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중동 덮친 폭우..홍수·정전 등 피해로 '성난' 민심

박준호 2015. 10. 3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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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그다드= 신화/뉴시스】이라크 바그다드에 29일(현지시간)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발생하자 시민들이 물 속에서 집기들을 옮기고 있다. 2015.10.30
【서울=뉴시스】이라크와 이란, 이스라엘 등에 강한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물난리가 발생하고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중동 지역이 막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사진은 이라크 바드다드 시민들이 물에 잠긴 시내 도로를 힘들게 걷는 모습. (사진출처: 유로뉴스) 2015.10.30
【서울=뉴시스】이라크와 이란, 이스라엘 등에 강한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물난리가 발생하고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중동 지역이 막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사진은 이란 일람지역의 홍수로 도로가 붕괴된 모습. (사진출처: 루다우 홈페이지) 2015.10.30
【서울=뉴시스】이라크와 이란, 이스라엘 등에 강한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물난리가 발생하고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중동 지역이 막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의 홍수 피해 모습. (사진출처: YESHIVA WORLD NEWS) 2015.10.30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이라크와 이란, 이스라엘 등에 강한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물난리가 발생하고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중동 지역이 막대한 피해를 겪고 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밤 늦게부터 강하게 몰아친 폭풍우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29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홍수가 발생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최소한 7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었고, 바그다드에 위치한 알 아말 캠프에 거주하는 3살 여아가 물에 떠내려갔다.

이라크 기상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바그다드에 내린 비의 양은 54㎜로 비교적 적은 양이었지만,이라크 연평균 강우량이 약 400~600㎜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룻동안에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 셈이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부패한 정부가 배수로 등 기반 시설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아 홍수가 발생했다며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바그다드 인근 지역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와 교전을 벌이고 있는 안바르의 난민 캠프에서도 텐트 2000여개가 침수되는 등 물난리가 났다.

이처럼 홍수로 인해 상당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하자 이라크 정부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29일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하고 군 병력을 바그다드 도심에 배치하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 국민들의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올 여름 폭염으로 전기 공급에 문제가 생기자 바그다드 시민들은 기반 시설을 정비해 문제를 해결하라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시민들은 정부의 부패와 무능 탓에 재난이 발생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알 아말 캠프에서 살고 있는 아흐메드 오마르는 물에 잠긴 캠프의 바닥이 진흙탕으로 변하자, "이건 불공평하다"며 "의회, 공무원, 정부가 우리를 배신했다"고 성토했다.

알 아말 캠프에서 지내는 옴 오마르는 "우리는 폭탄테러 속에 살다가 안전을 찾아 이 곳에 왔지만 정부가 우리한테 제공한 건 아무 것도 없다"며 "이 곳의 텐트는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할 것 같지만 차라리 무덤 속에서 생활하는 게 더 낫겠다"며 정부의 무능을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희귀한 폭풍과 홍수가 이라크를 멈췄다"고 보도하면서 이라크의 보기드문 홍수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물난리는 이란에서도 발생했다.

쿠르드계 매체 루다우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폭우가 쿠르드족이 많이 모여 사는 이란 서부 일람주(州)를 강타해 28일 밤 홍수가 발생해 민간인 3명이 숨지고 주민 1명이 실종됐으며 20명이 다쳤다.

현지 기상당국은 31일까지 폭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보해 추가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일람 주지사는 "불해하게도 이번 홍수로 시민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며 "구조대가 적극적으로 실종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가옥과 도로, 길이 파손되고 전기 및 통신 인프라 시설도 손상됐다.

또 일람 주정부 건물과 학교가 문을 닫았고, 일람 국제공항은 모든 항공편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현지 한 소식통은 "우리는 홍수로 인해 이처럼 큰 손실을 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번 홍수는 지방의 사회기반시설이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정부는 인프라 건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란 키르쿠크에서도 폭우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겪었다. 특히 새로 건설된 주거지역에서는 공공서비스의 부족으로 피해가 더 컸다.

한편 이스라엘에서도 지난 25~29일 많은 지역에 폭우가 내려 홍수로 인해 전기공급이 끊기는 등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인 20만 명이 정전으로 일상 생활에 차질을 빚었다.

특히 26일에는 5만 명 이상의 이스라엘인들이 정전 피해를 겪었고, 28일에는 이스라엘 중부지역에서 폭우와 강풍으로 1만5000가구가 정전됐다.

많은 도로들이 물에 잠긴 것은 물론, 이스라엘의 라아나나 지역에서는 학생 250명이 물에 잠긴 학교 안에 갇혀 학생과 교사들이 건물 2층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헤르츨리야시(市)의 공항에는 관제탑이 벼락을 맞아 폐쇄됐고 버스들도 물에 잠겼다. 정전 때문에 수십명의 시민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 구조됐고 폭우와 강풍으로 신호등과 같은 교통신호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이스라엘 현지 언론 아이24뉴스(i24NEWS)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전력청(IEC)은 26일 정오까지 복구할 것을 약속했으나 수 천명에게만 28일 아침 전기가 일부 공급됐다. 전력청과 노조 사이의 분쟁 때문에 복구가 지연된 측면도 있다고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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