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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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종대
저자 김종대는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일했고, 지금은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한국의 도깨비연구』, 『한국 민간신앙의 실체와 전승』, 『우리 문화의 상징세계』, 『한국의 학교괴담』 등이 있다.
목차
- 머리말
프롤로그 - 잃어버린 신, 도깨비 이야기를 시작하며
1. ‘도깨비’는 ‘능력 있는 남자’라는 뜻이다?
도깨비=돗+가비 | 사람들은 도깨비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 도깨비 머리에는 뿔이 없다! | 지배계층의 도깨비 vs 민중의 도깨비
2. 도깨비, 귀와 오니 사이에서 길을 잃다
도깨비와 귀, 요괴는 차이가 있다 | 오니에서 갓파까지, 일본의 요괴들 | 중국의 귀는 어떤 것일까
1장 - 도깨비의 장난, 도깨비의 식탐
1. 도깨비의 집은 산꼭대기가 아니다
산에 사는 도깨비, 고개에 나타나다 | 얕은 바다에 사는 도깨비, 뿅뿅뿅 소리를 낸다? | 공동묘지에 사는 도깨비불
2. 도깨비는 술과 여자와 메밀묵을 탐한다
장난꾸러기 또는 심술쟁이 | 도깨비는 씨름을 좋아한다 | 도깨비는 여자를 탐한다 | 도깨비는 메밀, 술, 고기를 좋아한다
3. 도깨비가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
인간 세상 속으로 들어와 살고 싶어 하는 도깨비 |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도깨비 | 신의 모습으로 사람에게 나타나는 도깨비
2장 - “금 나와라, 뚝딱!” 도깨비방망이가 말하는 것
1. 도깨비방망이 얻기, 그 의미와 교훈
효를 강조하는 도깨비방망이 얻기 |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의 변형
2. 도깨비는 왜 씨름하기를 좋아할까
씨름은 우리 민족에게 무엇이었을까
3. ‘도깨비 만나 부자 되기’에 나타난 도깨비 심성
여자는 도깨비와 부부관계를 맺으면 부자가 된다 | 남자는 도깨비와 친구가 되어야 부자가 된다 | ‘도깨비 만나 부자 되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4. 도깨비에게 홀렸다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깨비는 사람을 홀리기보다 사람과 어울리고 싶어 한다
3장 - 도깨비불, 기묘한 푸른 불꽃
1. 도깨비불을 보면 어떤 일이 생길까
도깨비불은 어떻게 나타날까 | 도깨비불은 풍어와 풍년을 가져다준다
2. 큰 인물 될 사람을 알아보는 도깨비
도깨비는 어떤 인물을 알아볼까 | 왜 도깨비를 등장시킨 것일까
3. 도깨비가 명당자리를 알려주기
도깨비터는 왜 부자가 되는 명당인가 | 도깨비는 뛰어난 지관?
4장 - 도깨비의 교훈, 충과 효
1. 도깨비는 이야기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신인가, 사람인가 | 도깨비는 그렇다면 어디에 위치하는 존재인가
2. 도깨비 이야기가 말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도깨비 이야기에 나타난 교훈, 충효와 우애 | 도깨비의 징벌로 야기된 성 이야기, 그것이 만들어진 이유 |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궁핍을 위안 삼는다
5장 - 도깨비, 부르거나 내치거나
1. 고기를 많이 잡게 해주는 도깨비 제사
풍어를 기원하는 도깨비고사 | 뱃고사에 나타나는 도깨비 신앙 | 점세속에 나타난 도깨비 신앙
2. 역신으로 나타난 도깨비를 쫓아내는 굿
돌림병을 없애기 위한 여제 | 진도에서는 왜 도깨비굿이 행해지는가 | 도깨비굿의 현장으로서 한 사례 | 진도와는 다른 전북 순창의 도깨비굿 | 여자가 병에 걸렸을 때 행해지는 제주도의 영감놀이
3. 화재신으로 모셔지는 도깨비굿
전북 진안군 백운면 반송리의 도깨비제 | 전북 임실군 관촌면 상월리 상월의 ‘김새환제’ | 전북 임실군 관촌면 구암리의 도깨비굿
참고문헌
책 속으로
도깨비는 일반적으로 원시인 복장을 하고 머리에는 뿔이 나고 손에는 못이 박힌 철퇴를 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도깨비는 일본에서 들어온 오니(おに)의 형상을 그대로 본뜬 것이다. 즉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혹부리영감 이야기’가 초등학교 국어독본에 실리면서 여기의 삽화인 오니가 우리의 도깨비 형상으로 둔갑한 것이다. 그런데도 해방 이후 우리 교과서에 오니가 도깨비인 줄 알고 그대로 실렸으며, 그것이 마치 도깨비의 본모습인 양 인식되는 결과를 낳았다. (중략)
도깨비는 그런 점에서 서럽다고 하겠다. 도깨비가 도깨비대로의 모습을 갖지 못하고 남의 나라 요괴의 모습으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깨비가 과연 어떤 형상으로 나타나 우리 곁에서 살고 있으며, 도깨비가 어떻게 신앙 대상으로 정착하게 되었는지를 올바르게 아는 것이 필요하다. - 머리말에서
출판사 서평
‘혹부리영감’에 나오는 뿔 달린 도깨비는 가짜다!
드라마 속 ‘메밀꽃과 푸른 불꽃’,
현대로 소환된 우리 전래의 신을 다시 만난다!
도깨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도깨비는 머리에 뿔이 달리고 아랫도리만 가린 옷을 입고 한 손에는 철퇴를 들고 있다고 대답한 당신, 틀렸다. 당신이 말한 도깨비는 일본 강점기에 일제가 우리에게 강제로 주입한 또 하나의 일본 문화이다. 우리의 도깨비는 머리도 뿔도 없고, 원시인 같은 옷차림을 하고 있지도 않고, 손에는 철퇴를 들고 있지도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도깨비의 모습은 일본의 전래동화인 ‘혹부리영감’이 우리에게 그대로 이식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도깨비는 어떤 존재인가? 일제 강점기, 강제로 ‘잃어버린’ 전래의 신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한 연구로 ‘도깨비박사’라는 별칭까지 얻은 지은이는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에서 도깨비라는 단어의 어원에서 도깨비의 성격, 취향, 그리고 존재의 의의까지, 도깨비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것들, 우리가 알고 싶은 것들을 17가지로 명료하게 정리하여 알려준다.
돗+가비=능력 있는 남자?
도깨비의 순박한 장난과 순진한 심술 사이
먼저, 도깨비라는 단어는 어디에서 왔을까?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은 5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프롤로그에서 지은이는 먼저 도깨비의 어원을 분석한다. 15세기인 세종대왕 시절에 발간된 『석보상절』에 ‘돗가비’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도깨비는 이 ‘돗’과 ‘가비’가 합쳐져서 생긴 합성어이며, 뜻은 ‘능력 있는 남자’라고 지은이는 분석한다. 그리고 중국의 다리가 하나뿐인 귀신(독각귀)이나 일본의 요괴와 도깨비를 비교 분석하면서 우리의 도깨비가 중국의 귀(鬼)와 일본의 오니(鬼)와 혼동되거나 뭉뚱그려져 오해받고 있는 상황을 보고하며,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 전래의 신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1장에서는 도깨비의 속성과 취향을 들려준다. 도깨비는 보통 산이나 얕은 바다에 살고 있으며, 길 가는 사람에게 씨름을 하자고 하는 장난꾸러기, 또는 모래를 뿌리거나 솥뚜껑을 솥에 집어넣어버리는 등 심술을 부리는 심술꾸러기로 알려져 있다. 산마루에서 도깨비를 만난 민담을 채록한 책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이하게도 씨름은 씨름인데 몸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글씨름’이다.
(전략) 선비가 놀라 앞을 보니 허드레 장승같은 구척 장신의 도깨비가 버티고 서 있지 않은가?
“이놈 무엄하구나, 냉큼 길을 비켜라.”
선비는 짐짓 힘을 주어 소리를 질렀다.
“내 이곳에서 삼백 년을 기다렸는데 조선 천지에 글 하나 제대로 한다는 놈을 못 만났다.”
“나는 노모의 환후가 위중해 약을 구해 가는 몸이니 어서 길을 비켜라.”
“네가 내 시구에 대구를 하기 전에는 여기서 한 발짝도 못 갈 줄 알아라.”
선비는 이판사판인지라 마음을 굳게 먹고 말했다.
“어서 글을 지어라. 내 대답을 하마.”
“좋다. 네가 대구를 지으면 내가 네 어미의 병을 고쳐주겠다. 그 대신에 네 대구가 틀리면 너는 이 자리에서 죽어야 한다.”
“귀매망량 사대귀(鬼魅?? 四大鬼 : 귀대망량은 네 개의 귀 자가 있고)”
도깨비는 의기양양했다.
선비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끝에 대답했다.
“비파금슬 팔대왕(琵琶琴瑟 八大王 : 비파금슬은 여덟 개의 왕 자가 있다)”
그러자 도깨비는 넙죽 엎드려 세 번 절을 하고 나더니, “내 일찍이 삼백 년을 이곳에 머물러 대구를 구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오늘 선생님을 몰라 뵈옵고 무례를 범하였으니 용서해주십시오.” 하면서 허리춤에서 약을 꺼내 선비에게 주었다. (「민담민요지」에서)
도깨비는 사람을 좋아하며, 때로는 사람에게 다가오는데, 여자에게는 성적으로 접근하며, 남자에게는 친구로 접근한다. 그리고 그들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을 보면 도깨비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고 싶어 하고, 사람에게 다가오고 싶어 하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메밀묵과 술, 고기, 여자를 좋아하며 말의 피를 싫어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도깨비고사에는 반드시 제상에 메밀묵을 올리며, 도깨비를 쫓는 이야기에는 반드시 말의 피를 뿌려놓는 이야기가 나온다.
2장에서는 부자가 되게 만들어준다는 ‘도깨비망방이’를 둘러싼 의미를 파헤친다. 전래동화인 ‘개암 열매와 도깨비방망이’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도깨비방망이는 효를 강조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한다.
3장에서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일반적으로 도깨비불로 알려진 푸른 불꽃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깨비불은 좋은 조짐으로 여겨지는데, 농경시대에 농민들에게는 풍년을, 어민들에게는 풍어를 가져다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도깨비는 뛰어난 지관으로서 명당자리를 알려주는 존재로도 전한다.
4장에서는 이야기 속에서 도깨비가 차지하는 역할과 위치를 이야기한다. 도깨비는 신일까, 사람일까? 지은이는 도깨비는 신격을 갖고 있지만 상위의 신은 아니고 하위 신 정도에 머물며, 도깨비방망이 이야기에서 보듯이 일종의 심판자 역할을 한다고 본다.
마지막 5장에서는 도깨비를 받드는 두 가지 제의를 탐구한다. 하나는 ‘도깨비를 불러들이는’ 제의로서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도깨비를 내치는’ 제의로, 화재나 질병을 물리치기 위해 드리는 것이다.
메밀꽃과 푸른 불꽃,
도깨비의 부활로 잃어버린 로망을 다시 일깨운다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첫발을 딛는 순간, 인간은 달에서 방아를 찧는 옥토끼를 잃어버렸다. 과학이 설화와 신화를 죽여버린 것이다. 도깨비도 마찬가지다. 과학과 기술문명 덕분에 도깨비라는 민속적 존재는 설 곳이 점점 좁아지거나 아예 없어져버렸다. 도심의 삶을 사는 현대인은 도깨비라는 존재를 두려워하기는커녕 존재 자체를 거의 믿지도 않으며, 전래동화책 속에나 등장하는 우스꽝스러운 존재 정도로 여기고 있다.
기존의 도깨비 이야기는 충효와 우애라는 교훈의 전달자로 작용하며, 피지배층(하층민) 사이에서는 현실의 궁핍에서 벗어나기 위한 장치로 이용되었다. 말하자면 도깨비는 “사회적으로 억압을 받아왔던 계층의 현실적인 불만을 대리만족시켜 줄 수 있는 존재”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방영된 한 드라마에는 ‘모던한’ 도깨비가 등장한다. 여기에는 메밀꽃, 푸른 불꽃, 도깨비터 등, 도깨비를 연상시키는 단어들을 등장시킴으로써 그동안 잊혔던 도깨비라는 존재를 현대로 불러낸다. 농경시대의 충과 효의 이데올로기 전달자였던 도깨비가 21세기 도심에서 현대인들의 정신 속에 잠재되어 있던 우리 전래의 신을 소환하여 잃어버린 동화와 로망을 회복해보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은 오늘날 점점 잊혀가는 순박한 장난꾸러기 또는 순진한 심술쟁이 신을 한 번쯤 돌아보고, 일제의 ‘혹부리영감’이 빚어놓은 잘못된 도깨비 상을 말끔히 지우고 진정한 우리 전래의 신, 도깨비의 모습을 복원하는 데 작지만 중요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6542330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1월 02일 |
쪽수 | 240쪽 |
크기 |
152 * 225
* 20
mm
/ 456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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