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사진 없앤 김정은, '수령' 등극 나선 속내는

  • 등록 2021-10-29 오전 8:31:27

    수정 2021-10-29 오전 8:31:27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북한이 ‘김정은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올해 집권 10주년을 맞이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본격적인 신격화에 나선 가운데 북한 관영 매체들은 최근 김정은에 처음으로 ‘수령’이란 호칭을 붙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령’은 앞서 김일성 주석에만 허락됐던 칭호로 김정일도 생전에 사용하지 못했던 존칭이다.

28일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국가정보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보위 국감중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의 보고 내용 일부를 알리며 “김정은 위원장이 당 회의장 배경에서 김일성·김정일의 사진을 없앴다. ‘김정은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지난 22일 북한 노동신문 논설에 따르면 김정은을 ’수령‘으로 지칭한 표현이 세 군데 등장했다. ‘혁명의 걸출한 수령이시며 인민의 위대한 어버이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또 한 분의 위대한 수령’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를 혁명의 위대한 수령으로’ 등이다.

북한 매체들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노동신문이 김일성의 타이틀이었던 ’수령‘을 김정은에게 붙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생전엔 ‘장군님’으로 불렸고 사후에야 ‘선대 수령’이란 호칭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의 수령제를 연구해온 정교진 고려대 북한통일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김정일이 생전에 수령 호칭을 쓰지 않은 것은 자칫 유훈 통치와 결별하고 김일성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김정은도 집권 초기엔 수령 등극을 미룬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집권 10주년을 맞은 김정은이 3대에 걸친 신격화 통치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 의원은 “’김정은주의‘를 북한의 어떤 새로운 독자적인 사상체계로 정립하는 시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북한 주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다. 이에 북한이 최악의 경제·식량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신격화 통치를 시도했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경제난으로 인해서 사회 체제가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을 김일성급으로 높이기 위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 봉쇄로 북중무역은 전년대비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고, 현재 국가의 기본 기능인 화폐 발행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최근 “살얼음을 걷는 심정”이라면서 “낟알 한 톨까지 확보하고 밥먹는 사람은 모두 농촌 지원에 나서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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