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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신격호 時代’···창업 70년만에 지주사 이사 퇴임

막 내린 ‘신격호 時代’···창업 70년만에 지주사 이사 퇴임

등록 2017.06.24 11:18

서승범

  기자

3000만원으로 시작해 ‘재벌 그룹’ 일궈마지막 롯데알미늄 이사직도 8월 물러날 듯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5) 총괄회장이 24일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퇴임하면서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렸다. 신 총괄회장이 지난 1948년 도쿄(東京)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롯데를 창업한 지 약 70년 만의 일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4일 오전 도쿄 신주쿠(新宿) 하쓰다이(初台)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을 새 이사진에서 배제한 인사안을 의결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13개에 달하는 일본 롯데 계열사의 지주회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이로써 신 총괄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알미늄 이사직만 유지하게 됐다. 이마저도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8월에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줄줄이 퇴임했다.

신 총괄회장은 1948년 도쿄에서 껌 회사인 ㈜롯데를 창업했다. 껌 장사로 시작해 히트를 친 신 총괄회장의 롯데는 제과제품을 잇달아 대박 치면서 일본 굴지의 종합 제괴기업으로 우뚝섰다.

이를 발판으로 롯데는 일본에서 롯데상사, 롯데부동산, 롯데전자공업, 프로야구단 롯데올온스(현 롯데마린스), 롯데리아 등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신 총괄회장은 고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1959년부터 한국에서 롯데와 롯데화학공업사를 세워 껌· 캔디·비스킷·빵 등을 생산했고,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인 1967년 4월 자본금 3000만원으로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롯데제과는 왓다껌, 쥬시후레시, 스피아민트, 후레쉬민트, 빠다쿠키, 코코넛바, 하이호크랙커 등이 히트를 치면서 자리를 잡았다.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서자 신 총괄회장은 1974년과 1977년 칠성한미음료, 삼강산업을 각각 인수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췄다.

또 1973년에는 지하 3층~지상 38층 1000여 객실 규모의 소공동 롯데호텔을 선보이면서 관광업에 진출했고, 1979년에는 소공동 롯데백화점을 개장하면서 유통업에도 발을 담궜다. 또 평화건업사 인수(현 롯데건설), 호남석유화학 인수(현 롯데케미칼) 등을 통해 건설과 석유화학 분야에도 진출했다.

껌을 팔던 롯데제과는 롯데그룹으로 성장했고 오늘날 국내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승승장구하던 신 총괄회장의 시대는 아들들이 발목을 잡으면서 기울었다. 2015년 7월 불거진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신 회장 해임으로 이어졌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돼 한·일 롯데를 총괄 자리에 오르자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은 곧바로 부친을 앞세워 롯데홀딩스에서 신 회장을 해임하는 등 ‘쿠데타’를 시도했다. 이 사건으로 신 총괄회장은 결국 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이어진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서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고, 결국 이달 초 대법원에서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인을 지정하면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의 재선임안을 주총에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도 한국 대법원의 이런 결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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