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억명 시대

2021.01.25 20:48 입력 2021.01.25 20:58 수정 장은교 기자

전 세계 누적 확진 9977만명으로 인구의 1.3%

60여개국서 변이 바이러스, 새로운 팬데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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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곧 1억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8일(현지시간) 영국을 시작으로 60여개국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세를 따라잡진 못하고 있다. 특히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면서 입국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통행금지를 확대하는 등 각국은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를 보면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5일(GMT 기준) 9977만명을 넘었다. 2019년 12월31일 중국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병했다”는 내용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지 13개월 만에 세계 인구(약 78억명)의 1.3%가 신종 전염병에 걸려 고통받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지난 한 주 동안 매일 평균 65만명씩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누적 사망자 수는 213만명을 넘었다.

가장 피해가 심각한 곳은 미국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25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 수는 42만명을 넘겼다. 워싱턴대의 한 연구팀은 24일 “지금 추세라면 오는 5월1일까지 미국에서 56만9000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인도, 브라질,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아프리카 확산의 중심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140만명을 넘겼고, 중동에선 이란이 137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해 가장 큰 피해를 기록하고 있다.

백신 접종은 60여개 나라에서 실시되고 있지만 공급물량 부족과 단기간에 개발된 백신에 대한 거부감, 백신 접종 인프라 부족 등으로 계획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24일까지 전 세계 인구 중 0.82%만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이스라엘의 접종률이 41.8%로 가장 높았고 영국이 10%, 미국이 6.2%로 나타났다. 올여름까지 회원국 전체 70%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겠다는 계획을 세운 유럽연합(EU)은 1.9%로 낮은 편이다. 유럽은 공급량이 부족해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물량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백신 접종이 중단됐고, 아스트라제네카도 계약한 물량보다 공급이 늦어질 수 있다고 밝히면서 유럽 각국엔 비상이 걸렸다.

백신 접종은 느린데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라 생겨나면서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세계 60여개국에서 확인됐고 각국은 비상조치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26일 0시부터 1주일 동안 국제 항공출입국을 막기로 했다. 의료 목적이나 장례 문제, 화물수송 등 특별한 경우만 허용된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 접종을 진행했지만, 지난주에만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서자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영국은 지난 22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나서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력뿐 아니라 치사율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밝히며 더 강력한 봉쇄조치를 예고했다. 프랑스 정부도 “변이 바이러스 자체가 2차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다”며 27일 ‘3차 봉쇄안’을 발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선 25일 0시부터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통행금지(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30분까지)를 실시하겠다고 밝히자,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격렬하게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코로나19 검사소에 불을 지르고 상점 유리창을 부수는 등 폭력행위를 벌여 100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됐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에 해제한 입국규제를 복원하고 그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25일부터 브라질과 유럽 26개국에 적용해온 입국제한을 복원하고, 남아공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남아공을 새로 입국제한국 명단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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