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앞 집회 열고 “소액주주에게 책임 전가” 주장

"개미들이 무슨 죄냐, 거래 재개 촉구한다", "한국거래소는 당장 신라젠 거래 재개하라."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TX) 서울사무소 앞에서 '신라젠 주권 회복 및 거래재개 촉구 집회'가 열렸다.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앞에서 신라젠 주식 거래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신라젠 행동주의 주주모임(이하 주주모임)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80여명(3시 기준)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방지를 위해 이날 집회 장소에는 별도의 입구가 마련됐다. 주주모임 측은 입구에 인원을 배치, 집회에 참석하는 인원과 현장에 있던 취재진의 체온을 쟀다. 또, 입장을 위해서는 명단 작성과 호흡기 증상 여부 및 해외 여행 이력 등을 묻는 건강 문진표를 작성해야 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이날 집회는 비가 예고된 탓에 대다수의 인원이 마스크와 우비를 함께 착용한 채로 진행됐다.

신라젠 행동주의 주주모임 이성호 대표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신라젠 행동주의 주주모임 이성호 대표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삭발식을 감행한 이성호 대표는 신라젠 거래 재개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17만 주주들의 꿈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의 온당한 결정을 기다린다”며 “그때에야 자본 시장 발전이라는 한국거래소의 존재 이유를 다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 주주들은 지난달 19일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짐심사 대상에 선정한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날 주주들은 “상장 이전에 있었던 경영진의 잘못 때문에 법인 전체가 책임을 뒤집어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한국거래소와 더불어 정치권 또한 이날 주주들의 성토 대상에 올랐다. 이날 찬조연설을 맡은 신장식 변호사는 “과거 검찰 조사 당시 유력 인사들이 언급되면서 정치권에서는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결국 경영진들에 대한 혐의 말고 나온 게 없는 상황에서 자기 말에 책임을 지는 정치인이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다.

집회 현장에 붙은 현수막 모습. 
집회 현장에 붙은 현수막 모습.

이어 연단에 금융정의 연대 전지현 사무국장은 “자본시장에서 늘 피해를 당하는 건 힘없는 개인”이라며 “과거 상장 당시, 신라젠을 심사했던 한국거래소가 또다시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한국거래소가 자신들의 책임을 쏙 빼놓은 채 책임을 전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전 사무국장은 “한국거래소는 무엇이 투자자를 보호하는 일인지 무겁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전광석화와 같이 거래를 재개한 반면, 신라젠에 대해서는 거래중단 결정을 내렸다. 부당한 처사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주주들은 신라젠 경영진들 또한 거래 재개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주주모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따라 이후 2차, 3차 집회를 이어갈 수도 있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신라젠
신라젠

한편.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19일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한 기심위는 15영업일 이내 심의를 거쳐 상장 폐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기간 중 신라젠이 경영개선계획서를 거래소에 제출할 경우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로 기심위의 심의는 연기된다.

기심위 심의 마감일인 10일 신라젠은 경영개선계획서 제출을 마친다는 입장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이날 중 제출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라젠이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할 경우,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는 오는 8월 7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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