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 과잉 진압 논란: 타이어 니콜스 측 변호사, '경찰 개혁안 통과 촉구'

  • 첼시 베일리, 앤투아네트 래드포드
  • BBC News in Memphis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유가족 측 변호사 벤 크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타이어 니콜스 사건을 계기로 경찰 개혁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달 초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경찰 진압에서 흑인 운전자 타이어 니콜스(29)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유가족 측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계류 중인 경찰 개혁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운전자 니콜스는 지난 7일 교통 단속 과정에서 경찰관 5명에게 심하게 구타당해 결국 사망했다.

벤 크럼프 변호사는 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니콜스의 죽음을 현재 상원에서 계류 중인 '조지 플로이드 정의 치안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한 계기로 삼아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니콜스의 모친은 아들의 죽음이 세상에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로 슬픔을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다.

크럼프 변호사는 "니콜스의 어머니는 아들이 이 변화를 위해 세상에 태어났고, 이번 비극을 계기로 더 큰 선이 찾아오리라고 마음속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 플로이드 정의 치안법'은 연방 정부 차원의 경찰의 목 조르기식 제압 금지, 경찰의 위법 행위에 대한 기소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에게 체포되던 중 무릎을 꿇은 채 9분 넘게 목이 졸리면서 사망한 사건 이후 다음 해인 2021년 발의됐다.

플로이드의 죽음은 국제 사회 전반의 큰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2021년 3월 당시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던 하원에선 이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이후 상원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계류 중이다.

크럼프 변호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니콜스의 죽음이 끝내 '조지 플로이드 정의 치안법' 통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우리의 수치"라면서 법이 바뀌지 않으면 경찰에 의한 사망 사건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데릭 존슨 '미 유색인 지위 향상 협회(NAACP)' 회장 또한 의회를 향해 행동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존슨 회장은 성명을 "(의원들은) 법안을 수정해내지 못했기에 또 다른 부고를 만든 것"이라면서 "경찰 폭력에 희생된 자들의 이름은 하나하나 나열할 수 있으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과된 법의 이름은 단 하나도 댈 수가 없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공화당 출신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은 입법 절차를 서두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조던 위원장은 NBC 프로그램 '언론과의 만남'에서 "이 경찰관 5명은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 … (니콜스 사망 당시) 영상 속에서 확인한 이런 종류의 악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운전자 니콜스는 경찰 진압 사건 3일 만에 사망했다.

한편 니콜스와 유년 시절부터 친구였다는 안젤리나 팩스턴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니콜스가 남긴 우리 사회의 유산은 법률 개혁을 통해 기려질 것이라면서 니콜스는 언제나 "세상을 바꾸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니콜스는 "BLM('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매우 열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니콜스는 언제나 변화를 일으키고자 했다"는 팩스턴은 "이번 일로 고통을 받고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함께 헤쳐 나가고 있고, 또 마침내 하고 싶었던 일을 이룬 니콜스가 하늘에서 지금 웃고 있다고 제가 장담한다는 걸 알아달라"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28일 멤피스 경찰국은 가해 경찰관 5명(드미트리오스 헤일리, 데스몬드 밀스 주니어, 에밋 마틴 3세, 저스틴 스미스, 타다리우스 빈)이 속해있던 '스콜피온' 경찰 유닛을 해산 조치했다.

50명 규모의 '스콜피온' 유닛은 '우리 이웃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거리 범죄 (소탕) 작전'의 줄임말로, 특히 자동차 절도, 갱 관련 범죄 등의 발생률을 낮추고자 창설됐다.

한편 가해 경찰관 5명은 지난주 해임돼 현재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교도소 기록에 따르면 이들 다섯 중 4명은 보석금을 내고 27일 아침까지 구금에서 풀려나 있었다.

마틴과 밀스 전 경찰관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은 의뢰인들이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렐린 데이비스 멤피스 경찰서장은 27일 B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콜피온 팀은 도시의 총기 폭력 사건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사전 예방적인 태도를 보이고자" 창설된 팀이라면서도 니콜스를 잔인하게 구타한 경찰관들은 "정도에 어긋났다"고 인정했다.

"모든 유닛에 대한 개별 평가를 하고 있다"는 데이비스 서장은 "이는 필수적인 단계다. 우리 경찰은 지역사회에 완전한 투명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테네시주 셸비 카운티의 플로이드 보너 주니어 보안관은 대치 상황에 이후 현장에 나타난 부보안관 2명 또한 내사 전까진 업무 정직 상태라고 말했다.

동영상 설명, 타이어 니콜스 체포 상황이 담긴 현장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