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애아동 돕던 20대女 '쓸쓸한 죽음'.."보름간 방치"

이원광 기자 2015. 12. 1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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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지난 15일 황모씨(29)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서울 관악구 한 고시원 / 사진=도민선 기자

장애아동들을 돕던 20대 언어치료사가 고시원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시신은 방 안에서 최소 보름 이상 방치되다 뒤늦게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서울 관악경찰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33분 서울 관악구 한 고시원 방 안에서 황모씨(29·여)가 숨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좁은 고시원 방안에서 황씨는 이불을 덮은 채로 누워 있었으며, 시신이 부패돼 심한 악취가 났고 집기나 옷가지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 정도 등에 비춰 15~20일 전 황씨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은 건물 관리인이 밀린 월세를 받으러 갔다가 인기척이 없자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뒤늦게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리인은 "황씨는 청각장애아동들을 위한 언어치료사로 일하면서 성격이 온순해 별다른 문제없이 지냈다"며 "지난달 말부터 보이지 않았는데 숨졌다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살이나 병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외부 침입의 흔적이나 외상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황씨가 평소 몸이 좋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병명에 대해선 가족들조차 듣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는 어릴적부터 기관지 질환 등으로 인해 몸이 약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발견 당시 영양실조에 준하는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부검의 소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 프리랜서로 청각장애아동 언어치료사로 일하면서 일감이 많이 없어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황씨는 아버지로부터 용돈을 받았고, 보증금 100만원은 이미 월세로 소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로 보일만한 메모나 번개탄, 약물 등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황씨의 사인과 사망시점 등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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