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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전 상원의원 “김치의 날은 한인 공동체를 의미있는 방식으로 존중하는 방법”
2024.04.24



김혜린 기자 kimhyelin211@korea.kr
사진 = 전한 기자 hanjeon@korea.kr
영상 = 전한, 이준영 기자 hanjeon@korea.kr, coc7991@korea.kr

"한국인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음식을 기념하는 날을 지정하는 것이 아르헨티나의 한인 공동체를 의미 있는 방식으로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해외 최초로 국가적 차원의 ‘김치의 날’ 제정을 이끈 막달레나 솔라리 킨타나 전 아르헨티나 상원 의원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던 솔라리 킨타나 전 의원은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과 협의해 아르헨티나 정부가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기념하는 결의안을 지난 2021년 7월 발의했다. 김치 매력 알리기에 발벗고 나선 그의 열정과 노력으로 연방상·하원에서 각각 아르헨티나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이 통과됐다. 그가 결의안을 발의한 지 2년 만이다. 

결의안엔 김치의 역사와 우수성이 담겼다. 유네스코가 김치 준비·보존 과정인 '김장'을 세계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난 2013년 인정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외국에서 한 나라의 주 또는 도시가 김치의 날을 제정한 사례는 있지만, 한 국가가 '김치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것은 아르헨티나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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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달레나 솔라리 킨타나 전 아르헨티나 상원의원이 8일 서울 용산구 주한아르헨티나 대사관에서 진행된 코리아넷과 인터뷰에서 '김치의 날' 제정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솔라리 킨타나 의원은 지난 8일 주한아르헨티나 대사관에서 진행된 코리아넷과 인터뷰에서 60년 역사를 가진 아르헨티나 내 한인 공동체의 성공적인 융합과 아르헨티나에서 높아진 한류의 위상이 결의안 통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에밀리아노 와이셀피츠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국인 친구가 한 명쯤은 있을 정도” 라며 “아르헨티나 사람에게 한국문화는 단지 미디어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가까이서 접하는 문화”라고 설명했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

-방한 후 김치를 직접 담갔다고 들었는데 어땠나.

아르헨티나에선 배추를 미리 조각조각 잘라 만드는 김치만 담가봤다. 그래서인지 잎으로 배추를 싸는 전통적 방식으로 김치를 담그는 방법을 배운 것은 정말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김치를 담근 후엔 김치 공장도 방문했다. 직원들이 청결과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쓰며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토마토, 양파 등 각종 채소를 넣은 김치까지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김치담그기와 공장 방문에서 한국인의 김치를 향한 애정과 존중을 느낄 수 있었다.

- 특별히 좋아하는 김치나, 김치에 관한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면?


제일 좋아하는 김치 한 종류를 꼽는 것은 정말 어렵다. 배추김치, 무김치, 열무김치 등 먹어본 김치들 모두 각각 고유의 독특한 풍미가 있고 맛있었다. 김치는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처음 접했다. 그러다 집 근처에 사는 한인 친구를 사귀게 됐고, 부산 출신인 그의 아버지가 담근 김치를 먹어 보곤 단번에 그 맛에 매료돼 빠져버렸다. 이후 한국문화에 흥미를 느껴 문화원에 연락해 한식 축제에 참여하며 더 다양한 김치를 맛보고 김치를 더 많이 알게 됐다.

- '김치의 날' 제정을 추진한 배경은 무엇인가.

양국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한국인 공동체를 의미있는 방식으로 존중하려는 시도였다. 아르헨티나의 한국 이민자나 한인 공동체를 위한 날을 따로 정하는 대신, 모든 한국인의 건강음식(슈퍼푸드)인 김치를 기리는 것이 더 진정한 문화의 존중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인의 정체성은 김치와 뗄 수 없다고 본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김치를 한인 이민자의 문화적 본질로 설명하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이는 한국인 공동체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 결의안 의결 과정에서 나타난 아르헨티나 사회의 반응은?

결의안을 발의한 날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의원들이 등원한 국회가 열렸다. 당연히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모든 언론에서 이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고, 김치를 향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김치가 무엇인지 궁금해 했고, 김치와 한국 요리를 다루는 기사가 대거 쏟아졌다. 이런 영향으로 한국 음식점을 찾아 한식을 먹어보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점차 한국음식점도 확산되는 추세다.

- 이달 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글로벌 김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김치 홍보대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아르헨티나에서 고품질 김치를 대용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까다로운 보건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돌아가면 관련 기관과 접촉을 시작할 생각이다. 이러한 작업과 병행해 발효 식품이 인체에 유익하다는 점을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김치의 매력을 널리 알려나가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 코리아넷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면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김치는 계속 먹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래서 김치를 먹어보라는 말 대신 한국 문화를 더 많이 알아보고, 서로 소통하며 새로운 점을 발견해보기를 바란다. 상호 작용 과정에서 우리가 가진 것을 알리고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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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리아노 와이셀피츠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는 8일 서울 용산구 주한아르헨티나 대사관에서 진행된 코리아넷과의 인터뷰에서 “ '김치의 날' 제정이 한국과 아르헨티나 국민이 서로의 존재와 중요성, 양국 관계를 더욱 웅숭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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