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돈 아까워서 안 가요"..술집 매출 사상 최악

김범주 기자 2016. 4. 5. 11: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요즘 불황이다. 장사 잘 안된다." 얘기한 지 오래됐잖아요. 그래서 실제로 조사를 해봤더니 정말로 장사가 잘 안되는 업종들이 눈에 띄게 몇 군데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술집이 그렇다면서요?

<기자>

정부가 매달 어떤 장사가 잘 되고 안 되는지 통계를 내거든요. 2월 통계가 나왔는데, 2월이 원래 설도 있고 해서 원래 장사가 잘 되는 달은 아니지만, 몇몇 업종은 정도가 굉장히 심각한데, 특히 술집이, 술집 대신 집에서 술을 많이 마시는 거로 분석이 됩니다.

술집이라는 건 안주하고 술을 같이 파는 데에요, 맥주 파는 호프집이 대표적이고, 치킨집, 막걸릿집, 이런 데들인데, 장사가 안되기로는 통계를 잡은 이후에 최악으로 나왔습니다.

2010년에 올렸던 매상이 100%라고 볼 때 작년 2월 달 전국의 술집 매상은 73%밖에 안 됐어요. 매출 4분의 1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인데, 주머니가 비다 보니까 술집 갈 돈이 아까워서 대신 집에서 술 마신 거로 분석이 되는 게 소주 희사하고 맥주회사 매출은 안 줄었거든요. 장 볼 때 술을 산 비용은 사상 최대였습니다.

또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게 옷가게도 역시 보시는 것처럼 73%, 미장원 79, 학원이 82, 일반 식당도 84, 다 사상 최저 수준입니다.

보면 다 일반적인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업종들인데, 사람들이 "안 써도 되는 건 좀 줄여보자." 이렇게 마음을 많이 먹은 게 아닌가 풀이가 되는데, 장사 하는 분들 아침에 장사 준비하면서 "내가 장사에 소질이 없나? 내가 만드는 게 맛이 없나?" 장사가 안되는 것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많으실 텐데, 보시다시피 사람들이 소득이 안 늘다 보니까 벌어지는 자영업자 전체가 겪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잘되는 업종은 있을 텐데, 어떤 업종들이 괜찮았나요?

<기자>

옷집이 제일 안 됐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옷이 낡으면 어쨌든 사서 입어야 되잖아요. 요새는 거기 가서 안 사는 거고, 인터넷 가서 많이 사는 겁니다.

인터넷 쇼핑몰은 장사가 독보적으로 혼자 잘되는 업종이에요. 2010년 대비해서 80% 이상 매출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업종이 1인 가구 많이 늘고, 복잡하게 장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편의점이 잘되고요, 돈이 없어도 아프면 병원은 또 가야 되잖아요.

그래서 편의점, 병원은 2010년 대비해서 40% 이상 매출이 늘었고, 커피전문점이 20%, 빵집이 10% 이상 늘었습니다.

이런 업종들은 그나마 앞에 보셨던 술집, 식당, 옷집 이런 데 보다는 장사가 그럭저럭 되는 편이긴 합니다마는 여기도 가면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게 문제죠. 예를 들면 커피전문점하고 편의점 잘 되는 애들이 겹치고 있어요.

<앵커>

그러니까 커피전문점이랑 편의점이랑 겹친다는 게 커피밖에 없을 텐데, 편의점 커피가 그렇게 잘 팔리나 보죠?

<기자>

옛날에 편의점에서 그냥 캔커피 같은 것만 팔았잖아요. 그런데 지금 장사를 하다 보니까 편의점은 다른 물건 팔면서 커피 기계 하나만 들여놓으면, 추가로 세를 물거나 인건비 안 물어도 되는 거니까 커피를 굉장히 싸게 팔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한 잔에 전문점에서는 못해도 2, 3천 원 받는 커피를, 훨씬 싼값에 팔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작년부터 편의점 두 곳이 지금 1천 원씩 받고 커피를 팔아왔는데, 서너 배씩 직장인들도 워낙 싸니까 가는데, 지금 보시는 데는 심지어 한 잔에 5백 원짜리가 나왔습니다.

저기 같은 경우는 일반 자판기보다 더 싼 거죠. 이용하시는 분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박일영 : 싸죠. 이거 완전 거저 아니에요? 자판기 커피도 3~4백 원 하는데 그것에 비해 5백 원이면, 원두 커피를 5백 원에 먹는다는 게 기가 막혀요.]

저러다 보니까 대형 커피전문점 중에는 매출이 지금 줄어드는 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 자영업 하시는, 커피업 하시는 분들은 더 심하겠죠.

그러니까 보면, 장사가 안되는 업종은 안 되는 대로 손님들이 지갑을 닫아서, 되면 또 되는대로 잘된다 하니까 그쪽으로 몰리면서 자영업에는 봄이 오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범주 기자news4u@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