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여전히 성행..'점차 지능·은밀화 추세'

김지호 2016. 7. 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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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 게임장, 도박장까지 '다양'
도박 이용자도 매년 4천여명 이상 검거…곳곳에서 '유혹'

【수원=뉴시스】김지호 기자 = 일확천금을 꿈꾸고 도박을 즐기는 이들을 노린 각종 도박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는 점차 지능화되면서 갈수록 은밀해지는가 하면,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는 불법 게임장 역시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다.

◇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은밀·조직화'

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경찰은 조직폭력배 13명이 가담한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진 일당 50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3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해외 국가에 서버를 두고 국내를 상대로 2011년 중순부터 올해 4월까지 판돈만 1조원대에 이르는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왔다.

운영진들이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내·외 축구·농구·야구 등 각종 스포츠 경기를 이용자에게 보여준 뒤 승·무·패를 예측하거나 몇 점 차이로 승리하는지 등을 맞추는 방식으로 최대 100만원의 판돈을 걸도록 했다.

범행에는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 각종 불법수단이 이용돼 은밀하게 이뤄져왔지만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의해 모두 붙잡혔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이들처럼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경찰에 적발된 건수는 440건으로 582명이 검거됐고 이 가운데 10명이 구속됐다. 2014년 137건(242명 검거·2명 구속), 2015년 372건(504명 검거·15명 구속)에 비해 입건된 건수와 인원을 벌써 앞지르는 등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관련 수사를 하는 경찰은 초기에는 이용자까지 혐의를 적용해 단속하던 추세에서 최근에는 운영진을 상대로 하는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도박장을 적발함으로써 도박 이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인다. 이에 맞서 불법 사이버 도박사이트 운영진들의 수법도 날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스포츠 도박 수익금을 인출하던 수법에서 해외 계좌를 활용해 인출 자체를 해외에서 하는 수법도 알려지면서 국내 수사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통 돈의 흐름을 포착해 수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 탓에 해외에서 인출하게 되면 경찰 수사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처럼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할 경우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 '제2의 바다이야기'…불법 게임장 여전히 기승

온라인상 도박이 판치는 만큼 오프라인에서는 '깜깜이 차' '비밀통로' 등을 동원한 불법 게임장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게임장 단속 건수는 2013년 770건(1540명 검거·27명 구속), 2014년 657건(1265명 검거·39명 구속), 2015년 949건(1495명 검거·27명 구속)에서 올해의 경우 지난 5월까지 289건(434명 검거·15명 구속)으로 매년 줄지 않고 있다.

과거 바다이야기 게임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대대적으로 단속되면서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다.

최근에 적발된 게임장을 보면 수법도 진화돼 은밀해졌다.

한적한 시골에 있는 창고 등 건물에 게임기를 설치해 놓고, 도심지역 등지에서 신원이 확인된 이용객을 깜깜이 차를 이용해 데려온다. 차량 창문이 모두 가려진 깜깜이 차를 타고 온 이용객조차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셈이다.

더구나 경찰 단속을 대비해 게임장 입구는 철창으로 막아둔 데다 비밀통로까지 만들어 놓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지난달 말께 경기 용인에서 상가 건물과 창고 2개 동을 빌려 바다이야기 등 게임기 95대를 설치한 일당 40명이 붙잡혀 12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용인, 안성, 평택 등 인근 지역에서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이용객만 선별해 데려와 게임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전해주는 수법으로 운영해왔다.

이처럼 게임물을 이용해 도박 등 사행행위를 조장하거나, 게임 결과물(포인트)을 환전해 주는 등의 행위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게임장을 운영한 조직을 수사할 때 각자 환급책·모집책·운반책·망꾼·바지사장 등 갖가지 역할로 분담한 것을 보면 혀를 내둘 정도"라며 "특히 게임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급할 때는 장부 등 기록에 남지 않아 수익규모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곳곳에서 '유혹'…도박꾼 스스로 자중해야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게임장, 불법 도박장 등 일확천금을 꿈꾸고 도박을 즐기는 이들을 유혹하는 도박장이 판치고 있는 만큼, 상습도박을 즐기는 이들도 매년 4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입건된 이들은 2013년 4170명(3명 구속), 2014년 4138명(9명 구속), 2015년 3976명(2명 구속), 올해의 경우 지난 5월까지 1560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한적한 시골 등에 차리는 게임장과 달리 불법 도박장은 주택가 또는 도심지 등 곳곳에 차려져 여전히 성행 중이다.

같은 기간 도박장을 개장했다가 경찰에 적발된 이들도 295명(19명 구속), 236명(18명 구속), 214명(7명 구속), 109명(6명 구속) 등으로, 이들은 도박장을 차려 일확천금을 빌미로 유혹하고 있다.

형법상 도박을 즐긴 이들은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지만, 소액 규모의 오락 정도로 즐긴 이들은 제외된다. 다만, 도박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많을 경우 상습도박 혐의로 분류돼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도박장을 개설한 이들은 이보다 엄격한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이처럼 도박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제3차 불법도박 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국내 불법 도박산업 규모가 83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실태를 밝혔다.

연구 결과에는 불법도박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단속자, 운영자, 참여자 측면에서 다각적인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경훈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남부센터장은 "과거에 비해 인터넷 도박 등이 발전하면서 청소년, 20대, 심지어 군인까지 등 젊은 연령층에서 도박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돼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도박의 종류는 결국 과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너무 쉬워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kjh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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