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헝다 '운명의 날'…연휴 끝나고 문여는 韓증시 충격 불가피

      2021.09.23 05:40   수정 : 2021.09.23 08:14기사원문
홍콩에 위치한 헝다그룹 건물 © 로이터=뉴스1


(삼성증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신기림 기자 = "중국 헝다그룹은 23일 채권 만기일에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5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을 전망하며 이 회사의 신용평가등급을 최하위 투기등급(정크)인 CC 등급으로 하향했다. 지난해부터 심심치 않게 거론되던 헝다그룹의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올라온 순간이었다.



무려 350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헝다그룹이 결국 파산한다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 이슈까지 겹치면서 연휴내내 쌓였던 불안심리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대폭 키울 가능성이 높다.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가 표면화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출렁였다.
헝다그룹의 부채 규모가 워낙 커서 '중국발 제2 리먼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마저 나온다.

그나마 전날 중국 본토 증시가 낙폭을 줄인 건 다행스러운 모습이다. 장초반 1% 넘게 떨어졌던 상하이 증시는 낙폭을 모두 만회해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선전 지수도 장초반 1%대 하락한 뒤 낙폭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CSI300지수 낙폭도 오전장 2%대였지만 1% 미만으로 축소됐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의 경우 중대형 부동산 비중이 크고, 본토 증시에는 중소형 부동산 비중이 큰데 '헝다부동산'이 홍콩에 상장되어 있음에도 홍콩보다 중국 본토 부동산지수 조정폭이 더 크다"면서 "헝다 리스크가 중소형 기업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 것이며 설령 헝다그룹이 디폴트 상황에 놓인다 하더라도 시스템 문제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내년 2월 동계 올림픽 개최와 가을 최고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경기 활성화와 금융시스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헝다그룹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을 방치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과거 하이난항공(HNA Group)처럼 디폴트 처리될 수도 있지만 해당 자산을 기타 국영기업이 인수하는 형태로 중국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금융기관과 기업에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민 개인까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별다른 조치 없이 파산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헝다그룹 디폴트 가능성 높아" 중국 정부 개입할까…中 본토 증시 낙폭은 줄어

헝다그룹 주요 계열사인 헝다부동산이 이날 채무 이자를 지급할 것이라고 전날 발표한 것도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일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헝다부동산은 성명을 내고 '선전증시에서 거래된 2025년 9월 만기 채권의 5.8%에 대한 쿠폰(이자) 지급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헝다그룹은 내년 3월 만기 채권에 대해 8350만달러(약 989억원)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또 2024년 3월 만기 채권에 대해선 오는 29일에 4750만달러의 이자를 추가로 내야 한다.
헝다그룹이 지불 예정일로부터 30일 내 이자를 결제하지 못하면 두 채권 모두 채무 불이행으로 처리된다. 현재 헝다그룹은 약 3000억달러(350조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


인민은행 고문위원을 지낸 리 다우쿠이 칭화대 경제학 교수는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자 지급 성명 발표에도 불구하고)내년 만기의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 8350만달러를 지불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면서 "헝다그룹의 디폴트로 인해 많은 건설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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