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퇴화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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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피터 매캘리스터
저자 피터 매캘리스터(Peter McAllister)는 호주에서 태어나 퀸즐랜드 대학교와 뉴잉글랜드 대학교에서 고고학을 전공하고, 현재 서호주 대학교에서 고고학자이자 고인류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와 빌리지 로드쇼Village Roadshow에서 영화로 제작 중인 SF 소설 『우주비행사Cosmonaut』의 작가이기도 하다. 동명 소설로 어린이 SF 분야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기자, 그래픽 아티스트, 카피라이터, 중국어 럭비 리그 방송의 해설자 등 여러 직업을 넘나들며, 호주의 여러 신문과 잡지에 수많은 글을 기고했다. 현재 아내와 애완동물과 함께 퍼스에서 살고 있다. 저서로 고대 남성과 현대 남성의 힘·빠르기·용기·인내심 등을 문화인류학 연구로 비교·분석한 『남성 퇴화 보고서Manthropology』, 잃어버린 땅 피그미 족에 대한 『피그모니아The Pygmonia』,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과정에서 사라져버린 여성의 역할을 고찰한 『이브올루션EVEolution』등이 있다.
번역 이은정
역자 이은정은 숙명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소설 『점퍼』, 『허영의 불꽃』, 『대부』, 『성채』, 『비프스튜 자살클럽』, 『위고 카브레』 등 다수가 있다.
목차
- 프롤로그
힘 BRAWN
허세 BRAVADO
싸움 BATTLE
운동 능력 BALLS
말재주 BARDS
미모 BEAUTY
육아 BAIRNS
성적 능력 BABES
에필로그 | 우리도 영웅이 될 수 있다
책 속으로
그리스의 노 젓는 군함은 170명의 병사가 3단 갑판에서 수직으로 설치된 노를 저어서 움직이는 40미터짜리 목선이다. 그리스의 유명한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427년 아테네 의회는 에게 해의 레스보스 섬에서 340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식민지 미틸레네의 섬 주민들을 처형하라고 성급한 명령을 내린 뒤 관할 부대와 노 젓는 군함을 파견했다. 그런데 이튿날 이를 후회한 의회는 명령을 철회하기 위해 또 다른 군함을 보냈다. 투키디데스의 기록에 따르면 그렇게 출발한 두 번째 군함은 하루 하고도 반나절 먼저 출발한 데다 24시간 내내 노를 저은 첫 번째 군함을 거뜬히 따라잡았고 다행히 처형 명령을 중지시켰다. 투키디데스의 표현이 다소 과장되었을 거라고 해도 이 기록만 보면 두 번째 군함은 시속 12킬로미터 이상이거나 7노트의 속도를 유지했을 거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이 정도면 대단한 속도가 아닐 수 없는데, 다른 그리스 작가들의 말에 따르면 보통의 군함이 흔히 내는 속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은 현대의 역사가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떨칠 수 없게 만든다. 오늘날의 뱃사공도 과연 그런 속도로 노를 저을 수 있을까? 영국의 운동 생리학자와 그리스 해군, 그리고 올림픽에 대한 아련한 향수 덕분에 우리는 지금 해답을 알고 있다.
지금은 할 수 없다.
-p.34 ‘힘 BRAWN’중에서
서구에서만 현대 궁수들의 실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1987년 일본식 활쏘기인 규도 5단의 검은 띠 아시기와 유이치는 일본의 전통 활쏘기 대회인 토시야를 재현하려다가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1606년 중세 일본에서 시작된 이 스포츠는 참가자가 교토 렌게오인 절의 120미터짜리 복도를 향해 활을 쏘는데 벽이나 마루, 또는 천장을 건드리지 않고 멀리 있는 벽을 맞히는 시합이다. 성공하면 ‘적중’했다고 표현했는데, 궁수들은 100번에서 1000번 시도해 올린 득점으로 승부를 냈다. 유이치는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데다 몇 달간 훈련을 했는데도 100번의 시도 중 겨우 아홉 번 적중시켰다. 그가 아무리 최고의 현대 궁수라고 해도 1830년 열다섯 살의 코쿠라 기시치가 세운 기록에 비하면 어처구니없는 실력이다. 코쿠라 기시치는 각각 100번 쏴서 94번, 1000번 쏴서 978번 성공했다. 부상으로 모욕까지 당한데다 느리고 지나치게 소심했던 유이치는 아마 초기 토시야 선수들에게 조롱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1686년 와사 다이하치로는 24시간 동안 총 1만 3053회를 쐈고(6초에 한 번꼴로 쐈다), 그중에 8133번을 적중시켰다.
-p.162 ‘운동 능력 BALLS’ 중에서
슬프게도 우리 현대 남성들은 이번에도 고대의 조상들에게 완패할 조짐이 보인다. 현대 래퍼들의 말솜씨는 실제 그리스의 호머보다는 호머 심슨에 더 가깝다. 하지만 이렇게 반박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왜, 왜 우리가 그들을 의식해야 하지? 문명 이전에 비해 요즘 남자들의 문학적 자질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렇다고 왜 래퍼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입증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단 말이냐고? 물론 간단하게 대답하면 그들이 자기 수준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호머의 시적 자질, 그리고 슬라브 족 구슬라르들, 말타의 스피르투 프런트 가수들, 이누이트의 니스 대결자들의 문학적 능력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탁월한 명문장가라고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설령 알았다고 해도 그 증거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종합격투기 학원으로 몰려가는 진지한 젊은 파이터들과 함께 비록 누구든 고대 그리스의 판크라티온 선수를 위한 입맛 돋우는 전채요리밖에 안 된다고 해도, 우리가 잘못한다고 해서 시도하려는 욕구조차 누르지는 못한다. 남자답게 보이는 방법 중에 자신들의 말재주가 실제로 중요하기 때문에 래퍼들은 여전히 배틀을 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남성 유전자 운명의 절대적인 결정권자는 바로 여성이기 때문이다.
-p.206 ‘말재주 BARDS’ 중에서
자료도 많고 자기계발 책도 잔뜩 쌓여 있는데 왜 현대의 아빠들은 아카 족 아빠들보다 훨씬 못해야만 하는가? 변명을 하자면 그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친밀함과 정서적인 따뜻함으로 정의되는 좋은 아빠에 관해 인류학적으로 연구한 결과 수렵 사회에서는 좋은 아빠가 되기가 훨씬 쉬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역으로 말하자면 그와 다른 문화에서는 좋은 아빠 되기가 힘든 상황이 있다. 이를테면 부계혈통인 문화가 대개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그럴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촌이나 유목 사회의 아버지들은 냉담한 경향이 있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한다. 그 이유는 이런 사회일수록 막대한 사적 재산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남자들은 일부다처제처럼 난잡한 짝짓기 전략을 선택하게 되고, 자식을 부양할 능력이 되기 때문에 자식을 많이 낳지만 각각
출판사 서평
누가 남자를 위대하다고 했는가
남자의 허세와 위선이 낱낱이 벗겨지다
Y염색체의 고고학자가 말하는 ‘남성 퇴화 보고서’
고개 숙인 남자의 단상을 들여다 보다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간한 이래 인간이 점차 진화했다는 것은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다. 다윈은 저서에서 자연선택설을 근간으로 새로운 개체가 생기는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그의 이런 주장은 과학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각광받았다. 사회적으로는 산업혁명과 맞물려 열등한 종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자연도태설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 남아 있는 개체가 가장 최악의 종자만 모은 것이라면 어떨까?
진화론에 맞서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 사회가 역사적으로 조금도 발전하지 못했다는, 아니 오히려 퇴보했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그것도 남성의 역사만 콕 집어서 말이다. 호주의 고고학자이자 고인류학자인 피터 매캘리스터의 『남성 퇴화 보고서』(피터 매캘리스터 지음, 21세기북스 펴냄)가 바로 그 책이다. 그는 처음에는 남성의 우월성을 입증하려 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등장하는 고고학적인 증거는 초기 연구 목적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는 연구의 방향을 선회했고 현대 남성의 무능력은 그렇게 드러났다.
힘, 허세, 운동 능력 그리고 성적 능력과 육아까지
현대 남성 VS 고대 남성, 그 흥미진진한 대결 속으로
저자는 현대 남성들과 비교 연구하기 위해 2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부터 지금도 존재하는 원시 부족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연구를 이어간다. 그 대결의 결과 현대 남자들은 모든 면에서 이전의 남자들에 뒤처진다. 힘, 싸움과 같이 물리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음악 능력이나 성적 능력, 육아 등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도 고대 남성은 현대 남성을 비웃는다.
달리는 기차의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는 트레인 라이더의 허세는 총알개미를 이용한 마우에 족이나 말벌에 쏘이는 카야포 족의 성인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권투 영웅 무하마드 알리의 경기력은 고대 올림픽에 참가한 그리스의 섬 타소스 출신 권투 챔피언 테오게네스에 비해 턱도 없이 모자라다. 알리는 21년 동안 61번의 경기를 치렀지만, 테오게네스는 22년 동안 1400번의 경기를 치렀다. 외모에 관심이 많기로 유명한 데이비드 베컴은 헤어스타일 뿐 아니라 메이크업까지 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변신시켰지만, 샤프론 색깔의 흙가루인 마카라를 구하려고 1400킬로미터를 걸어가는 일도 마다하지 않은 우다베 남성들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민다. 이래도 현대 남성이 더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
남성들이여, 밑바닥까지 드러난 자기기만에서 벗어나라
이 책을 읽는 남자들은 어쩌면 배알이 꼬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런데, 뭘 어쩌라고? 저자는 현대 남성의 유약함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기를 꺾고 무시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을 직시하며 남성 중심의 사회에 젖어 남자들이 스스로 자기기만에 빠진 채 점점 나락으로 빠져든 현 상황을 조망한다.
태초 인간은 자연 법칙 속에서 결코 우월한 존재가 아니었다. 덩치나 힘, 구조적인 특징은 인간이 사람 속(Homo) 중에서 열등한 편에 속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선택받은 종이라는 인간의 오만함은 결코 이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금 현대 남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허울뿐인 가면을 벗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가 전해주려고 한 힘과 용기, 인간의 위치를 똑바로 인식하는 게 아닐까.
기본정보
ISBN | 9788950936679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4월 19일 | ||
쪽수 | 328쪽 | ||
크기 |
152 * 225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Manthropology/Peter McAllis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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