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단: 이슬람의 암살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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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권위자인 저자는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아사신파에 대한 기록을 추적하고 있다. 서구 사회가 그들에게 입혀 놓은 오해를 바로잡고, 옛 전설로부터 역사적 진실을 복원하였다. 아사신파의 탄생과 성장, 소멸의 과정을 중심으로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객관적이면서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 버나드 루이스
현존하는 금세기 최고의 중동학자다. 1916년 런던 출생으로 1949년부터 1974년까지 런던 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 학과 내 중동사학 교수를 지냈고, 1974년에 미국 프린스턴 대학으로 옮겨 현재 이 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역사속의 아랍인』,『유럽의 무슬림 발견』등 중동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많은 저서를 남겼다.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는 『중동의 역사』, 『무엇이 잘못되었나: 서구와 중동, 그 화합과 충돌의 역사』등이 있다.
역자 주민아
경희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경희대, 용인 송담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국립 창원대학교 어학교육원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번역가 모임인 바른 번역의 회원이며 전문 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감수자 이희수
1953년 경남 밀양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터키 국립 이스탄불 대학에서 중동 역사와 문화로 역사학 박사학위 취득했다. 국제기구인 OIC 이슬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 미국 워싱턴대학 중근동학과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중동·이슬람 문화와 관련하여 60여 편의 논문을 썼고,『터키사』,『이슬람 문화』,『중동의 역사』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번역가, 에세이스트. 경희대학교에서 영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학위과정을 수료했다. 푸른 나날 대부분을 경희대학교와 창원대학교 교정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강의하며 살아왔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인문(人文)의 흔적을 캐면서 번역하고 글을 쓰며, 무엇보다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다. 옮긴 책으로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다섯 개의 초대장: 죽음이 가르쳐주는 온전한 삶의 의미』, 『현대인의 의식 지도』, 『파이브: 왜 스탠포드는 그들에게 5년 후 미래를 그리게 했는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천재심리학자가 발견한 11가지 삶의 비밀』, 『나눔의 행복』, 『이제 사랑을 선택하라』, 『살아있는 목적 Be』, 『지금 행동하라 Do』, 『신념의 힘 Faith』, 『100년 라이프스타일』, 『기호와 상징』, 『전쟁에 대한 끔찍한 사랑』, 『암살단: 이슬람의 암살 전통』, 『1000명의 CEO』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그대 영혼을 보려거든 예술을 만나라』, 『주민아의 시네마 블루』등이 있다.
터키 이스탄불대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문화인류학자이자 중동 역사와 이슬람 문화에 관한 국내 최고 전문가로, 터키 아나톨리아반도를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튀니지·이란·우즈베키스탄·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권 전역에서 40년간 현장 연구를 해왔다. 이슬람협력기구(OIC) 산하 이슬람역사문화연구소(IRCICA) 연구원, 튀니지 사회경제연구소(CERES) 연구원, 한국중동학회장 겸 한국이슬람학회장, 한양대학교 도서관장·박물관장·문화재연구소장·세계지역문화연구소장, 외교부 정책자문위원회 아프리카중동분과 위원장, 중앙아시아학술연구소(IICAS) 학술위원 등을 지냈다. 지금은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와 이슬람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며, 서양 중심의 보편적 역사관을 넘어 인류문명의 뿌리인 오리엔트-중동 지역의 역사와 그 토양에서 발아한 이슬람 문명을 조망하고 연구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이희수의 이슬람》, 《세상을 바꾼 이슬람》, 《터키사 100》, 《터키 박물관 산책》, 《헤이트》(공저), 《한국어-터키어사전》(공저) 등 80여 권을 쓰고, 《중동의 역사》, 《금의 역사》, 《문명의 대화》 등 10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지은 책 중 《이슬람과 한국문화》는 아랍어, 터키어, 이란어로 번역 출간되어 한국과 이슬람 세계의 교류를 밝히는 저술로 평가받았으며,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고대 페르시아 서사시 《쿠쉬나메》를 발굴해 우리말로 옮겨 국내에 소개했다.
목차
- 추천사
감사의 말
서문
1. 아사신파의 발견
2. 이스마일파
3. 신종파
4. 페르시아에서 수행한 임무
5. 산중 노인
6. 수단과 목적
주석
찾아보기
책 속으로
수많은 이슬람의 군주와 관리들을 찌른 아사신파의 단검이 처음으로 십자군 희생자에게 향했으니, 그때가 1192년이었다. 최초의 희생자는 당시 예루살렘의 라틴 왕국 몬페라트의 콘라트였다. 이 암살 사건은 십자군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후 3차 십자군 연대기의 대부분은 두려움을 안긴 그 일당과 그들의 신앙, 끔찍한 살해 방법, 무엇보다 난공불락 요새에 숨은 수장에 대한 이야기와 연관된 것이다. -본문 30쪽
군주 시해에 대한 고대의 이상, 부정한 군주의 세상을 제거하려는 종교적 의무는 이스마일파가 그것을 채택하고 적용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확실히 암살 관행에 기여한 면이 컸다. 그러나 그 외에 다른 요인도 있었다. 아사신파가 희생자를 죽이는 행위는 신앙심의 발로였다. 뿐만 아니라 거의 성찬의 특성이 담긴 의식에 가까웠다. 페르시아와 시리아 양 측에서 아사신파가 암살을 할 때 모두 단검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단검보다 훨씬 더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이 있었을 텐데, 독은 절대 사용하지 않았으며 화살도 아니었다. 아사신파 요원은 거의 항상 붙잡혔고 보통 도망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 임무를 마치고 살아남는 것 자체를 불명예라고 생각했다는 암시도 있다. - 본문 225쪽
출판사 서평
금세기 최고의 중동학자가 밝히는 ‘아사신파’의 실체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전설 속 암살단의 이야기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 ‘검은 9월단’의 이스라엘 선수단 습격·살해,
1981년 ‘무슬림 형제단’의 총격으로 이집트 대통령 사다트 사망,
2001년 9월 11일 미국 세계무역센터를 무너뜨린 알 카에다의 자살테러,
그리고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한국인 인질 납치 사건까지...
납치, 폭파, 암살 등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후에 이슬람 무장테러단체들은 하나 같이 자신들이 ‘성전’을 수행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및 그에 협력하는 외부의 적들에 맞서 꾸란의 가르침과 순수 이슬람 공동체를 지켜내겠다는 것이 이들이 내세우는 명분이다. 이들에게 테러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일 따름이다.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한 세계의 비난에 대해 이들은 시종일관 당당했다.
종교적 신념과 대의명분에의 충실, 조직에 대한 완전한 복종과 자기희생적 태도, 계획적인 테러 등 현대의 이슬람 무장 테러 단체와 놀라울 정도의 유사성을 갖는 이들이 있었다. 중세 이슬람 세계에 실존했던 ‘아사신파’는 이슬람 시아파의 한 갈래인 이스마일파의 급진분파로, 암살행위를 하나의 정치적 무기로 삼아 철저한 계획 하에 장기적으로 실행했던 최초의 집단이었다. 그들의 활약은 십자군들 사이에서 공포의 전설이었고, '아사신'이라는 이름은 '암살자'라는 의미의 보통명사로 굳어졌다. 그런 점에서 아사신파를 테러리즘의 시초로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당시의 전설이나 오늘날의 오해와는 달리 아사신파는 주된 목표물은 유럽의 왕들과 십자군이 아니었다. 현대 이슬람 무장테러단체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을 주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하는 것과 달리 아사신파에게 희생된 절대다수는 종교적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던 순니파 무슬림들이었다.
이 책은 이슬람 역사와 문화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중동학자 버나드 루이스의 주요 저서 가운데 하나다. 이슬람 시아파의 분파인 저자는 철저하고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아사신파에 대한 기록을 집요하게 추적하여 서구 사회가 그들에게 덧씌워 놓은 오해를 벗겨 내고 옛 전설로부터 역사적 진실을 복원해낸다. 아사신파의 탄생과 성장, 소멸의 과정을 중심으로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사료에 의거한 논리정연하고도 공정한 서술로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잊지 않았다.
중세 유럽의 십자군과 중동의 이슬람 정권을 모두 두려움에 떨게 했고,
오늘날 ‘암살자, 자객’이라는 뜻의 보통명사 아사신(assassin)의 연원이 된 집단.
이들의 종교적 열망, 절대적 복종, 피의 맹세,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살인.
과연 무엇이 그들을 암살자로 만들었는가?
이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슬람의 격렬했던 한 시대 속으로 들어가 보자.
유럽은 그들을 ‘암살자’라 불렀다
1332년, 십자군 원정을 준비하는 프랑스의 왕에게 독일의 한 성직자는 위험한 암살집단의 존재를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그들은 아사신이라고 하는데, 저주와 천벌을 받을 것들이다. 그들은 자기를 팔아치우고, 사람의 피에 굶주린 자들이다. 그들은 대가를 받고 무고한 사람을 죽이며 생명이나 구원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나라의 몸짓, 옷, 말, 관습과 행위를 모방하여 마치 악마처럼 천사의 모습으로 둔갑한다. 그러니까 양의 탈을 쓰고 숨어 있다가 정체가 발각되는 순간 죽어 버린다.” -본문 26쪽
이무렵 유럽에서 아사신은 ‘고용된 전문 살인자’를 뜻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었다. 단테 비평가 프란체스코 다 부티가 단테의 작품에 나오는 ‘아사신’이라는 용어에 대해 ‘돈을 목적으로 남을 살해하는 사람’이라는 정의를 내린 후부터 이 말은 유럽어에서 ‘암살자’를 뜻하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 단어가 그런 뜻으로 사용된 것은 아니다. 십자군 연대기에 보면 아사신은 동부 지중해 연안에 거주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슬람 종파로, 절대군주 ‘산중 노인’이 이끄는 집단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이슬람 시아파를 원류로 하는 이스마일파의 한 갈래로 니자리파라고도 불렸으며, 소수종파로써 그들 결사체의 생존 및 보호를 위해 반대파 요인의 암살도 서슴지 않은 과격한 면모를 보였다. 이들의 살해 행위는 유럽에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많은 문헌 곳곳에 그들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분노와 혐오가 발견된다.
산중노인의 일화
“이제부터 나는 이 수장에 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하겠다. 터무니없는 일처럼 보이겠지만, 믿을 만한 목격자들의 증거가 있으니 나는 그 존재를 입증할 수 있다. 이 ‘산중 노인’은 마법을 부려 백성들의 혼을 빼놓기 때문에 그 백성들은 신을 경배하지도 믿지도 않고 대신 그 수장만을 믿고 경배한다. 동시에 그는 영원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열락에 대한 희망과 약속을 건네고, 그들이 이승의 삶보다 죽음을 더욱 원하도록 만드는 등 이상한 방식으로 백성들을 유혹한다. 심지어 백성들은 높다란 벽에 올라가 수장의 신호나 명령 한마디면 뛰어내릴 정도이다. 그들은 뼈가 산산이 부서지면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삶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 본문 30쪽
수백 년 전, 한 비밀 집단이 있었다. 이들은 이란, 시리아 등지의 험준한 산악지대에 요새를 건설하고, 강한 종교적 신념과 수장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을 바탕으로 급격히 세력을 확장해 갔다. 13세기경 페르시아를 거쳐 중국을 여행한, 유명한 마르코 폴로의 견문록에도 아사신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사신의 근거지 알라무트 성, 그곳의 매혹적인 정원과 천국, 추종자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뛰어내리는 일, 변장과 암살에 있어 신출귀몰한 기술, 그리고 그들의 불가사의한 수장 ‘산중 노인’의 이야기는 유럽의 상상력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역사서와 여행기, 시, 소설, 신화에 이르기까지 유럽 문학의 여러 장면들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희생자여, 네 주위의 그 누구도 믿지 말라!
“나는 왕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을 알고 있다. 왕실의 모든 사람들 중에서 그 역할이 무엇이든, 아무리 보잘것없고 사소하고 초라하다 할지라도, 그들의 나라, 도시, 족보, 배경, 인간성을 확실하게, 완전히, 명백하게 밝히지 못한다면 어느 누구도 받아들여선 안 된다” - 본문 26쪽
은밀히 숨어든 암살자에게 불시에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가까이 믿고 의지했던 심복, 친구와 동료가 사실은 날을 벼린 단검을 품안에 감추고 있는 암살단의 일원일지도 모른다는 불안.
당시의 십자군과 특히 무슬림 지도자들에게 아사신은 끔찍한 악몽이었다. 셀주크 투르크 재상니잠 알 물크 암살, 예루살렘 국왕 몬페라트의 콘라트 암살, 기독교 십자군에 맞서 아랍을 지켜낸 영웅 살라딘 암살 미수 등 일련의 대담한 암살 사건의 배후에 아사신이 있었다. 이들은 뚜렷한 정치적 목적 하에 암살 계획을 세우고 주도면밀하게 움직였으며, 때로는 암살 위협만으로 애초의 목적을 달성하는 영리함도 갖고 있었다.
패망과 최후
제4대 황제 몽케칸의 명으로 이슬람 원정길에 오른 몽골 왕자 훌라구는 바그다드를 공략하여 압바스 왕조를 멸망시켰다. 그는 또한 자신의 새 영토에 위험천만한 이슬람 무장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수차례 화해의 사절을 보낸 것도 소용없이 훌라구의 몽골 군대가 마이문디즈 성을 포위하자, 저항이냐 항복이냐의 갈림길에서 당시 아사신의 수장 루큰 알 딘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만다. 협력과 보호를 약속하는 달콤한 약속에 속아 많은 성들을 스스로 갖다 바치고 자신은 몽골의 궁정에 머물며 환대에 푹 빠져 지내지만, 수장의 명령에도 끝까지 저항하던 알라무트 성마저 항복하고 나자 이용가치가 없어진 그는 몽골군에게 비참하게 살해당한다.
“루드바르의 알라무트, 이교도들이 우글대던 그곳, 하산 이 사바의 사악한 추종자들의 본거지. 거기 요새가 서 있던 토대 위에는 돌멩이 하나 남지 않았다.” -본문 173쪽
알라무트의 멸망과 아사신파의 초라한 최후에 대한 역사가 주바이니의 묘사처럼 그들의 도시는 약탈당하고 불태워져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파괴되었고 교단은 괴멸되었다. 이후 급격히 세력이 약화된 아사신파는 미미한 이단종파로 변모되었다. 현재 시리아, 페르시아,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아가 칸’이란 이맘 공동체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선악의 이분법을 넘어
우리가 아사신파의 이야기에 끌리는 것은 서구인들을 사로잡았던 전설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들의 후예로 보이는 오늘날의 이슬람 무장테러단체에 대한 공포가 아사신파의 역사를 돌아보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분명 이슬람교는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윤리적인 종교이고 테러와 자살을 용인하는 구절은 이슬람의 신앙과 율법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왜 이슬람은 알라의 이름으로 살인을 자행하는 집단으로 보이는가. 순수한 종교적 열망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과 만날 때 살인과 테러를 불사하는 잔인성을 보이는 것은 이슬람만의 특성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유독 ‘성전’이 이슬람의 고유한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사신파의 역사에서 혹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아사신파를 피에 미친 잔인한, 광기에 사로잡힌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그들은 분명 암살과 살인을 저지른 자들이었지만 한편으로 그러한 행동의 동기가 돈이나 정략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종교적 대의명분을 목숨처럼 지켰던 한 종파의 신실한 신도들이었다. 그들은 선지자 무함마드 사후 변질되어 버린 주류 이슬람 정권에 대한 분노와 진정한 무슬림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던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아사신은 적대적인 무슬림 지배 계급을 향해 내부의 종교적 정화를 위한 투쟁을 벌였다.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과 자살 테러는 아사신파가 남겨준 유산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대의 이슬람 무장테러단체는 그들의 선조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버렸다.
이 책은 아사신을 비난하지도 그렇다고 옹호하지도 않는다. 선악의 이분법으로 단순히 결론내리기보다 이슬람의 역사와 종교가 갖는 복잡하면서도 매력적인 지점들을 면면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기본정보
ISBN | 9788952207258 |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11월 19일 | ||
쪽수 | 283쪽 | ||
크기 |
153 * 224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The)Assassins/Lewis, Bernar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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