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체코에서 구금된 시리아 쿠르드 정치인이 터키의 강력한 송환요구에도 석방됐다.

체코 프라하법원은 27일(현지시간) 전 '민주동맹당'(PYD) 공동대표 살리 무슬림을 석방했다고 무슬림의 변호인이 밝혔다.

무슬림은 앞서 24일 프라하에서 구금됐다.

체코 당국은 터키정부가 요청한 인터폴 적색수배령에 따라 무슬림을 체포했다.

PYD는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 반(半)자치기구 '로자바'의 최대 정파이자,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와 연계된 정치 세력이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싸웠으나, 터키는 이 병력을 자국의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여긴다. PYD 역시 테러조직으로 분류한다.

무슬림은 지난해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PYD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무슬림을 인터폴 적색수배 명단에 올리는 동시에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현상금 100만달러를 걸었다.

터키는 무슬림 구금 후 곧바로 송환에 착수하며, 체코 주재 대사를 통해 무슬림을 석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프라하법원은 무슬림을 풀어주라고 결정했다.

석방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프라하법원의 결정을 '스캔들'이라 규정하며 반발했다.

터키정부 대변인 격인 베키르 보즈다으 부총리는 "이번 결정은 명백히 테러조직 지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는 지난달 20일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에서 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을 시작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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