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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대공항을 겪으며 부자들에게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정치권은 이를 제도화 시키고 세금이 90퍼센트를 넘어가기도 하였다. 부자들은 90퍼센트 세율을 적용하면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1950년 미국 경제는 무너지지 않았고 중상층은 안정된 생활을 누리게 됐다. 하지만 현재 다시 미국 금권주의자들이 득세하며 빈부격차는 심해져가고 있다. 저자는 다시 최고 소득세율 정책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고 세율과 최저 임금을 묶는 방법을 제안, 금권정치 지배하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시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샘 피지개티
저자 샘 피지개티(Sam Pizzigati)는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로스앤젤레스타임스Los Angeles Times》부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Le Monde Diplomatique》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에 수십 년간 글을 기고하고 있는 베테랑 언론인이다. 특히 그는 ‘경제 불평등’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사안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진보적인 글을 쓰는 노동전문기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현재 워싱턴 DC의 정책연구소에서 특별위원을 맡고 있으며, 매주 월권과 불평등을 비판하는 논평을 다루는 《이건 아니다Too Much》의 편집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2004년작 《탐욕과 선Greed and Good》에서 개개인이 과도하게 부를 축적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하며 이것을 용인할 경우 우리가 치르게 될 대가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준 바 있다. 이 책은 미국 도서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훌륭한 책’을 수상하기도 했다. 새 책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The Rich don't Always Win》에서는 앞선 책의 논의를 발전시켜 20세기 첫 절반의 기간 동안 부자들의 계급이 무너졌던 놀라운 사실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있다.
목차
- 들어가기 전에_ 우리는 늘 물어야 한다
들어가는 글_ 부자와 빈자, 그 투쟁과 승리의 역사
1장_ 부자들은 어떻게 승리했는가
“우리가 사랑하는 위대한 정부는 너무도 자주 사사롭게 이기적인 목적에 이용되어왔다. 그리고 그런 정부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뇌리에 국민은 없었다.”
2장_ 금권주의에 맞선 위대한 전진
“만약 미국이란 공화국이 난파한다면, 그 주범은 바로 분배 문제일 것이다. 만사 제쳐놓고 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3장_ 세계대전이 만들어준 기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세계대전이란 고통의 근원에서, 우리는 가장 위대한 개혁과 가장 위대한 축복을 끌어내 국민들에게 전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4장_ 탐욕에 눈먼 부자들
“거리를 고층 건물로 채우는 바람에 좁지 않은 폭에도 불구하고 파크애비뉴는 햇볕 쬐기가 어려운, 우중충하고 바람만 거센 빌딩 계곡이 되고 말았다.”
5장_ 대공황이 불러온 대혼란
“현재 실시 중인 계획 중에는 부분을 전체로 착각한 조치가 너무 많다. 머리를 몸으로, 사장을 회사로, 장군을 군대로 착각한 계획이 대부분이다.”
6장_ 밀물 같은 민중의 저항
“부의 집중을 막는 법을 만들기 기부한다면,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비난도 달게 받아야 한다.”
7장_ 함께 잘사는 나라로
“전후에는 훨씬 더 세련된 방식으로 경제적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세금 제도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8장_ 적색 공포, 그러나 달라진 세상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체제로 완전고용과 최대 생산을 실현하지 못한다면, 체제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막을 명분이 없어질 것이다.”
9장_ 노동자의 승리, 디트로이트 협약
“노조가 생기기 전 근로자들의 가장 큰 소망은 봉급을 받는 동안에 죽는 것이었다. 늙어서 젊은 사람에게 밀려나기 전에 말이다.”
10장_ 부자들을 쥐어짜는 세상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이었을 때 소득세는 90퍼센트를 넘어갔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맛을 잃은 것 같지는 않았다.”
11장_ 중산층 황금시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혼부부들은 쓸 것 못 쓰고 저축해야 먼 훗날 겨우 집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2,000달러짜리 차를 할부로 사는 것보다 더 쉽게 집을 구할 수 있다.”
12장_ 금이 가기 시작한 중산층 기반
“새로 얻은 재력으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막강한 힘을 얻은 이 한 줌도 안 되는 꼴사나운 부자들은 텍사스의 분위기와 그들의 지배력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려고 한다.”
13장_ 돈이 돈을 버는 풍조를 막지 못한다면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회는 더 가혹하고 더 고달파진다. 불평등한 사회의 사람들은 평등한 사회의 사람들에 비해 감옥에 갈 확률이 5배, 병적 비만에 고통받을 확률이 6배나 높다.”
감사의 글
주
찾아보기
책 속으로
부자들에게 90퍼센트의 세율을 물리면 당장이라도 경제가 무너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이 현재 미국 정계의 통념이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미국 경제는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경제 상황은 아주 좋았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특히 좋았다. 1950년대 미국의 보통 사람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존재였다. 이들이 바로 ‘중산대중mass middle class’이다. 대다수의 국민이 안정과 안락을 누리는 사회에서 살았던 시기가 바로 이때다. ㆍ 들어가는 글/p.17
“모든 사람이 의료 혜택을 받는 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당신네들은 상상도 못 할 거예요.” 오스트리아인은 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명예은퇴도 그렇고 탁아소, 출산휴가, 병가, 교육, 휴가, 직업훈련도 있지요. 배관공, 목수, 택시 운전사, 웨이트리스, 회사 중역, 판매원, 과학자, 음악가, 시인, 간호사 등 연령이나 소득이나 인종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기본적인 문제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요. 당신네 미국은 부자 나라 아닙니까? 그런데 왜 국민들에게 베풀지 않지요?” 오스트리아인은 흥분해서 따졌다. 미국인은 그 오스트리아인보다 더 흥분하고 더 따져야 한다. 미국은 여전히 어마어마할 정도로 부유한 나라다. 지난 30년간 미국의 전체 경제 생산량은 2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미국의 중산층 가족들은 여전히 비틀거리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난한 가정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때 중산층의 메카였던 캘리포니아는 고등교육에 투입하는 돈보다 더 큰 몫의 국가 예산을 감옥에 쏟아붓고 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쩌다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이렇게 불평등한 사회가 되고 말았을까? ㆍ 들어가는 글/pp.22-23
지역 은행가들까지 나서서 거침없이 현금을 꺼내 유권자들의 표를 매수했다.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읍내에 나왔던 농부들은 은행으로 안내되어 몇 장의 지폐를 받았고, 페티그루가 낙선하면 얼마를 더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선거가 치러지기 몇 달 전에 해나는 운동원들을 사우스다코타로 보내 페티그루의 인기를 조사했다. 현직의 페티그루가 크게 앞서고 있었다. 해나는 선거 당일에도 직접 나서 사람들을 매수했다. 결국 페티그루는 큰 표 차로 낙선했다. 현직 의원인 그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패배였다. “재계의 큰손들이 푸는 돈을 과소평가했다.” 페티그루는 몇 해 뒤에 이렇게 회고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인간성을 과대평가했다.” ㆍ 1장_ 부자들은 어떻게 승리했는가/p.35
“정치권력이 대중에게 있는데 경제력이 유산계급의 손에 있다면, 그 사회는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1919년 피셔는 이렇게 지적했다. “결국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지배할 것이다. 금권주의가 민주주의를 접수하거나, 민주주의가 투표로 금권주의를 몰아내거나 둘 중 하나다.”
“민주주의의 목표는 기회의 평등이다. 금권주의의 목표는 특권이다.” 니어링은 이렇게 썼다. “물과 기름처럼 두 사상은 섞일 수 없다.” ㆍ 3장_ 세계대전이 만들어준 기회/p.163
이처럼 부자들은 돈을 물 쓰듯 했다. 그러나 이들이 아무리 많은 돈을 써대더라도 미국 경제의 동력기관을 계속 돌릴 만큼 쓸 수는 없는 일이었다. 생산성이 높은 공장들이 번창하고 팽창하기 위해서는 현금을 가진 고객들이 필요했다. 그것도 많은 백만장자가 필요했다. 만약 미국의 부가 어느 정도 적당히 분배됐더라면 백만장자가 많은 세상이 실현됐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분배는 없었다. 부유한 사람들도 이 같은 문제를 알아차렸다. 유타의 은행가이자 백만장자인 매리너 에클스Marriner Eccles는 “대량 생산에는 대량 소비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역으로 대량 소비는 비교적 평등한 부의 분배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에클스는 이어 설명했다. “시간이 갈수록 칩은 점점 더 소수의 손에 집중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돈을 빌려야만 게임에서 쫓겨나지 않는 포커 판이 되어 간다. 더 이상 돈을 빌릴 데가 없으면 게임은 그것으로 끝이다.” ㆍ 4장_ 탐욕에 눈먼 부자들/p.196
월스트리트의 부자들 중 눈치 빠른 사람들은 공화당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소득세의 대안으로 연방 매출세를 생각해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더 쉬운 대안이 손짓하고 있었다. 바로 금주법을 폐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놓고 밀어붙일 수 없는 것이 공화당의 입장이었다. 이들은 여전히 문화적으로 중서부 프로테스탄트의 절제의 가치관을 대변하고 있었다. 이들의 표는 절대적이었다. 반면에 대도시의 민주당 의원들은 금주법에 대해 훨씬 자유로운 입장이었다. 두뇌 회전이 빠른 월스트리트 인사들은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냈다. 민주당을 움직여 금주법 퇴출을 그들의 최대 공약 사항으로 만드는 것이었
출판사 서평
“하워드 진 《미국 민중사》와 나란히 두어야 할 책”-바버라 에런라이크
수백만의 빈민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린 기적 같은 역사의 뒷면
현행 세금제도가 정작 서민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따라 소득공제제도를 개편하고, 비과세ㆍ감면을 축소하는 등 제도를 대폭 수술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각종 이익단체들의 반발이 쏟아지며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2014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노사 협상이 6차까지도 결렬되었다. 최저임금을 근로자 평균 임금의 50퍼센트까지 올려 OECD 권장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에, 경영계는 13년간 최저임금 상승률이 일반 근로자 임금상승률의 두 배가 넘는다고 맞서고 있다.
부자들 그리고 이에 대항하는 이들 사이의 이러한 싸움은 비단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100년 전에도 1,000년 전에도 세상을 지배한 것은 부자들이었다. 그러나 한편에는 이들이 독점한 부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이 언제나 존재했다. 부의 분배를 두고 벌어진 지난 100년간의 미국 역사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책 《부의 독점은 어떻게 무너지는가》의 내용은 바로 그런 점에서 오늘날 세금을 놓고 다투는 한국 사회의 모습과 상당 부분 오버랩된다.
이 책의 저자이자 노련한 노동전문기자 샘 피지개티는 파묻힌 기록들을 들춰내면서, 부와 권력에 겁 없이 도전한 보통사람들과 그들의 지지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전해준다. 또한 부자들이 그들의 엄청난 특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늘어놓은 견강부회를 유쾌한 필치로 솜씨 좋게 폭로한다.
지난 100여 년 동안의 미국 경제사를 펼쳐놓고 연대기적인 순례를 하고는 있지만, 이 책은 단순히 팩트fact만을 기술한 역사서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늘날 금권정치의 지배 하에서 환멸을 느끼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그의 연구자료는 한때 미국인들이 부자들의 권력과 영향력에 감히 맞서 싸웠으며, 그런 투쟁을 통해 중산층 천국을 실현했다는 사실을 물증으로 보여준다. 그의 결론은 한 가지 사실로 수렴한다.
“그때 그렇게 했다면, 지금 우리도 분명 할 수 있다.”
탐욕에 눈먼 부자들의
끈질긴 금권주의 역사
“재계의 큰손들이 푸는 돈을 과소평가했다.”
1900년 사우스다코다 주에서 3선에 도전한 상원의원 리처드 페티그루가 낙선 후 한 말이다. 당시 현직이었던 그는 공화당의 상대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었으나, 오하이오의 실업가 마크 해나가 진두지휘한 엄청난 물량공세에 밀려 도리어 큰 표 차로 지고 만다. 해나는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선거 당일까지 유권자들을 매수했다. 승리를 장담했던 페티그루는 자신의 어이없는 패배 앞에 “평범한 사람들의 인간성을 과대평가했다”며 자조 섞인 한마디를 남겼다.
저자 샘 피지개티는 자신의 부를 지켜내기 위한 부자들의 노력(?)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았음을 밝힌다. 그가 캐낸 숨겨진 역사를 들여다보면, 돈 앞에 정의란 무용지물이었다. 이념이나 사상 따위도 중요치 않았다.
월스트리트의 부자들 중 눈치 빠른 사람들은 공화당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소득세의 대안으로 연방 매출세를 생각해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더 쉬운 대안이 손짓하고 있었다. 바로 금주법을 폐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놓고 밀어붙일 수 없는 것이 공화당의 입장이었다. 이들은 여전히 문화적으로 중서부 프로테스탄트의 절제의 가치관을 대변하고 있었다. 이들의 표는 절대적이었다. 반면에 대도시의 민주당 의원들은 금주법에 대해 훨씬 자유로운 입장이었다. 두뇌 회전이 빠른 월스트리트 인사들은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냈다. 민주당을 움직여 금주법 퇴출을 그들의 최대 공약 사항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금주법을 폐지하면 알코올은 다시 한 번 합법적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었다(p.201).
부자들은 자신의 정치적인 이념과 무관하게 자신의 재산을 보호해줄 수 있는 세력을 찾았다. 보수냐 진보냐, 공화당이냐 민주당이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소득세 상승을 막으려면 국가가 다른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려면 금주법을 폐지하여 술에 세금을 매기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공화당이 아니라 민주당을 지원해야 한다.’ 부자들은 이 정도까지 머리를 굴렸다.
이렇게 재산을 지켜나간 일부 부자들은 ‘과시적 소비’를 하는 데 흥청망청 돈을 썼다. 일례로 보석 디자이너로 유명한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는 방이 무려 84개인 롱아일랜드 로렐턴 홀에서 150명의 손님을 초대해 초호화 연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이때 여신 주노의 복장을 한 여성이 진짜 공작머리로 만든 바바리안풍 장식을 달고 앞장을 서면, 흘러내리는 듯한 고대 그리스 복장의 젊은 여성들이 줄지어 은쟁반에 성찬을 날랐다. 이런 연회는 수도 없이 이어졌다.
책에는 금권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부자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펼쳤던 여러 꼼수들은 물론 이들의 엄청난 소비생활까지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그들은 대부분의 경우 승리했다. 하지만 책의 원제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부자들이 항상 승리하지는 않았다The Rich don't Always Win.’
부의 독점이 무너졌던 시대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역사학자 케빈 스타는 그의 부인이 “살림하고 아이 돌보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낮에는 “뒷마당에 놓은 선탠의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곤 했다”고 전했다. 풀장은 없었지만 옆집에 풀장이 있어 같이 사용했다. 또한 테라스는 없어도 1년의 적어도 절반, 한 주에 몇 번씩 마당에서 식사를 했다.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웃들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열고, 주말 오후에는 친구나 이웃을 불러 조촐한 식사를 즐기곤 했다. 멋진 삶이었다. 20세기 중반에 대부분의 미국인은 이런 생활을 꿈꿀 수 있었다(pp.443-444).
돈 때문에 맞벌이를 할 필요가 없고, 휴일에는 여유롭게 바비큐 파티를 하며 사는 삶. 서민들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1950년대 전후의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책에는 부자들에 대항하여 끊임없는 저항을 펼친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승리를 거두었는지, 그 과정이 자세하게 그려진다.
전쟁과 대공황을 겪으며 여론이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놓치지 않고 제도화시켜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부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대중들의 열망과 역사적인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전쟁 중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모든 기업에서 나오는 기업 이윤에 최대한의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미국인 중 어느 누구도 세금을 내고 난 후에 한 해 2만 5,000달러 이상의 순소득을 가져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즉 소득상한선을 제시한 것이다. 한편 아이젠하워가 대통령이었을 때는 세금 최고구간의 소득세율이 무려 90퍼센트를 넘어갔다.
저자는 오늘날 부자들에게 90퍼센트의 세율을 적용하면 당장이라도 경제가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통념이라고 꼬집는다. 하지만 1950년 전후 미국 경제는 무너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오히려 당시 경제 상황은 아주 좋았으며, 무엇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았다. 1928년 대공황 이전 최상위 1퍼센트의 슈퍼 리치들은 전체 국민소득의 4분의 1을 거머쥐고 있었지만 1950년대에는 이들의 몫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1956년 미국의 소득 분포는 밑이 넓은 피라미드형에서 가운데가 두툼한 다이아몬드형으로 바뀌었다. 대다수의 국민이 안정과 안락을 누리는 사회로 변모한 것이다.
무엇이 부자와 빈자 모두를
번영하게 만드는가
1950년대의 중산층 황금기도 잠시, 미국에서는 금권주의자들이 또 다시 득세하게 된다. 90퍼센트를 오르내리던 소득세율은 점차 떨어지기 시작하고 정치권에서는 소득 불평등보다 경제 성장이 더 중요한 이슈로 위세를 떨친다. 어찌 보면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오늘날 빈부격차가 극심해진 미국을 낳았다고도 볼 수 있다.
저자는 불평등이 지금보다 심해질 경우 미국이 보다 ‘역겹고 야만스럽고 한심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단정한다. 그러면서 리처드 윌킨슨과 케이트 피킷의 연구를 인용하여 불평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정신질환이 나타나는 비율이 월등히 높으며 그런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평등한 사회에 비해 “감옥에 갈 확률이 5배나 높고, 병적 비만에 고통받을 확률은 6배나 높다”고 설명한다. 결국 불평등한 사회는 평등한 사회보다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훨씬 높은 셈이다.
또한 규제를 최소화해야 부의 낙수효과가 일어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이 올라 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우파적인 개념을 날카롭게 반박한다. 대량 생산에는 언제나 대량 소비가 뒤따라야 한다. 소수에게 부가 독점되면, 소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수요보다 공급이 남아도는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즉 대량 소비가 발생하여 전체적인 사회의 부가 증가하려면, 비교적 부의 분배가 평등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따라서 최고 소득세율 90퍼센트 정책을 되살려야 한다고 과감하게 주장한다. 대신 부자들이 가혹한 세율을 피할 꼼수를 부리지 않고도 소득의 상당 부분을 지킬 수 있도록 최고 세율과 최저 임금을 묶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는 ‘최고 세율과 최저 임금을 묶는다면, 최저 임금이 계속 오르는 한 부자들의 주머니에서 나가지 않고 굳는 돈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제시한다. 그 결과 ‘부자들과 힘 있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남다른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런 연결 고리를 통해 ‘연대경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는 이러한 그의 주장에 대해 ‘흘려듣기에 아까운 탁견’이라고 칭찬했다.
출간 후 수많은 매체와 학자, 언론인들의 찬사를 받은 이 책은 그간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미국 역사의 뒷면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방대한 양의 1차 자료와 다년간의 추적 조사를 통한 예리한 진단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주장은 부의 독점이 무너질 리 없다고, 부자들이 쌓아올린 그들만의 제국은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을 강렬한 인식에 이르게 한다. 부자와 빈자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는 가능하다고, 실제로 우리는 그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이를 위해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추천사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와 나란히 두어야 할 책이다. 한 번 잡으면 놓지 못할 이 책은 과거의 귀족강도Robber Barons부터 오늘날의 상위 1퍼센트 부자까지 조명하며, 계층 간의 불평등을 파헤친다. 나아가 부자가 늘 이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중산층이 금권주의의 발호를 뿌리쳤고 그들을 패퇴시켰던 시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신선하게 상기시켜준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그렇게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바버라 에런라이크 | 《긍정의 배신Bright-sided》, 《노동의 배신Nickel and Dimed》 저자
불과 50년 전 미국은 91퍼센트의 소득세로 부자들을 ‘쥐어짰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미국은 번창일로를 달렸다! 보통사람들뿐 아니라 부자들도 번창했다. 샘 피지개티는 왜 소수 금권주의자들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정책을 다시 도입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상세한 자료를 곁들여가며 설명한다. 짐 하이타워Jim Hightower | 미국의 언론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대담하고, 철저하며, 무엇보다 분발하게 만든다. 평등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했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열정적인 혼이 담긴 각성제. 가 알페로비츠Gar Alperovitz | 메릴랜드대학교 석좌교수
방대한 1차 자료,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구성된 이 책은 20세기 초에 금권주의를 물리치기 위해 싸웠던 미국인들의 감추어진 역사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특히 저자는 노조 결성, 근로자의 권리 확립, 10만 달러를 초과하는 소득에 대한 91퍼센트의 최고연방세율 제정 등 지난 몇십 년간 미국의 진보파들이 쟁취한 성과가 미 경제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며 전반적인 복지를 크게 향상시켰다는 점을 실증적 자료로 입증하면서 이와 정반대의 길을 달려온 보수파들의 주장을 대비시킨다.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
저자는 탁월한 진보적 감각으로 20세기 미국 경제사에 현미경을 들이대면서, 중산층 황금기를 만든 밑거름을 분석하고 있다. 그의 역사관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부자들이 빈곤을 막는 데 관심을 갖도록 최저임금과 최고세율을 묶는’ 것 같은, 경제적 평등을 확대하는 방법에 대한 그의 제안은 흘려듣기에 아까운 탁견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기본정보
ISBN | 9788952769534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7월 03일 | ||
쪽수 | 600쪽 | ||
크기 |
153 * 225
* 35
mm
/ 862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The)rich don't always win : the forgotten triumph over plutocracy that created the American middle/Pizzigati, S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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