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시들 아웃도어, 날씨도 안도와주네.."성수기도 날릴 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아웃도어가 좀처럼 추워지지 않는 날씨 탓에 겨울 성수기 장사마저 망칠 위기에 놓였다.
'대목'으로 불리는 4분기에도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중소 아웃도어 브랜드의 추가적인 사업 철수도 예상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이상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의 1~18일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9.3% 줄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도 9.1%나 감소했으며, 현대백화점도 -2.7%로 매출이 역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11월은 본격적으로 겨울 헤비 다운이 팔리기 시작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날씨가 예년에 비해 유독 따듯해 매출 신장률이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지역 평균 기온은 섭씨 11.7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기온보다 약 2.7도 가량이나 높았다. 특히 올 겨울은 역대 3번째로 강력한 엘니뇨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따뜻하고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이 잦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웃도어 업계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엘니뇨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역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가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평년보다 0.4℃ 이상 높은 상태를 말한다. 지난 10월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6도 높은 강한 강도의 엘니뇨가 지속되고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커지며,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상재해가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엘니뇨가 지속되면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가 평년보다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한파에 영향을 주는 시베리아 고기압도 충분히 발달하고 있지만 세력이 덜 미칠 경우 전반적으로 따뜻한 겨울날씨가 이어질 수 있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겨울 아우터가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하는 시기는 다름 아닌 날씨가 추워지는 시점"이라며 "올해는 한 낮에는 덥다 싶을 정도로 기온이 높은 탓에 좀처럼 제품이 팔리지 않고 있다"고 푸념했다.
아웃도어 자체의 인기가 이미 시들해진 것도 실적 부진의 주 요인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다운 패딩 보다는 니트, 캐시미어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실히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의 부진은 국내 1위권 브랜드인 노스페이스의 올해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영원아웃도어의 올해 1~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29.9% 감소한 2114억원에 그첬고, 영업이익은 무려 80% 줄어든 59억원에 머물렀다. 영원아웃도어는 "이월 재고 상품 과도로 신상품 주문이 감소, 가격경쟁 심화로 매출 역신장과 수익성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원무역그룹의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3분기말 재고자산은 5430억원으로 지난해 말 2620억원 2배 이상 증가했다.
아웃도어사업을 철수하거나 브랜드를 전환하는 기업은 점차 늘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 이랜드가 버그하우스를 정리했고 휠라는 올해를 끝으로 아웃도어 사업을 중단한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2013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살로몬의 사업철수를 프랑스 본사와 협의 중이다. 살로몬은 3분기 말 현재 대리점 27곳, 백화점 21곳 등 총 56개 매장을 두고 있다.
이밖에 금강제화가 헬리한센을 올해를 끝으로 철수한다.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는 내년부터 세컨브 브랜드 엠리밋을 스포츠웨어로 전환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헤비 다운을 포함한 겨울 아웃터는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 상품이지만 올해 4분기는 별다른 성과없이 벌써 절반 가량이 그냥 흘러갔다"며 "지난 가을부터 세일 행사가 내내 이어지면서 제 값 받고 팔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아웃도어 업계의 전반적인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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