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호주 잠수함 수주 무산으로 中 견제·무기수출 꿈 '무산'

김혜경 2016. 4. 2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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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호주 차세대 잠수함사업이 프랑스에 낙찰되자 일본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맬컴 텀블 호주 총리가 지난 26일 프랑스 기업이 호주 잠수함사업에 낙찰됐다고 발표하기에 앞서, 25일 이 소식을 미리 접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매우 유감이다"라며 아쉬워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보도했다.

턴불 총리는 26일 잠수함 12척을 건조하고 유지 보수하는 내용의 총 500억 호주달러(약 44조 원) 규모의 잠수함사업 최종 낙찰자로 프랑스 국영 방산업체인 DCNS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을 놓고 그동안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가와사키중공업 컨소시엄, 프랑스 DCNS, 독일 티센크루프(TKMS)가 3파전을 벌여왔으나, 수주에 실패하자 27일 도쿄신문, 산케이 등 일본 언론은 패배의 원인등을 분석 보도했다.

당초 이번 사업 수주는 대일관계 강화에 적극적이던 토니 애벗 전 호주 총리와 아베 총리간의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일본은 프랑스, 독일과의 경합이 벌어진 이후에도 낙찰을 자신했었다.

아베 정권은 이번 호주 잠수함사업 수주를 계기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을 견제함과 동시에 무기수출 판로를 개척하려는 목적이었다. 아베 정권은 2014년 4월 방위장비이전 3원칙을 제정해 무기수출을 원칙적 허용했다. 이에 호주가 건조비 500억 호주달러를 투입해 잠수함 12척을 건조하고 유지· 보수하는 내용의 공동개발은 최초의 대형 사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중순 애벗 총리가 소위 '당내 쿠데타'로 전격적으로 축출되고 실용파 턴불 총리가 취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고, 결국 미국, 호주와 함께 중국을 견제하려는 일본 정부의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도 견제하고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월 방중한 비숍 호주 외무장관과 공동 회견에서 "일본은 전후, 무기수출에 관한 평화헌법과 법률로 엄격한 제약을 받고 있다"며 호주를 압박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잠수함사업에서 실패한 이유에 대해 "일본과 호주가 중국에 대한 의견에 차이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호주에게 중국은 견제해야할 대상이기 이전에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다. 방위성의 연구 기관인 방위 연구소도 "일본과 호주의 중국에 대한 견해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이 패한 이면에는 오는 7월 총선을 앞둔 호주 턴불 정권이 현지 고용 고용창출을 우선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턴불 총리는 지난 26일 "호주 노동자들이 호주의 철강으로 우리가 서 있는 바로 이곳에서 호주의 잠수함을 건조할 예정"이라며 호주 잠수함사업으로 새 일자리 2800개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 정부와 달리 해상자위대는 최고 기밀이 집적하는 잠수함의 정보 유출을 우려해 잠수함사업 수주에 소극적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해상자위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밀 정보가 중국에 노출될 우려가 있었다"라며 안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본의 태도에 호주는 "열의가 없다"라고 평가했다고 전해졌다.

또한 호주 측 관계자들이 일본의 무기수출 경험이 프랑스 독일보다 떨어진다고 평가한 것도 패배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번 호주 잠수함사업 수주 실패로 일본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다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26일 기자단에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호주 측에 해명을 구하고, 그 결과를 업무에 반영하고 싶다"라며 무기수출 확대 노선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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