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품 주얼리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른 시일 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고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예비 신혼부부들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결혼까지 수개월이 남았는데도 미리 결혼반지를 구매해놓는 신혼부부들이 있는가 하면, 재고가 없는데도 값을 지불하고 구매 대기를 걸어놓는 ‘완불 웨이팅’ 고객까지 넘쳐나는 상황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은 오는 7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7~8% 인상한다. 지난해 2월 주요 제품 가격을 2~3% 인상한지 약 1년 만이다.
특히 일부 반지는 10% 넘게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많은 콰트로링의 경우 클래식(다이아몬드·18K, 937만원)은 1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심플한 디자인의 클래식 웨딩밴드(268만원)도 300만원을 넘게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인기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도 이달 들어 주요 제품의 가격을 4~7% 올렸다. 지난해 9월 인상 후 약 5개월 만이다. 대표 제품인 ‘비제로원 링(3밴드)’은 가격이 370만원에서 384만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린 명품 주얼리 브랜드들은 새해에도 계속해서 가격을 높이고 있다. 롤렉스는 지난달 1일 일부 제품 가격을 2~6% 인상했고 예거르쿨트르도 평균 20%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에르메스는 지난달 4일 최대 10% 가격을 인상했고 쇼파드도 16일 평균 8% 올렸다. 루이비통, 디올, 펜디 등도 올 상반기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백화점 명품관을 찾는 예비 신혼부부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명품 쇼핑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가격 인상 전에 주얼리를 구매하기 위해 주말 내내 백화점 오픈런을 했다는 후기가 줄을 잇는다.
가까스로 매장에 입장한다고 해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기 제품을 구경조차 하지 못하고 나왔다는 후기나 재고가 없어서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남다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명품 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명품 구입액은 전년보다 24% 급증한 총 168억달러(약 20조9000억원)에 달했다.
1인당 환산 금액은 325달러(약 40만원)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미국인과 중국인의 1인당 명품 구매 금액은 각각 280달러와 50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