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선, 18살의 나에게[창간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5. 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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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완선, 사진제공|KW선플라워



한국의 마돈나, 시대의 아이콘, 가수 김완선에게 붙는 수식어는 늘 화려했다. 오래 지속되었고,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했다. 1986년, 그의 나이 18살때부터였다.

“제가 남들보다 일찍 댄스 음악을 시작했죠. 일본에서도 절 벤치마킹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고요. 지금의 아이돌 그룹들이 있기까진, 저의 영향이 크다고도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만큼 자부심도 있고요. 하지만 당시엔 절 기꺼이 받아주는 시대는 아니었어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여러 장애물도 만났고, 그걸 헤쳐가려고 엄청 노력했고요. 포기하고 싶지 않았냐고요? 제가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는 걸요. 그때 18살의 김완선을 다시 만난다면 ‘포기하지 말고 지금처럼 열심히 끝까지 해’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네요.”

김완선은 최근 창간 18주년을 맞은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데뷔부터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비결, tvN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와 함께 공연한 소감, 뮤지컬 ‘어게인! 여고동창생’을 준비하는 설렘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가수 김완선, 사진제공|KW선플라워



■18살 김완선에게 보내는 노래, ‘오픈 유어 아이즈’

그는 지난달 12일 뜻깊은 앨범 하나를 발매했다.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오픈 유어 아이즈’다. 18살의 김완선에게 보내는 노래로, 그동안 건네고 싶었던 솔직한 마음들을 가사 안에 빼곡하게 담았다.

“누구나 지금 제 나이가 되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잖아요. 전 특이하게도 너무 어릴 때 이 일을 시작해서 자아가 형성되기도 전에 이런 저런 갈등을 많이 겪어야 했어요. 일에 대한 방향성을 잃어본 적도 있었고, 제 인생이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를 때도 있었죠. 고통 같은 기억도 있고 좋았던 기억도 있지만 다 지나보니 그런 게 쌓여서 지금의 제가 되어있더라고요. 다 꿈 같고 거짓말 같은 기억이지만, 앞으로의 나에게 ‘더 잘 지내보자.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사를 만들었죠.”

따지고 보면 지금의 걸그룹, 혹은 댄스 가수들이 나올 수 있었던 건 그가 여성 솔로 댄스 가수로서 길을 부지런히 닦아왔기 때문이다. 외로워도 잘 버텨온 비결이 뭔지 궁금했다.

가수 김완선, 사진제공|KW선플라워



“힘들 땐 도움되는 책들을 많이 읽었어요. 거기에서 영감도 받았고,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었고요. 사실 멘토가 있었다면 상의하거나 고민을 털어놓았을 텐데, 전 그런 게 없었거든요. 의지할 수 있었던 거라곤 정말 책과 일기장 밖에 없었고요.”

지금의 자신을 칭찬해달라고 하니 쑥쓰러워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을 놓지 않고 다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선 칭찬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남들과 나를 굳이 비교하지 않고 살아온 것, 나에게 집중하고 내 인생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나에게 잘했다고 다독여주고 싶네요.”

그처럼 오랜 활동을 꿈꾸는 후배 댄스 가수들에게도 조언을 꺼내놨다.

“워낙 몸을 많이 쓰는 직업이잖아요. 체력관리를 잘해야만 버틸 수 있어요. 건강해야 정신적인 건강도 챙기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거든요.”

가수 김완선, 사진제공|tvN



■예능부터 뮤지컬까지…“재밌으면 도전하는 거죠”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김태호 PD와 손잡았다. 스태프들과 멤버들의 따뜻함에 늘 감동하고 있다며 촬영기를 전했다.

“공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쁘고 행복했어요. 어찌 보면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하이라이트가 될만한 공연이었다고도 생각해요. 굉장히 멋있는 후배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즐거웠고요. 뛰어난 역량의 후배 가수들이 무대하는 걸 직관하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물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안무나 음악을 만들어야하니 힘든 점도 있었지만, 솔로가수로만 활동하다가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런지 힘이 더 나더라고요. 사람들 자체도 정말 따뜻했고, 마음껏 무대 위에서 놀 수 있도록 제작진도 환경을 만들어줘서 모든 게 감동이었고요. 관전포인트가 굉장히 많아서, 기대해도 좋을 거예요.”

김완선(맨 왼쪽)이 출연하는 뮤지컬 ‘어게인! 여고동창생’ 포스터.



배우 박해미가 연출, 출연하는 ‘어게인! 여고동창생’은 10년 전 뮤지컬 ‘롤리 폴리’로 처음 만난 박해미와 인연으로 합류했다.

“처음 뮤지컬을 박해미와 함께 했을 때 기분이 좋았고 즐거웠던 기억이 많이 남았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흔쾌히 출연하게 됐고요. 요즘 연습할 때마다 신나게 즐기고 있어요. 나 혼자 무대에 서는 게 아니고 연기와 노래 모두 라이브로 하는 거라서 그 분위기가 흥미롭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걱정되는 건 하나 있어요. 전반적으로 웃긴 터라 제가 연기하다가 웃음이 빵 터질까봐서요. 박해미 연출에게 고민을 얘기했더니 ‘웃음이 나면 웃어도 돼. 관객도 같이 웃게 될 거야’라고 편안하게 해주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요.”

마지막으로 18세가 된 스포츠경향에도 덕담을 던졌다.

“방년 18세가 됐네요? 가장 좋은 나이잖아요! 마음껏 즐기고, 독자 여러분도 앞으로 더 건강하길 바랍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가늘고 길게, 재밌는 활동 많이 이어갈게요. 많은 기대 부탁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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