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50주년 리유저블 컵을 팔겠다는 리셀러들의 글. /중고거래 카페, 연합뉴스

스타벅스가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을 기념해 무료로 제공한 리유저블컵(다회용 컵)을 고가에 되파는 리셀러(재판매자)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8일 ‘리유저블컵 데이’ 행사를 열고 하루 동안 주문하는 모든 제조 음료를 리유저블컵에 담아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커피를 통한 스타벅스의 지속가능성 가치와 다회용 컵 사용 권장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그러나 당일부터 웃돈을 붙여 컵을 판매하겠다는 글이 쇄도하면서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29일 포털 사이트 중고거래 카페와 당근마켓 등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스타벅스 50주년 리유저블컵 판매’라는 제목의 글은 수백 건에 달한다. 리셀러들은 컵을 ‘한정판 굿즈’라고 소개하면서 구매를 독려했고 한 개당 2000~5000원 정도의 가격을 매겼다.

보통 뜨거운 음료용 컵과 차가운 음료용 컵을 한 세트로 판매하겠다는 글이 많았다. 가격은 1만원에서 2만원까지 기준 없이 천차만별이다. 일부 판매자는 3만원에 내놓기도 했다. 상품 설명란에는 ‘수령과 동시에 음료를 옮겨 씻었다’ ‘빨대 미개봉’ 등의 문장을 덧붙여 새 상품과 거의 가까운 제품임을 강조했다. 한 판매자는 스타벅스가 1회 주문 시 제한을 뒀던 20잔에 가까운 수량을 쌓아 올린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중고거래 카페 글

앞서 일부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몰린 인파 탓에 주문한 음료를 받기 위해 1시간 이상 기다리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비대면 주문인 사이렌 오더를 통한 주문도 폭증해 한때 3000여명의 접속 대기 인원이 뜨기도 했다.

스타벅스에서 일어난 대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한 매장에서 여름 한정 사은품 ‘레디백’을 구하기 위해 음료 300잔을 주문한 뒤 그대로 버리는 소동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스타벅스는 음료 17잔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사은품을 증정했는데, 리셀러로 추정되는 해당 소비자는 300잔에 제공된 사은품 17개만 갖고 가게를 떠났다.

이외에 올해 초 있었던 ‘스페셜 에디션 플레이모빌 피규어’ 행사에서 소비자들이 줄을 서다 충돌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이때 역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상품을 되파는 리셀러들의 글이 봇물 터지듯 등장했고 고가에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