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교황' 중국에 고개 숙여 더 궁지에 몰릴 듯

박형기 기자 2018. 9. 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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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들의 성추문 의혹으로 위기에 빠진 교황이 중국에 고개를 숙임에 따라 더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과 바티칸이 결국 중국 공산당이 임명한 주교를 바티칸이 인정하는 방법으로 국교정상화에 합의를 보았다고 WSJ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이 교황을 로마 가톨릭의 수장으로 인정하는 대신 바티칸은 중국이 임명한 주교를 인정하는 방법으로 양국간 이견을 조절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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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사제들의 성추문 의혹으로 위기에 빠진 교황이 중국에 고개를 숙임에 따라 더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과 바티칸이 결국 중국 공산당이 임명한 주교를 바티칸이 인정하는 방법으로 국교정상화에 합의를 보았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그동안 양국간 핵심 쟁점이었던 이같은 사안에 합의함에 따라 내년 초 중국과 바티칸간 정식 수교가 맺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티칸은 공산당이 대륙을 해방한 이후 중국과 단교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이 교황을 로마 가톨릭의 수장으로 인정하는 대신 바티칸은 중국이 임명한 주교를 인정하는 방법으로 양국간 이견을 조절했다고 전했다.

종교를 아편으로 규정하고 있는 중국은 사상처음으로 교황을 로마 가톨릭의 수장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바티칸은 이에 대한 대가로 교황의 인정 없이 베이징이 일방적으로 임명한 7명의 주교를 정식 주교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무신론을 고수하고 있는 공산당 정권에 로마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교황이 고개를 숙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는 종교의 자유를 위해 그동안 싸워온 가톨릭의 교리에 반하는 조치라는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로마 가톨릭이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중국은 마지막 신천지이기 때문이다. 서구는 신자 수의 증가가 정체상태에 빠진데 비해 중국은 신자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천주교 신자는 1000만명 정도 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영리 가톨릭 연구기관 CARA의 2015년 '글로벌 가톨릭 추세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과 비교해 아시아의 가톨릭 인구는 115% 증가했으나 유럽은 6% 증가하는데 그쳤다.

로마 가톨릭은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 공산당과 타협하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고 WSJ은 예상했다. 특히 최근 사제들의 성추문으로 위기에 빠진 교황이 중국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면 교계의 반발이 더 거세질 수도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바티칸 대사를 지낸 미국의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최근 가톨릭 보수 매체들에 보낸 서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에 이미 매캐릭 전 추기경의 성범죄 의혹을 인지했지만 이를 은폐해왔다고 주장하면서 교황의 사퇴까지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개혁 성향의 프란치스코 교황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교회 내 보수주의자들이 현 상황을 기회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임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와 이혼 등에 대해 포용적인 메시지를 보여 왔지만 보수주의자들은 이러한 교황의 태도가 불변의 사상과 원칙에 기초한 종교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시모 파지올리 빌라노바대학교 가톨릭역사·신학부 교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쿠데타"라며 "비가노 대주교의 공개서한 발표와 반교황 세력이 결집해 '교황 사임 촉구' 움직임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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