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아톰 뮤직 하트는 분명 즐기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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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모노톤즈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해체는 팬들에게도 충격이었지만 결백한 차승우와 보컬 훈조에게도 큰 상실을 안겼다. 훈조의 표현을 빌리자면 ‘괴롭지 않은 음악이 필요했다’. 지난해 차승우가 챠 챠(Cha Cha)라는 새 이름으로 1960년대 대중음악의 고전 문법을 물씬 담은 신곡 「momo」를 발표하며 본인을 치유했다면, 훈조는 유년기를 지배한 로큰롤 히어로들의 음악과 함께 슈퍼밴드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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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 뮤직 하트는 그래서 훈조의 팀이다. 훈조가 어린 시절 들렀던 미국의 기타샵 상호명을 살짝 바꿔 밴드의 이름을 지었고, 자신에게 첫 기타를 팔았던 그곳의 사장을 첫 앨범 제목으로 삼았다. 고전의 흥이 물씬 풍겼던 전 밴드와 달리 훈조의 음악은 비틀즈와 비치 보이스를 가져가면서도 1990년대 그런지와 얼터너티브의 거친 매력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변주를 가미한다. 줄리아 드림의 리더 박준형, 칵스의 드럼 신사론, 신예 홍인성과 최예찬이 그의 순수한 음악 열정의 동반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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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위의 이름을 뒤집은 첫 트랙 「Weebow」로 선명한 출사표를 던진다. 2016년 세상을 떠난 ‘록의 카멜레온’을 기리며 의도적으로 그의 1970년대 스타일과 색소폰 세션을 오마주한 이 곡은 「5 years」와 「Rock n’ roll suicide」를 언급하는데, 강렬한 훅을 노래하는 훈조의 보컬은 해탈한 아티스트의 고고함으로부터 음악에의 의지를 다잡겠다는 듯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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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전면에 나서는 만큼 전 팀과 구별되는 시원시원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스매싱 펌킨스를 연상케 하는 그런지 트랙 「Zucchini」는 변주를 최소화한 직선적 전개로 끝까지 달려 나가고, 푸 파이터스를 방불케 하는 합창 「Paru」도 중반부 완급 조절을 한 번 거치긴 하나 곡을 지탱하는 것은 박준형의 지글거리는 기타 솔로와 훈조의 스크리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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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밴드로부터 습득한 대곡 지향의 면모도 짜임새가 있다. 「CheongSan」은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의 「Bullet in your head」를 연상케 하는 베이스 리프로 출발해 오르간 이펙트를 활용하여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추가하고, 포스트 그런지 스타일의 폭발과 몰아치는 기타 사운드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베이스 최예찬이 밝힌 대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Dani california」를 레퍼런스한 「라일락」 역시 모방을 넘을 수 있는 것은 곡 중반 느릿한 변주와 김도연의 피쳐링, 박준형의 강렬한 굉음 및 기타 솔로에 있다. 월 오브 사운드와 비치 보이스 스타일 코러스를 의도한 「The bench」의 경우 완성도는 훌륭하나 앨범 전체 흐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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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외침은 ‘원 웨이 로큰롤’을 신봉하는 아티스트의 끓어오르는 내면으로부터 터져 나온다. 깊은 좌절에도 음악을 멈출 수 없었던 훈조와 그 동료들은 록의 영웅들을 흠모하며 그들로부터 받은 영감을 순수한 열정과 원초적인 포효로 해소한다. 논어(論語) 속 공자의 말씀대로,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아톰 뮤직 하트는 분명 즐기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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