웨어러블 장치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웨어러블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비접촉식 카드가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웨어러블 장치에 통합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안전하고 간단한 사용자 결제 경험을 보장하고 완벽한 보안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R&D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결제 비즈니스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Paymentssource의 보도 자료에 의하면 웨어러블의 주요 판매 포인트 중 하나는 모바일 지갑 기능으로, 웨어러블 시장이 확장됨에 따라 모바일 결제 기술의 접근성과 사용자 경험이 향상되면서 2023년에는 글로벌 웨어러블 장치 판매량이 2억 6천만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사점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의 사용자가 증가하고 전자상거래 이용이 확대되면서 편리하고 안정적인 새로운 결제 방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던 차에 코로나19는 비접촉 결제시스템 시장이 급격히 커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현금 없는 사회가 확산되고, 모바일 결제와 함께 검색, 엔터테인먼트, 쇼핑, 송금, 공과금 납부 등의 서비스가 결합되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비접촉 결제 서비스의 이용이 커지는 것은 물론, 관련 지급결제기술의 특허 출원이 늘어나고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확대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결제 플랫폼 스타트업 M사에 근무하는 엔지니어 H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디지털 결제 기술의 혁신과 전환은 전례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결제 방식은 언제 사라지게 될지 모른다"며 "새로운 결제 혁신을 신속하게 채택할 준비를 해야한다“고 평했다. 또한 “소매업체들은 클라우드 기반 종합 채널을 통해 여러 결제 옵션, 충성도 자동 등록, 이메일 영수증과 같은 원활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여 고객이 재방문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바, 클라우드 기반 결제 인프라는 비즈니스를 민첩하게 유지하는 방법으로 널리 채택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요 측면에서 비접촉 결제 시스템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는바, 비접촉 결제시스템이 확대되어가는 추세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동시에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지속적으로 적응하는데 필요한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자료: Forbes, RTi Research, Bloomberg, Mastercard, New York Times, Paymentssource, Thales,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