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문화 리뷰] 인왕산 자락길에서 만난 ‘황학정’과 국궁전시관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인왕산 자락길은 사직단에서 시작해 인왕산 기슭을 따라 윤동주문학관까지 이어진 길이다. 사직단에서 인왕산 자락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오른편에 오래 되어 보이는 정자 하나가 보인다. 바로 황학정(黃鶴亭)이다.

 

인왕산 자락길 옆에 자리한 황학정

 

무슨 건물일까 싶어 발걸음을 옮겨본다. 어르신 한 분이 활을 쏘고 있다. 뿌드득 당긴 활 시위에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잠시 후 퍽 소리와 함께 과녁에 명중한다. 이 곳 황학정은 궁술 연습을 하던 사정(射亭)이었다.

 

황학정은 고종 때 지어진 활 쏘는 연습장이다.

 

황학정은 광무 2년(1898년) 고종의 어명으로 경희궁 회상전 북쪽 담장 가까이 세웠던 궁술 연습장이었다. 고종은 비록 활은 군대의 무기에서 제조되었으나 국민의 심신단련을 위한 활쏘기는 권장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윤음을 내리고 황학정을 건립해 민간에 개방했다. 하지만 1922년 일제가 경성중학교를 짓기 위해 경희궁을 헐면서 경희궁 내 건물들이 일반에게 불하될 때 이를 받아 사직공원 북쪽인 등과정(登科亭) 옛터인 현 위치에 이건했다고 적혀 있다. 

 

등과정 터를 알리는 표지석

 

등과정은 자취만 남아 있다.

 

 

황학정이라는 이름은 고종황제가 황색 곤룡포를 입고 활 쏘는 모습이 마치 학과 같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황학정이 위치해 있는 사직동의 등과정이라는 자리는 한말까지 궁술 연습장으로 유명했던 곳이라고 한다. 등과정은 인왕산 아래에 있던 다섯 군데의 궁술 연습장인 경복궁 서편 인왕산 기슭 옥동(玉洞)에 있던 등용정(登龍亭), 삼청동의 운용정(雲龍亭), 사직동의 대송정(大松亭, 太極亭), 누상동의 풍소정(風嘯亭, 白虎亭)과 함께 서촌(西村) 오사정(五射亭)이라고 불렸다. 

 

한 어르신이 활 시위를 당기고 있다.

 

과녁과의 거리는 145미터다.

 

오사정을 비롯한 서울에 있던 이름 있는 활터는 일제 때에 전통 무술을 금지하면서 사라졌다. 황학정의 활터는 전국에서 아주 유명했는데 광복 후에 계속 사용되었으나 6·25전쟁으로 건물도 파손되고 활쏘기도 중단되었다가 다시 중수되어 현재 활터로 사용되고 있다. 

 

황학정

 

황학

 

황학정 옆 한천각

 

과녁은 전방 약 145m 지점에 있는데 현대식 설비가 장착되어 과녁에 맞으면 과녁 앞에 설치된 전광판에 불이 들어오도록 되어 있다. 

 

황학정 위쪽으로는 황학정 국궁 전시관이 있다. 우리나라 활, 국궁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관 벽에도 ‘활의 나라’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잠시 국궁에 대해 알아보자.

 

국궁 전시관 입구

 

중국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을 ‘동쪽에 활을 잘 쏘는 민족’이라 하여 동이족(東夷族)이라고 불렀다. 활쏘기는 일정한 거리에 과녁을 세워놓고 활을 쏘아 맞추는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놀이였다. 또한 예로부터 활쏘기는 사예(射藝)라고 해서 사대부가 반드시 익혀야 할 무예의 하나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박해일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도 우리나라 활의 우수성이 잘 묘사되어 있다.

 

국궁 전시관 내부

 

국궁 전시관 내부

 

국궁 전시관 내부의 신기전

 

활 제작 과정

 

화살의 종류

 

국궁 전시관 내부

 

조선 시대 왕 중에서는 정조대왕이 활을 잘 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 왕의 활쏘기 점수를 기록한 고풍(古風)에 따르면 정조는 50발의 화살 중에 49발을 과녁에 맞춘 당대 최고의 명궁으로 기록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활쏘기는 정신수양의 도구이기도 했고, 왕실에서는 연중행사로 대사례라는 왕과 신하들의 궁술 시합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국궁이란 한민족의 전통적인 궁술이자 전통 궁술에서 사용하는 활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10여가지의 활이 존재했지만 현재 기법이 전수되고 있는 것은 각궁 하나뿐이라고. 각궁은 고구려의 맥궁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되며 대나무, 참나무, 산뽕나무, 벚나무껍질, 물소뿔, 소힘줄을 민어부레풀로 접합해 만들었다. 그래서 각궁은 작고 가볍지만 탄력이 강하면서 사거리가 긴 것이 특징이다.

국궁 전시관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개방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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