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보여주면 한표"..여성의원이 겪은 '아저씨 중심' 日정치판

2015. 12. 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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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참정권 획득 70년, 아베 총리도 여성의원 질의할 때 야유 중앙부처 과장·실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 3.5%..목표 미달
렌호 의원(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다 세이코 중의원(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성 참정권 획득 70년, 아베 총리도 여성의원 질의할 때 야유

중앙부처 과장·실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 3.5%…목표 미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는 것은 예삿일이고 술이 들어가면 '속옷 보여주면 한 표 준다'고 태연히 얘기해요."

일본 정계에서 상당한 인지도와 영향력을 자랑하는 여성 국회의원이 "여성 후보가 얼마나 비참한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이같이 고발했다.

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남성 중심 정치 문화의 문제점을 얘기하기 위해 전날 도쿄 소재 조치(上智)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집권 자민당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중의원(8선), 민주당(이하 동일) 쓰지모토 기요미(십<于 대신 十이 들어간 迂>元淸美) 중의원(6선), 렌호(蓮舫) 참의원(2선)은 오는 17일로 여성 참정권 획득 70주년을 맞는 일본의 정치 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노다 의원은 29살 때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다가 낙선하고서 다음 선거를 목표로 지역구를 돌다가 남성 유권자에게 당했던 성희롱 사례를 공개했다.

당시는 자민당에 여성 중의원이 한 명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는 최근에 아베 총리에 맞서 총재 선거 출마를 시도해 잔 다르크와 같은 인상을 심었지만 처음 입각했을 때는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노다 의원은 선후배 남성 의원과 스쳐 지나갈 때 "스커트를 입고 있으면 대신(大臣, 장관에 해당)이 될 수 있구나"는 말을 듣고 얼어붙곤 했다.

그는 말을 잘 들으면 끌어주지만 귀엽지 않은 짓을 하면 공격하며 마치 "까치발을 딛는 것은 괜찮지만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은 안 된다, 아기야"라고 하는 것 같다는 인식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쓰지모토 의원은 올해 5월 안보 관련법 심의 과정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로부터 "빨리 질문하라"는 야유를 들었다.

그는 "내가 남성이었다면 야유하지 않았을 것이다. 항상 질문자 석에 서지만 의원들로부터 야유가 쏟아진다. 건방진 여자라는 생각이 꽂힌다"며 여성을 무시하는 분위기를 지적했다.

탤런트, 광고 모델 등으로 활약하다 정계에 입문한 렌호 의원은 아동학대방지법을 제정하려고 나설 때 남성의원들이 좀처럼 이해해주지 않아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이들 세 의원은 그럼에도 총리나 각료를 상대로 비교적 날카롭게 질문하고 적극적으로 의정 활동을 하는 편이다.

노다 의원은 총재 선거 출마가 좌절됐던 경험을 거론하며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같은 날 도쿄 시부야(澁谷)구에서 열린 '화낼 수 있는 여자 대회 2015' 행사장에서는 올해 4월 선거에서 당선된 여성 지방의원이 지방의회의 이른바 '아저씨 정치 문화'를 주제로 발언했다.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는 '싱글 맘'으로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여성을 돕겠다는 생각에 정치인이 된 오타 아유미(太田安由美) 다카마쓰(高松)시의원은 의회에서 '여자는 정치에 참견하지 말라'는 압력을 느껴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질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국가공무원제도 담당상은 중앙 성청(省廳)의 과장·실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이 올해 7월 1일 기준으로 3.5%(330명)라고 1일 밝혔다.

이는 작년 9월보다 0.2%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남녀 공동 참여기본계획에서 2015년도 말까지 5% 정도로 여성의 비율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에 비춰보면 한참 부족하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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