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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美동맹국 `화웨이 보이콧` 확산

김인오 기자
입력 : 
2019-05-23 17:56:43
수정 : 
2019-05-23 20: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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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EE·ARM·보다폰 필두로
일본·대만 통신업체도 가세

TSMC는 "화웨이에 공급 계속"
파나소닉 "거래중단 사실무근"
◆ 화웨이 美제재에 어정쩡한 韓 ◆

미국이 화웨이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미국 동맹국 진영에 속한 글로벌 업체들의 '화웨이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구글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고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인 ARM까지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에 돌입한 가운데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중단을 선언하는 글로벌 통신사가 속속 늘어나면서 화웨이는 갈수록 '사면초가' 상황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특히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구글에 이어 ARM의 거래 중단 선언은 뼈아플 것이란 지적이 많다. ARM의 라이선스 없이는 칩 설계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각종 통신장비에 사용되는 네트워킹 칩도 사용 불가능한 상황이 돼 통신장비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예상과 함께 글로벌 각국에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중단을 선언하는 통신사가 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에서는 BT그룹 산하 이동통신사인 EE가 "5G망 구축 인프라스트럭처 작업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과 더불어 화웨이의 첫 5G 스마트폰인 '메이트 20X'를 영국에 출시하려던 계획을 중단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간 화웨이는 '메이트 20X'를 첨단 7나노 공정으로 개발한 5G 칩셋 '바룽 5000'이 탑재된 최신 스마트폰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같은 날 글로벌 이통사인 보다폰도 당분간 화웨이가 제조하는 5G 스마트폰 사전 예약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21일 세계적 반도체 설계 업체인 영국 ARM이 직원들에게 화웨이뿐 아니라 계열사와의 사업도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린 후 이어진 조치다.

일본에서도 같은 날 민간 이동통신 2위 업체인 KDDI와 소프트뱅크 계열 이동통신사인 Y!모바일이 화웨이 스마트폰 새 기종인 'P30 프로 시리즈' 발매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23일 연합보 등 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대만 5대 이동통신사인 중화텔레콤과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톤, 아시아퍼시픽텔레콤, 타이완스타텔레콤도 "화웨이의 기존 스마트폰은 계속 판매하되, 신규 스마트폰 판매는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화웨이와 계속 거래하겠다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대만 최대 반도체 업체인 TSMC의 엘리자베스 선 대변인은 23일 대만 신주시(市)에서 열린 '2019년 기술 심포지엄'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 조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회사는 계속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일본의 전자제품 제조사인 파나소닉도 화웨이와 거래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중국 환구시보의 인터넷판인 환추왕과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23일 중국 내 공식 사이트를 통해 "화웨이는 우리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일부 언론의 거래 중단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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