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⑤] 정만식 "100억 '대호' 흥행참패, 아내 붙잡고 펑펑 울었다"

조연경 2016. 10. 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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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조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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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존재감'이라는 단어가 사람으로 태어나면 딱 정만식이 아닐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 있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씨익 웃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리는 배우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당시 곽도원 뒤에 앉아 부채질만 했던 그의 손짓은 여러 번 언급되는 것을 넘어 궁금증까지 자아냈다.

영화 '아수라'(김성수 감독)는 전작 '대호'(박훈정 감독)에 이어 정만식의 아픈 손가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늘이 점지해 준다는 흥행을 예측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당연히 잘 되겠지'라는 생각보다 눈물날 만큼 행복했던 촬영 현장에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팀워크를 자랑했기에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결과는 아쉽지만 자랑스러움은 여전하다.

황정민의 '고맙다, 잘했다' 한 마디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여린 감성의 소유자다. "우성이 형"이라는 호칭은 여전히 듣기 어색하지만 본인은 너무 자연스럽다며 "우성이 형이", "우성이 형은"이라며 끊임없이 정우성을 외쳤다. 정우성의 절친 이정재도 당황했을 정도라니 정만식 만의 강렬한 포스는 명불허전이다.

※인터뷰 ④에서 이어집니다.

- 남자 영화가 유행처럼 만들어지는데 대한 생각은 어떤가.

"하나의 장르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애니메이션부터 판타지, 잔혹극에 코어라 불리는 수위 높은 영화까지 영화의 장르는 다양하지 않나. 사실 인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극 사실주의적인 영화로는 성과를 보인 적이 거의 없다. 관객을 많이 모으지 못했다. 난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 잘 될 때까지 도전한다는 의미인가?

"절대 쉽지는 않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특출난 감독들이 몇 있기는 하지만 신인 감독들도 도전하면 기발한 작품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얼만큼 리얼하게 담을 것이냐'가 관건이겠지. 나로서는 늘 환영이다. 불편한 것이 재미있다. 제대로 불편하게 만들어야지 괜히 트릭쓰고 멋지게 보이려고 하면 안 된다. 건드리다 보면 또 발전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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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작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호'에 대한 애정이 굉장했는데 흥행 면에서는 아쉽게 됐다.

"울었다. 개봉하고 3주 후인가? 그 때 부터 술만 마시면 그렇게 울었다. 마누라 앞에서도 엄청 울었다. 울면 토닥거려 줬는데 그게 또 미안했다. 집 밖에도 잘 안 나갔다. 심적으로 힘들었다. 후회를 하고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미안했다. 그 작품도 제작사가 사나이픽처스다. 한재덕 대표님에게, 나에게, 그리고 대호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 배우의 탓만은 아니지 않나.

"주변 지인들도 그랬다. '네 탓이 아니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 아쉽고 아팠다. 그 때 개봉 시기에 대한 말도 많았는데 재덕이 형이 '잘 될 영화였으면 누구랑 붙어도 잘돼야 하는 것 아니야? 패배는 깨끗하게 인정하자. 피해서 잘됐으면 그걸 또 이겼다고 할 수는 없잖아. 졌으면 졌다고 인정해야지. 우리가 못 만들고 잘못 만들었다'고 했다. 이런 저런 핑계대지 않는 그 말이 더 위로가 됐다."

- '아수라' 결과도 신경 쓰이겠다.

"'대호'가 있었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대호 만큼 신경쓰지는 못했다. 너무 신경을 많이 쓰는 것도 지장을 초래하는 것 같더라. 또 그런 정서를 가져가면 보는 사람도 불편하고 늘어진다. 많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 '대호'와 '아수라'는 모두 아픈 손가락으로 남을까.

"아파도 자랑스럽다. 대견하고. '대호'와 '아수라'는 촬영이 끝나고 집에 갈 때 기분 자체가 다르다. 다른 작업을 할 때는 피곤한 적도 많은데 두 작품은 집에 들어가면 아내에게 '나 찍고 왔어. 해결하고 왔어'라고 말하게 된다. 와이프는 힘들어 하긴 했다."

- 왜?

"'아수라' 같은 경우는 대사에 욕이 많다 보니까 내가 잠꼬대로 욕을 한 것이다. 자꾸 욕을 하니까 와이프가 '누구에게 그렇게 욕을 하세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대본을 보여줬다. 꿈에서 싸울 때도 있다. 아내가 굉장히 조그마한 사람인데 잠결에 나도 모르게 툭툭 쳤나 보더라. 자기 전에 꼭 다음날 촬영할 장면을 생각하고 자니까 그게 꿈까지 이어졌다. 아내에게 미안할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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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나이픽처스라는 제작사에 대한 애정일 수도 있겠다.

"맞다. 사나이픽처스와 영화를 하면 자신감이 넘친다. 일 할 때도 자신감 넘치게 일을 하게 된다. 신뢰를 주니까 움직이게 되고 머리가 팽팽 돌아간다. 이번에도 장난 아니었다. 머리 굴러가는게 눈에 보일 정도로 끝장났다. 그래서 결과에 대한 초조함이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었으니까."

- n차를 찍었다는 관객들도 있다.

"감사하다. 한 번 본 것과 두 번, 세 번 볼 때 느낌이 다르다. 깊이도 보이고 징글징글하면서 부글부글 끓기도 한다. 묘하게 심리를 건드린다. 왜 사회생활을 할 때도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나를 매장시켜 버릴 수 있지 않나. 연예계는 더 그렇고. 그럴 때면 같이 지낸 사람들도 꼭 남 얘기 하듯이 '왜 그랬어~ 잘했어야지'라면서 발을 뺀다. 내 인생과 주변을 다시 보이게 만드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 촬영하고 있는 작품에 개봉작까지 차기작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보통사람'을 찍고 있고 '보안관'은 우정출연, 특별출연 형식으로 잠깐 등장한다. '대장 김창수' 출연도 확정지었고 11월 말에 '그래 가족'이라고 가족 드라마가 하나 있다. JTBC 드라마 '맨투맨'도 곧 시작한다."

- 열일도 좋지만 휴식을 취하고 싶지는 않나.

"언젠가는 쉬겠지. 쉬겠다고 하면 쉴 수 있지 않을까. 근데 일 할 때가 좋다. 마음이 편하다. 쉬면 머리가 더 복잡하다. '대호' 촬영을 끝내놓고 4~5개월을 쉬었다. 그 사이 준비했던 작품들이 싹 다 엎어졌다. '왜 이러지, 왜 이러지' 싶더라. '대호'까지 잘 안되면서 그 해 겨울 충격이 좀 컸다.

쉴 땐 입금되는 것도 없고 너무 힘들더라. 솔직히 좀 어려울 뻔 했다. 와이프가 지혜롭게 잘 해결해줘서 다행이었다. 그 후에 '아수라'를 찍으면서 마음을 달랬다.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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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NEW·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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