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악마의 편집' 프로듀스101, 공정위 철퇴 의미

더팩트 원문 기사전송 2016-04-26 10:50 최종수정 2016-04-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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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편집에 내린 공정위의 '철퇴'. 공정거래위원회가 Mnet '프로듀스 101'의 악마의 편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렸다. /Mnet '프로듀스 101' 방송 캡처

'악마의 편집' 외에 저작권 관련 계약 조항 시정 명령

[더팩트｜권혁기 기자] 아이돌 지망 연습생 101명이 출연한 케이블 채널 Mnet '프로듀스 101'이 방영 중에도 '악마의 편집'으로 구설수에 오르더니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이미 종영된 뒤라 공정위의 조치가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게 됐다.

공정위는 25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불공정 약관 12개를 시정토록 했다. '슈퍼스타K' 때부터 고질적인 '악마의 편집' 논란에 휩싸인 CJ E&M에 내린 '철퇴'였다. '갑을관계'인 방송사와 출연진 사이에 공정성을 기한다는 취지였지만 '프로듀스'는 이미 지난 1일 종영돼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프로듀스 101'만 놓고 보면 공정위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셈이 됐다.

'프로듀스 101' 측도 제작 초기에는 자극적 편집 논란을 의식하는 듯했다. 진행을 맡은 배우 장근석은 제작진과 "악마의 편집은 피하자"고 했다. 하지만 101명의 연습생을 다루다 보니 당초의 편집 방향은 중심을 잃기 시작했다. 최대한 공정하게 편집했으면 좋았겠지만 '프로듀스 101'은 '악마의 편집'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다.

악마의 편집에 희생된 JYP 전소미. 투표 1위 전소미는 Mnet '프로듀스 101'에서 악마의 편집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Mnet '프로듀스 101' 방송 캡처

먼저 JYP엔터테인먼트 전소미가 '악마의 편집' 대상이 됐다. 제작진은 '전소미 vs 100'이란 설정으로 방송을 편집했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전소미에 대한 분량을 최대로 늘렸다. 그러다 보니 전소미가 실수하는 장면 등을 중심으로 내보낸 게 문제가 됐다.

'픽미'(Pick me)를 부르며 안무를 연습하는 장면에서 대부분의 출연자가 중간에 숨이 차 힘들어했지만 마치 전소미만 그런 것처럼 방송됐다. 뿐만 아니라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연습하던 3회에서는 아픈 전소미가 진료를 위해 병원으로 향했는데, 마치 전소미가 빠져 안무와 팀 연습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자막을 내보냈고 다른 조의 연습하는 장면을 내보내며 '반면 한 명도 빠짐없이 꾸준히 연습 중인'이라고 부연설명돼 전소미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

플레디스 박시연에 대한 악마의 편집도 있었다. '프로듀스 101' 6회에서 박시연은 에이핑크 '몰라요'를 연습하기 전 메인보컬을 정하는 과정에서 "투표를 하기 전에 한 번씩은 불러보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냈는데 이후 마치 박시연이 메인보컬에 욕심이 많은 연습생으로 비치게 했다. 이후 박시연의 발언들을 교묘하게 편집해 깎아내렸다.

심한 악플에 시달린 박시연. 공정거래위원회가 Mnet '프로듀스 101'의 악마의 편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종영돼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친 셈이 됐다. /Mnet '프로듀스 101' 방송 캡처

이 외에도 시청자들은 판타지오 최유정, 쇼윅스엔터테인먼트 황인선, 블레싱 안유미, SS엔터테인먼트 이해인 등 '악마의 편집' 희생자들로 거론했다. 또한 80위 아래 연습생들은 출연 횟수를 손에 꼽을 정도였다.

문제는 '프로듀스 101' 측이 각 연습생들과 출연계약을 맺으면서 '편집으로 출연자에게 피해가 발생해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악마의 편집'을 염두에 둔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 출연진의 편곡과 안무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조항도 있다. CJ E&M이 저작권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프로듀스 101'은 자극적 편집으로 화제를 모으며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방송사와 출연진의 전형적인 불공정 계약 사례로 남게 됐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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