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투잡' 뛰는 자영업자 역대 최다..."부업해도 생계난에 허덕"

2021.08.30 오전 04:45
[앵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이른바 '투잡'을 뛰는 나 홀로 자영업자 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부업까지 하면서도 좀처럼 형편이 나아지지 못하는 현실에 자영업자들은 방역을 우선 강조하는 정부를 원망했습니다.

박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도심에서 고깃집을 하는 김태봉 씨는 지난 3월부터 배달대행업체 기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반의 반토막이 나면서, 빚으로도 가게 유지비를 내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위험하다는 가족들 걱정에도 난생처음으로 오토바이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따금 오는 고깃집 손님들은 아내가 맞이하고 있습니다.

[김태봉 / 고깃집 업주 : 그거(배달) 안 하면 대출받든지 일을 해야 하는데 대출 더 받는 거보다, 내 몸을 때워서라도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나가면 괜찮을 것 같아서요.]

1년 반에 걸친 집합금지를 버티고 있는 노래방 업주 최은정 씨.

반년 전부터 김밥집, 고깃집, 해장국집을 전전하며 설거지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보름 전 주방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무릎을 다치면서 아무것도 못 한 채 병원만 다니고 있습니다.

[최은정 / 노래방 업주 : 익숙지가 않잖아요. 설거지도 그렇고 뭐도 그렇고, 해본 사람이 그런 일을 하는 거잖아요. 그 밑에 계속 세제랑 물이 흐르니까 접질려 버린 거에요, 이걸 들고.]

돈 벌 길이 꽉 막히면서 천만 원이 넘는 노래방 월세가 걱정입니다.

안 좋은 생각도 여러 번 했지만, 몸져누운 남편이 있어 버텨냈습니다.

[최은정 / 노래방 업주 : 월세가 천만 원이 넘게 밀렸어요. 폐업을 어떻게 합니까. 남편까지 쇼크로 작년 7월에 뇌출혈로, 뇌수술을 3번이나 받는 바람에 주위에 안 깔린 곳이 없어요, 빚이.]

종업원이 없는 나 홀로 자영업자 가운데 부업을 하는 업주는 지난달 15만5천 명, 역대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폐업을 위해 점포 철거비 지원을 신청한 경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늘었습니다.

갈수록 나빠지는 생존 여건 속에 업주들은 방역만이 나라의 책임은 아니라고 성토합니다.

[이기동 / 코로나19 금지업종 비상대책위원회 : '투잡'을 뛰고 있는 분들이 작년은 30%였지만, 제 주위를 보니 거의 70%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신 1차 접종률 70%가 되면, 정부가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위드 코로나' 체계로 전환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자영업자들은 이제 기대하는 일마저 지쳤습니다.

YTN 박희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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