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차다빈 "악플 신경 안써…자연스러운 모습 추구"[일문일답]

강운지 인턴 2023. 7. 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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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트레이너·여성 듀오 가수로 활동
'다국어 노래 부르기' 콘텐츠로 급성장
"파파고 도움多…발음 연습 열심히 해"
"1인다역 '엔칸토' 노래 가장 어려웠다"
"가장 재밌었던 곡은 '그레이스 캘리'"
"'쌍수 해라'…외모 지적 많았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00만 음악 크리에이터 차다빈이 26일 서울 송파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6.26.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강운지 리포터 = "저는 아직도 음악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최근 몇 달간 구독자 수, 조회수 증가량에서 '탑 클래스'를 기록 중인 노래 커버 유튜버 차다빈의 말이다. 그는 실용음악을 전공한 후 오랜 기간 보컬 트레이너로 근무했으며, 여성 듀오 가수 '연파랑'의 일원으로 지방 공연을 다니기도 한 '골수 음악인'이다.

뉴시스는 지난달 26일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숏폼 음악 콘텐츠와 크리에이터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차다빈은 '다국어로 노래 부르기' 콘텐츠를 통해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노래 가사를 한 소절씩 외국어로 번역한 뒤 자연스럽게 이어 부르는 것이다. 첫 시도였던 '8개국어로 피프티피프티 큐피드 부르기' 영상은 조회수 약 203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각국의 누리꾼들은 그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유창한 발음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낸다. '원래 외국어를 잘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차다빈은 "그건 아니고 연습을 많이 한다. 번역에는 파파고의 도움을 받고, 녹음할 때 발음이 좀 아닌 것 같으면 계속 재시도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커버했던 노래 중 가장 어려웠던 곡으로는 애니메이션 '엔칸토'의 '위 돈 토크 어바웃 브루노(We Don’t Talk About Bruno)'를 꼽았다. 해당 영상에서 차다빈은 열명에 가까운 등장인물의 노래와 연기를 모두 소화했다. 그는 "모든 파트를 다 재현해야 하는데, 그걸 또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계속 재녹음을 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가장 재밌었던 곡은 미카의 '그레이스 캘리(Grace Kelly)'라고 했다. "(가사에서)'난 이것도 잘할 수 있고, 저것도 잘할 수 있고, 이렇게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가 너무 좋다"는 설명이다.

현란한 분장을 곁들이기보다, 편안하고 꾸밈없는 얼굴과 복장으로 영상에 등장하는 그다. 차다빈은 "한때는 악플이 정말 많았다"면서 "구체적인 외모 지적이 많았고, '쌍수해라' '너무 못생겼다'는 댓글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중 가장 많았던 내용은 '남자냐 여자냐'였다고 한다.

차다빈은 "악플에는 무던한 편"이라면서 "(악플의 내용이)내가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자연스러운 내 모습이 좋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만약 내가 화려하게 화장하고 영상에 나왔는데 반응이 좋으면, 그걸 계속 유지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난 지속가능한 걸 좋아한다. 이게 다 게을러서 그렇다"며 환하게 웃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00만 음악 크리에이터 차다빈이 26일 서울 송파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6.26. myjs@newsis.com

아래는 차다빈과의 일문일답.

-구독자 수가 130만명(지난달 기준)을 훌쩍 넘었다. 소감은 어떤가.

"사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100만명이 된 시점도 얼마 안 됐다. 지지난주 금요일(6월 16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도 계속 상승세에 있다."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

"원래부터 크리에이터로 성공하고픈 마음이 있었고, 2019년부터 계속해서 노래 커버를 했다. 한 달에 한두 번씩 영상을 꾸준히 올리며 다른 일을 병행했다. 보컬 트레이너로 오래 일했고, 팀을 이뤄서 지방 공연도 많이 했다."

-여성 듀오 '연파랑' 활동을 말하는 건가.

"맞다. 한 2년 가까이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했고, 점점 수도권으로 올라오면서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찰나에 코로나가 터졌고, 일이 한순간에 싹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계속 고민하다가 '딱 반년 정도만 (유튜브 활동을)빡세게 해보고, 아니면 다른 일 하자'라는 생각으로 했다. 그런데 두 달이 안 된 시점부터 잘 되기 시작했다."

-본인은 음악 전공자인가.

"맞다. 실용음악 전공이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에 꿈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성인이 돼서 헤매는 시간을 잠시 가졌지만, 결국에는 음악을 하게 된 케이스다."

-작업은 어떻게 이뤄지나.

"녹음부터 촬영, 편집까지 전부 혼자 하고 있다. 영상에서 스튜디오처럼 보이는 작업실도 집이다."

-조회수가 소위 '터졌던' 첫 영상은 뭔가.

"롱폼 영상 중에서는 샘 라이더의 '타이니 라이엇(Tiny Riot)' 커버 영상이다. 숏품으로는 미카의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 화음 쌓기 영상이 먼저 터졌고, 그다음에 '다국어로 노래 부르기' 시리즈가 큰 성장세를 가져다 줬다."

-'다국어로 노래 부르기' 콘텐츠를 찍게 된 계기는 뭔가.

"다양한 언어로 노래하는 게 엄청나게 새로운 콘텐츠는 아니지 않나. 그런데 그걸 쇼츠로 스피디하게 부르는 사람은 별로 못 봤다. 특히 여자 크리에이터가 한 건 거의 없어서, 재빨리 시도해본 거였다."

"사실 그전 한두 달 동안 제일 저조한 시기를 보냈다. 계속해서 실적이 안 나와서 '나 망했다' 하며 한바탕 운 적도 있다. '최근 조회수도 안 나오니 한번 해 보자'하며 그다음 주에 영상을 만들어서 올렸는데 대박이 났다."

-각국 언어의 발음이 굉장히 좋다. 원래 외국어를 잘 하나.

"다 연습하는 거다. 번역에는 파파고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불러 봤을 때 발음이 좀 아닌 것 같으면 계속해서 다시 찍느라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영상을 만들 때 어떤 요소에 가장 신경 쓰나.

"사람들이 첫 3초 동안 넘기지 않아야 한다. 그걸 가장 중시한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영상 상단에 국기 이미지를 걸어 놨는데, 이제는 거기에 물음표를 넣어서 '짠' 하고 공개하곤 한다. 적어도 2초 정도는 무조건 보게 만드는 거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00만 음악 크리에이터 차다빈이 26일 서울 송파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6.26. myjs@newsis.com


-지금까지 불렀던 곡 중 가장 어려웠던 건 뭔가.

"'위 돈 토크 어바웃 브루노'라고 애니메이션 '엔칸토'에 나온 곡이 있다. 노래에 등장인물이 많은데 모든 파트를 다 재현하려다 보니…그걸 또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계속 재녹음을 했고, 연습도 엄청 많이 했다. 그게 제일 어려웠던 것 같다."

-반대로 가장 즐거웠던 곡은 뭔가.

"미카의 '그레이스 캘리'다. 원래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했고, 그냥 너무 재밌게 작업했다. 가사도 딱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난 이것도 잘할 수 있고, 저것도 잘할 수 있고, 이렇게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가 너무 좋다."

-가족,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사실 나는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한 후로 성장 추이를 잘 안 보게 됐다. 당장 내일 어떤 영상을 찍을지, 이번 주에 뭘 올릴지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친구들과 가족들이 '오늘은 이만큼 늘었다'며 신나게 얘기해 준다."

-노래 선정 기준은 뭔가.

"가능한 한 전 세계 사람이 아는 노래를 하려 한다. 원래는 케이팝도 많이 했는데, 그러다 보니 또 범위가 한정 지어지는 느낌이 있더라. 그래서 딱 들었을 때 누구나 아는 '메가 히트곡' 위주로 커버하고 있다."

-보통 어느 나라 시청자들이 가장 많나.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를 비롯해 '다국어로 노래부르기' 콘텐츠로 유입된 구독자가 굉장히 많아서, 완전히 국적 비율이 달라졌다. 현재 상위권에 있는 게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다. 그다음이 미국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댓글이 있을까.

"정말 활동 초창기 때 '투병 중인데, 다빈님의 목소리를 들으니 몸이 안 아파진 것 같다' 이런 느낌의 댓글이 있었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크리에이터로 살면서 힘이 빠질 때마다 그 댓글을 생각하게 된다."

-가수로서 지향하는 노래 스타일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나는 아직도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일단 대중적이고 듣기 좋은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고,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많이 만들고 싶다."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첫 앨범 '언록(Unlock)'이 나왔다. 언록도 가사가 어렵지 않고, 대중적으로 들을 수 있는 시원한 곡이다."

-첫 앨범 언록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달라.

"작사 작업에 참여하면서 특히 어필한 내용이 있다. 내가 굉장히 좌절하던 시기가 있었다. 누구나 우울하게 집 안에 틀어박히는 순간이 있지 않나. 그런 상황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나도 이렇게 벽을 깨고 나와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전하고 싶었다. 가사 중 '날개를 펼쳐 지금부터'라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든다."

"언록은 나에 대한 재발견이기도 하다. 사실 '타이니 라이엇' 영상 전까지만 해도 '고음을 시원하게 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지 못했다. 그래서 개인 싱글로는 힘차게 지르는 듯한 노래를 불러보고 싶었는데, 적절한 곡을 만난 것 같아 매우 기쁘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00만 음악 크리에이터 차다빈이 26일 서울 송파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6.26. myjs@newsis.com


-인기 크리에이터의 삶은 어떤가. 사람들이 알아보거나 하지 않나.

"사실 내가 밖에 많이 나돌아 다니지 않는다. 집순이 성향이기도 하고, 영상 편집이나 노래 연습이 밖에서 할 일은 아니지 않나. 크리에이터 생활을 하니까 더 안 나가게 됐다. 그래서 '(구독자가 많아지면)기분이 좋다' 정도지, 막 '내가 엄청 유명해졌구나' 하지는 않는다."

"아, 해외에서는 있다. 최근에 가족여행으로 베트남을 갔는데 어느 직원 분이 날 알아보셨다. '유튜브 그 사람 맞냐'고 하시더라. 가족들 앞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니, 유튜버라는 직업 정말 괜찮다 싶었다."

-혹시 영상에 악플도 달리나.

"한때는 굉장히 많이 달렸다. 한국어 악플은 구체적인 외모 공격이 많았고, '쌍커풀 수술을 해라' '너무 못생겼다'는 말도 있었다. 가장 많았던 댓글은 '얘는 남자냐 여자냐'는 질문이다. 그건 외국어로도 달렸다. 사실 외국인들은 정말 악의 없이 물어보는 것 같은데, 너무 많이 달려서 스팸 처리가 될 정도였다. 어쨌든 그래도 좋은 댓글이 훨씬 더 많고, 내가 악플에 무던한 편이기도 하다. (악플의 내용은)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유튜브 여성 역사의 달 기념 여성 크리에이터로 선정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맞다. 당시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리게 생겼나'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때 마침 여성 대표 크리에이터로 선정돼 감회가 새로웠다. 그 인터뷰에서 댓글에 대한 이야기를 토로하기도 했다. 그래도 난 자연스러운 내 모습이 좋고, 기억에 남는 알찬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스타일을 계속 유지할 생각인가.

"그렇다. 나는 지속 가능한 걸 좋아한다. 갑자기 화장을 진하게 한 영상을 올렸다가 만약에 잘 되면, 그걸 유지해야 되지 않나. 춤도 물론 연습해서 영상 올릴 수 있다. 그런데 그거 한 번 하면 계속 해야 한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도 있다. 이게 다 내가 게을러서 그렇다."

-화려한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오히려 자연스러움이 눈에 띄는 것 같다.

"내가 좀 더 캐릭터처럼 보였으면 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노래 잘하는 숏컷 여자' '귀엽게 생긴 동양인 크리에이터'라고 떠올리도록 만들고 싶다."

-특별히 동경하는 가수나 크리에이터가 있나.

"너무 많은데, 특히 레이디가가와 시아를 좋아한다. 둘 다 힘을 주는 메시지의 노래를 부른다. 크리에이터 중에서는 당연히 '제이플라'다. 지금까지도 늘 본받고 싶은 분이다."

-주변 음악인에게도 유튜브 활동을 추천하는 편인가.

"그렇다. 도전해보라고 많이 권유한다. 하지만 다들 본업이 있다 보니 꾸준히 열심히 하기는 어려워 하더라. 사실 유튜브는 꾸준함이 중요하다. 쇼츠는 특히 더 그렇다. 나도 최근에는 거의 이틀에 한 번씩 업로드를 하고 있다."

-앞으로 콘텐츠 변화 계획은 있나.

"사실 '노래 커버 크리에이터로 성공했으니, 이제 정식 가수로 가야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런데 나는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특별한 종착지를 향한 '과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크리에이터 활동을 지속하면서 앨범도 내고, 무대에도 서고, 그렇게 전부 가져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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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지 리포터(kuj01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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