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돌아오니 '뭉클한 봄날'

2012. 2. 21. 21: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3월 '감동 보증 수표' 연극들

공연계의 비수기인 1·2월을 지나 3월이 되면 극단들은 눈길을 끄는 작품을 내세워 한 해의 문을 힘차게 연다. 올해는 지난해 공연 당시 호평받은 연극 두 편이 연달아 무대에 오르며 새봄을 맞는다. 국립극단의 <3월의 눈>(사진 왼쪽)과 극단 백수광부의 <봄날>(오른쪽)은 각각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과 부자지간의 지독한 애증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박근형, 백성희, 오현경 등 표정 하나, 손짓 한번으로도 감동을 주는 원로배우들의 명연기를 볼 수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20년 만에 돌아온 박근형, <3월의 눈> <3월의 눈>은 지난해 3월 초연 당시 관객의 큰 호응을 얻으며 5월에 재공연을 했다.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의 첫 작품으로 국립극단 예술감독 손진책씨가 연출하고 배삼식 작가가 대본을 썼다. 재개발 열풍에 밀려 정든 집을 떠나야 하는 '장오'(박근형·오영수)와, 함께 창호지를 바르고 집을 가꾸며 소박한 행복을 나누던 장오의 추억 속의 부인 '이순' 두 노부부의 일상을 아련하게 그린다. 현역 최고령 배우 장민호(88)씨와 백성희(87)씨가 지난해 공연 때 무대에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건강이 나빠져 장씨가 하차한 자리에 이번에는 20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배우 박근형(72)씨가 대신 출연한다.

새달 1일 '3월의 눈'박근형 20년만에 연극무대백성희와 노부부 일상 그려

1992년 <두 남자 두 여자>를 마지막으로 연극계를 떠났던 박씨는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극은 항상 마음속에 있었지만 한번 연극계를 나와 다른 일을 하다 보면 돌아오는 게 어렵더라"며 오랜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소감을 밝혔다. 박씨는 자신이 '어머니'라고 부르는 백성희씨와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두 배우는 1960년대 <만선>, <갈매기> 등에 함께 출연하며 국립극단을 이끌기도 했다. 40여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의 하모니가 기대를 모은다. 오랫동안 텔레비전과 영화에서 활약해 온 박근형씨가 <3월의 눈>에서 지난해 장민호씨와는 어떻게 다른 감동을 전할지도 또다른 관람 포인트다. 다음달 1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18일까지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02)3279-2233.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 <봄날> 극작가 이강백씨가 1984년 발표해 초연한 <봄날>은 산골 구석진 마을을 배경으로 집안에서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가부장이자, 회춘을 위해 추악한 노욕을 부리는 아버지(오현경)와 그런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려는 아들의 갈등을 다룬다. 연출가 이성열씨가 2009년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다시 무대에 올린 뒤, 연기력과 연출력 모두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극단 백수광부 창단 15돌 기념작으로 대학로에서 공연한 뒤 올해는 명동예술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한번 더 공연한다. 1984년 초연 때부터 아버지 역을 맡았던 배우 오현경(76)씨가 이번에도 아버지를 연기하고, 텔레비전과 영화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 이대연이 아들로 출연해 세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간소한 무대 위에서 지난날을 후회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회한이 공간을 담담히 채운다. 3월16일~4월1일.

새달 16일 '봄날'산골마을 가부장적 가정 속아버지와 아들의 애증 다뤄

<봄날>에 앞서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연극 <에쿠우스>, <아마데우스>의 작가 피터 섀퍼의 또다른 역작 <고곤의 선물>이 23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공연한다. 2008년 정동환과 예수정, 2009년 정동환과 서이숙 등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이번 공연에는 정원중과 김소희가 출연해 새로운 매력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1644-2003.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국립극단·극단 백수광부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김진표·최인기·강봉균 떨고 있다'오류 통계'로 무역협 "한국 세계 8위" 발표할 뻔대만계 MBA 스타 린한테 '찢어진 눈'정부, 비판적 전문가는 빼고 4대강 특별점검한약·기체조도 중국에 사용료 지불?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