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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토사붕괴 사업장 ‘소유자’는 원청인 삼표산업…고용노동부 수사 본격 속도

유선희 기자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매몰사고 현장. 권도현 기자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매몰사고 현장. 권도현 기자

토사 붕괴·매몰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진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은 사업권과 소유권이 모두 삼표산업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표산업이 해당 사업의 원청업체일 뿐만 아니라 소유권자이기도 한 셈이다. 이는 이번 중대재해 사업장의 안전문제에 대한 실질적 지배·관리 책임이 삼표산업에 있다는 의미로, 고용노동부 수사 결과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의 첫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3일 경향신문이 이번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삼표산업 주식회사가 1997년 소유자로 이름을 올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표산업 주식회사 주소지는 양주사업소가 아닌 본사로 돼 있다. 이 사업장에서는 원청과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이 석재 채취 작업을 진행했다. 설 연휴 첫날인 지난달 29일 원청업체 소속 직원 2명과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석재 채취를 위해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던 중 약 30만㎡(높이 약 20m)의 토사가 무너져 변을 당했다.

경영책임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원청이 제3자에게 도급·용역·위탁 등을 한 경우 그 시설·장비·장소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 노동부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 책임’이란 해당 작업의 시설, 설비, 장소에 관한 소유권과 임차권, 그밖에 사실상 지배력을 가지고 있어 위험에 대한 제어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

대형로펌에서 중대재해 담당을 맡은 한 변호사는 “장소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면 그 장소에 있는 유해·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제거할 의무가 원청에 있다는 것”이라며 “삼표산업 소속 근로자는 당연히 삼표산업의 책임범위에 포함되는 것이고, 소속 근로자가 아닌 협력업체 소속인 경우에도 원청인 삼표산업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면 원청에게 ‘장소’에 대한 지배·관리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청이 중대재해법상 안전보건을 확보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삼표산업이 중대재해법상 ‘원청의 책임범위’에 있다고 해도 경영책임자가 사업소의 안전보건 의무 이행을 제대로 관리감독했는지는 상세히 따져봐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 양주사업소는 레미콘 제조업체로 분류돼 매년 ‘사업주’가 위험성 평가를 진행해야 했다. 중대재해법상 사업주는 안전보건관리 책임자를 선임하고 위험성 평가 등을 보고 받아 챙겨야 할 의무가 있는 ‘본사 대표이사’로 볼 수 있다. 노동부는 지난달 31일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현장사무실과 협력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통해 삼표산업이 안전장치인 방호망을 설치했는지, 굴착면 기울기 기준을 제대로 세웠는지 등을 확인중이다. 노동부는 본사 측에도 안전보건 의무 이행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지 불과 사흘 만에 발생한 이번 사고와 관련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알려지지 않았던 사망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며 “사고가 없던 게 아니라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들지 않은 사업주가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산재사망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삼표에서 발생한 중대재해가 애초 법 취지에 맞게 집행될 수 있도록 철저한 진상조사와 엄정한 처벌을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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