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매출액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매출액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원·달러 환율 상승 덕에 1조원대를 회복했다.

현대차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6조9664억원, 1조2377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 30.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9993억원(비지배지분 포함)으로 23.3% 늘었다.

현대차는 2017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했다. SUV 트렌드에 맞춰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는 등 제품 믹스를 개선했고 쏘나타 신차 효과 등이 더해지며 2분기 수익성이 호전됐다는 설명이다.

실적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현대차는 쉽게 웃음 짓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 '장사 성적표'인 차량 판매량은 감소한 탓이다. 현대차는 2019년 2분기(4~6월) 글로벌 시장에서 110만491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코나 등 SUV 인기로 전년 동기 대비 8.1% 늘어난 20만156대를 판매했지만, 해외에서는 10.1% 줄어든 90만4760대를 팔았다.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 부진이 원인이다.

실제 차량 판매가 줄었음에도 실적이 반등한 것은 급등한 환율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3일 원·달러 환율은 북한 리스크 감소와 미국 환율 보고서 발표가 맞물리며 1054.2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올해 2분기가 시작한 4월 1일 원·달러 환율은 1133.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00원, 올해 108원을 벌었더라도 환율 효과를 걷어내면 실제 수익은 동일한 100원인 셈이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제가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와 투자 심리 위축, 신흥국 경기 부진 등 다양한 요인들이 어려운 경영환경을 유지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대차는 신기술 연구비를 확대했다. 이 영향에 2분기 영업부문 비용은 전년 동기대비 13.8% 늘어난 3조3853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를 본격화 하고, 인도시장에서 베뉴 판매를 늘려가는 등 주요 시장에서 제품 믹스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전동화, 모빌리티, 커넥티비티 등 미래 신기술 역량을 강화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향후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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