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온천서 숨진 한국인, ‘히트쇼크’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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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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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막혔던 비행길이 뚫리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부터 일본 온천을 이용했던 고령의 한국인 3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히트쇼크’가 원인이라고 알려졌는데 정확히 어떤 현상일까?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지난해 10월부터 이날까지 규슈 벳푸와 홋카이도 삿포로 등에서 한국인 3명이 숨졌다. 모두 고령으로 ‘히트쇼크’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히트쇼크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의해 혈압이 급변해서 실신하거나 심하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현상이다.

온천 등에서 입욕할 때 혈압은 실시간으로 변한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는 순간부터 추위에 노출된 우리 몸은 체열이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러면 혈압이 증가하는데, 추운 날 노천탕 앞에 섰을 땐 혈압이 치솟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면 혈관내벽에서 떨어져 나간 지질 성분이 혈전을 만들어 심근경색,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많게는 10배 이상 증가한다.

물에 들어가면 혈압은 서서히 낮아진다. 그런데 뜨거운 노천탕 등에 들어가면 혈관이 순식간에 이완하고 그 결과 혈압도 강하한다. 이러면 우리 몸의 장기나 신경들이 기능을 잃는 ‘저혈압 쇼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고령자나 고혈압, 부정맥 등을 앓는 기저질환자들에게 추운 겨울 노천탕 입욕은 치명적인 순간을 두 번이나 맞는 것이다.

실제 온천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매년 히트쇼크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히트쇼크로 인한 사망은 기온이 낮은 12월부터 2월 사이에 집중됐으며 사망자의 90%가 60세 이상 고령자였다.

히트쇼크는 예방할 수 있다. 물에 들어가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따뜻한 물로 하는 샤워는 간단해보이지만 혈압의 변동 폭을 낮춰서 치명적인 심혈관 사건을 예방한다. 또 탕에 머무는 시간은 1회 20분미만으로 제한하고 온천에서 나올 때는 급격한 체온 변화를 피하기 위해 빠르게 물기를 닦고 옷을 입는다.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음주 후 입욕이다. 알코올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변동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령자나 심혈관질환 환자들은 입욕 전 전문의와 상담하고 입욕할 때는 주변인과 함께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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