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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관세전쟁' 피했지만…"돌파구 찾기엔 90일이 짧다"

입력 : 2018-12-02 18:44:32 수정 : 2018-12-02 18: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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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추가 관세폭탄 유예 합의/양측 입장차 커… 타협점 찾기 힘들어/NYT “돌파구 마련 아닌 결렬 막은 것”/작년 불균형 시정 ‘100일 계획’도 실패/급한 불 끈 中 “중요한 단계적 진전”
美 “협상 결렬 땐 25%로 인상” 쐐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 전쟁을 일시 휴전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나 서로 관세 폭탄 투하를 향후 90일간 중단하고, 그 기간에 본격적인 협상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무역 분쟁을 둘러싼 미·중 간의 입장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향후 회담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게 국제 경제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시 휴전이 끝난 뒤에 세계 1, 2위 경제 대국 간 무역 전면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미국은 이 협상이 실패하면 2000억달러(약 224조4000억원)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릴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미국은 당초 관세율 인상 조처를 내년 1월에 단행할 계획이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 아니라 결렬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마주앉은 美·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맨 왼쪽)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팔라시오 두아우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수행원들과 함께 업무 만찬을 갖기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미·중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막후 협상을 계속했다.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이 결렬되면 양국 및 국제 경제계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데 의견 접근을 봤고, 일단 갈등을 봉합하기로 했다. 미·중 양국이 휴전에 합의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 시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NYT가 전망했다. 중국이 미국의 산업 제품, 에너지, 농산물 등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으나 양측이 세부 품목에 합의를 본 것은 아니다. 미·중 양측은 약 2시간30분 동안 열린 회담을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 측은 국내 시장과 인민의 수요에 따라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으로부터 시장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사들여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점차 완화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앞으로 양국의 실무진이 무역 전쟁 중에 부과된 기존의 보복 관세를 철폐하는 방향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력”… 손 잡은 G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만찬 회담에서 앞으로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합의하고,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등을 포함한 무역 쟁점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신화연합뉴스
미국은 그러나 추가 관세 부과 카드를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2500억달러어치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 중에서 500억달러어치에 대해서는 이미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나머지 2000억달러어치에 대해서만 10%의 관세를 매기면서 향후 90일간 협상에서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즉각 관세율을 25%로 올릴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도 중국산 수입품 2670억달러어치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다. 

미국의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 전쟁 종전이 절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제에 중국의 무역 관행을 뜯어고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이 트럼프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90일간의 짧은 회담 기간에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NYT가 지적했다. 주요 무역 협상에는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양국이 관세 전쟁을 휴전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미·중 양국이 충돌 코스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지난해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이 플로리다 마라라고 회담 이후 양국은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후 미국의 본격적인 관세부과 방침이 잇따라 실행되면서 무역 전쟁의 포성이 울렸다.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장 출신 경제학자인 페이창훙(裴長洪)도 최근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양국 간 근본적인 이견이 해소될 수는 없다. 지속적인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은 일단 급한 불은 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올해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한 이후 양측이 거둔 중요한 단계적 진전”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부과를 유보한 것을 ‘양보’로 해석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미·중 정상은 상호 존중과 평등 호혜의 정신에 따라 즉시 상호 관심사를 해결하는 데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베이징=국기연·이우승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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