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시아파 성직자 사형..중동 종파 긴장 악화 우려(종합)

정은지 기자 2016. 1. 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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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성직자를 포함해 47명을 집단 처형하면서 중동 전역에 종파 갈등이 확산될 우려가 제기된다.

예멘 내 시아파 종교학자협회도 사우디의 사형 집행을 비난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성명을 통해 "사우디가 시아파 성직자인 님르 알님르를 사형한 것은 표현의 자유와 기본적인 시민의 정치적 권리 등 보호받아야 하는 모든 권리 및 테러와의 전쟁의 맥락에 있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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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내무부, 테러 혐의로 47명 사형 시아파 고위 성직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포함돼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에서 시아파 성직자 님르 알님르의 사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수니파 왕정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성직자를 포함해 47명을 집단 처형하면서 중동 전역에 종파 갈등이 확산될 우려가 제기된다.

사우디는 내무부는 2일(현지시간) 47명을 테러 혐의로 사형한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알카에다 테러와 연관된 수니파 조직원과 시아파 운동가다.

그러나 여기에 시아파 고위 성직자인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56)도 포함돼 논란이됐다.

AFP통신은 님르가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서 10여년간 신학을 공부했으며 2011년 사우디 내 소수 시아파들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우디 내무부는 "이들은 급진 '탁피리(takfiri) 사상을 기본 이념으로 테러 조직에 가입하고 다양한 범죄 음모를 꾸몄다"고 이집트인, 차드인 각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사우디인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이들을 참수하거나 총살하는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했다.

이와 관련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가장 먼저 발끈하고 나섰다.

호세인 자베르 안사리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사우디 정부가 테러 움직임과 극단주의를 지원하면서 자국에서는 반대파를 대상으로 사형을 실행하고 있다"며 "이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이란의 노골적인 비난이 '무책임하다'며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소환했다.

사우디가 이란 대사를 불러들였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 이란 수도 테헤란 등에서는 사우디 대사관 건물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는 등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AFP통신은 목격자를 인용해 "불길이 대사관 내부에 번졌다"며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고 있으며 일부는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란 제2의 도시 마슈하드의 사우디 총영사관 앞에서도 시위대가 돌과 불붙은 물건을 던지고 사우디 국기를 찢는 등 항의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바레인 여성이 마나마 서부 지드하프스 지역에서 님르 사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 AFP=뉴스1

이란 뿐 아니라 이라크, 바레인 등에서도 사우디의 이번 사형에 반대하는 시아파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사우디 동맹국인 바레인에서는 수십명의 청년들이 사형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전개했다. 이에 경찰은 최류가스를 발포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이라크 내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에서도 수백명이 시위에 가담했다.

이라크 저명 시아파 의원인 칼라프 압델사마드는 바그다드 주재 리야디 대사관의 폐쇄 및 대사 추방을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밝혔다.

예멘 내 시아파 종교학자협회도 사우디의 사형 집행을 비난했다. 사우디는 예멘 시아파 반군을 대상으로 한 공습을 주도하고 있다.

예멘 사바(SABA)통신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사우디 사형 집행에 대한 반응이 시위에 국한되지 않고 혁명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역시 "사우디는 '글로벌 범죄자'"라며 "님르를 사형한 것은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이번에 사형된 님르의 형인 모하메드는 그의 사형이 사우디 안팎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종파간 긴장을 악화시킬 위험성이 있다"며 "사우디는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라"고 밝혔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성명을 통해 "사우디가 시아파 성직자인 님르 알님르를 사형한 것은 표현의 자유와 기본적인 시민의 정치적 권리 등 보호받아야 하는 모든 권리 및 테러와의 전쟁의 맥락에 있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안은 이 지역에 더 많은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종파간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도 사우디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형을 집행했다고 비판했다.

필립 루터 중동·북아프리카 앰네스티 국장은 "사우디는 그동안 국가 안보 보호를 위해 사형을 집행한다고 밝혀왔으나 님르를 사형한 것은 사형을 통해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며 "사우디가 반테러리즘 이라는 가면을 쓰고 반대자를 억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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