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은 친구들' 실존인물 마피아 두목 법정에

전영현 2015. 10. 20. 04: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범행 36년만에 친척의 밀고로 덜미 잡혀

범죄 영화의 고전 중 하나인 ‘좋은 친구들(Goodfellasㆍ1990)’ 속 마피아 두목이 36년 만에 법정에 선다. 악명 높은 뉴욕 5대 마피아 조직 중 하나인 보난노 조직을 이끌었던 빈센트 아사로가 월요일에 재판을 받는다고 AP가 보도했다. 미국 최대 규모의 현금 강탈사건인 루프트한자 화물터미널 강도사건의 용의자로 지난해에 기소된 아사로는 이제 80세다.

루프트한자 화물터미널 강도사건은 1978년 12월 11일 한밤중에 6명의 강도가 뉴욕 JFK 국제공항의 루프트한자 화물터미널에서 현금 500만달러와 보석100만 달러를 불과 한 시간 만에 강탈한 사건으로 영화 ‘좋은 친구들’의 소재가 됐다.

아사로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은 친척의 ‘배신’ 때문이다. 아사로의 사촌인 가스파레 발렌티가 루프트한자 사건에 대한 정보를 유출해 지난해 5월 23일 아사로를 살인 강도 도박 방화 등의 혐의로 기소하는 데 일조한 것. 발렌티는 도청기를 착용하고 보난노 가문의 핵심 인물에 대한 정보를 녹취했고 이번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또 다른 증인으로 섭외한 보난노 조직의 전 두목 조지프 마신노까지 출석할 것이라 보도했다.

하지만 아사로는 루프트한자 사건을 계획했던 루체스 마피아의 조직원 제임스 버크가 강탈한 모든 돈을 챙겼다며, 자신은 정당한 몫을 받지 못했다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아사로는 20년 전 도박으로 생긴 빚을 갚지 못해 두목의 지위에서 물러나 일반 조직원으로 강등됐던 이력이 있다. 검찰관은 “아사로가 도박문제로 돈을 모두 탕진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당시 도박장에서 평소보다 많은 금액을 배팅하는 걸 증언해 줄 사람이 있다”고 혐의 입증을 장담했다.

아사로는 1969년에 살해 혐의도 받았다. 범행의 주도한 버크는 도난품을 보관하던 창고가 당국의 수색을 받자, 창고소유주 폴 카츠를 밀고자로 의심해 아사로와 함께 카츠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했다. 카츠의 유골은 2년 전 버크의 소유지에서 발견됐다.

버크는 1982년 체포돼 대학농구경기 승부조작 혐의로 12년 형을 선고 받았다. 그 이후 마약밀매업자 살해 혐의로 20년 형을 선고 받았고 복역 중인 1996년 감옥에서 사망했다. 수십 년이 흐른 뒤 경찰이 카츠 살해사건 조사에 다시 착수하자 아사로는 아들에게 시신을 꺼내 다른 장소에 묻도록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피아 전문가 제리 카페시는 “마피아 조직의 비밀은 대부분 영원히 드러나지 않거나 밝혀지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