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CIA서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지시’ 결론”

박효재 기자

“녹음 파일·도청 통해 판단”

트럼프·국무부 “사실 아냐”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구상회의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연설하고 있다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구상회의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연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은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결론내렸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무부는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함마드 감싸기가 언제까지 가능할지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CIA는 터키 정부가 카슈끄지 살해 현장을 녹음한 것이라며 건넨 파일과 사우디 왕족들의 전화 도청을 통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사건 발생 며칠 전 당시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였던 무함마드의 동생 칼리드는 카슈끄지와 통화하면서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가서 서류를 수령하라고 말했고 안전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칼리드가 카슈끄지가 살해될 것을 알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형 무함마드 지시에 따라 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CIA는 또 암살단이 영사관에서 카슈끄지 살해 당시 무함마드 왕세자 측근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암살단 일부가 무함마드의 경호 업무를 맡았으며, 그의 미국 방문에 동행했던 것도 파악했다. CIA는 사우디 정부 항공기로 15명의 암살단을 실어나르는 대규모 작전이 무함마드의 승인이나 사전 인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캘리포니아주 산불 피해 지역 방문 도중 “CIA는 아직 아무것도 평가하지 않았다”면서 “사건의 전반적인 영향과 범죄를 저지른 사람, 누가 이 사건을 일으켰는지를 다루는 보고서가 화요일(20일)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피살 관련 책임자들은 처벌받아야 한다면서도,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며 무함마드 책임론에는 선을 그어 왔다. 이란에 적대적인 무함마드 왕세자가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중동전략을 유지하는 데 필수라고 보기 때문이다. 무함마드는 트럼프 정부의 중동전략을 담당하는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도 친밀한 사이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배후설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면서 사우디 제재 수위를 놓고 관료들이 갈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사우디 인사 제재 리스트에 무함마드 최측근 인사를 포함시켰던 강경파 커스틴 폰텐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우디 정책 담당관이 16일 사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폰텐로즈가 사우디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와 상사들과 관련 문제로 말다툼을 벌인 뒤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