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리뷰] 4족보행이 필요한 도봉산 최단코스 등정기
서울 북쪽에 경기도와 경계를 나누는 산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불암산 (노원-남양주), 수락산(노원-의정부-남양주), 사패산(양주), 그리고 도봉산(도봉-의정부-양주), 북한산(종로/도봉/은평/성북-고양-의정부) 등이 있습니다. 산 잘타는 분들은 이를 묶어 불수사도북이라는 5개의 산으로 묶어 종주를 하곤 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쯤 포기한다고 불수사도망이라는 재미있는 별명도 있긴 합니다.
이 5개의 산 가운데 난이도가 가장 높은 산이 바로 도봉산입니다. 높이만 보면 북한산보다 약 100m 정도 낮지만, 도봉산은 험도가 북한산보다 더 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도봉산은 이 5개의 산 가운데 가장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곳이기도 합니다. 1, 7호선 도봉산역을 비롯해 버스 환승 정거장도 있고, 주차장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습니다. 주말이면 도봉산역에서 도봉탐방지원센터까지, 다양한 등산용품점과 먹거리가 있어, 말 그대로 아무런 준비없이 와도 충분히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돈은 좀 들겠죠.
이 도봉산의 정상을 가장 빠르게 오르는 이른바 도봉산 최단코스가 도봉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 천축사, 마당바위를 거쳐 정상에 올라 원점 회귀하는 코스입니다. 얼핏보면 6Km 정도로 그리 힘들어보이지 않지만, 마당바위에서 정상까지 약 1.2Km는 어느 등산코스보다 힘든, 국립공원 지정 힘든 코스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멋진 산세와 오르는 재미가 있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주말 이른 시간이라 도봉탐방지원센터가 조용하네요. 빠른 걸음으로 도봉산장을 거쳐 천축사로 올라봅니다. 중간쯤 있는 건물은 예전에는 대피소와 산장으로 썼던 건물로 지금은 한국등산학교로 쓰입니다. 커피도 팔고 있어요.
천축사는 급 경사를 올라 모습을 드러내는데 좁은 입구와 달리 안쪽은 상당한 규모입니다. 입구의 불상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조금 더 힘을 내면 마당바위입니다. 마당처럼 넓은 바위라는 뜻이죠. 여기서 앉아 쉬어가기 좋고, 등력이 딸리시는 분들은 여기서 하산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당바위를 지나면 국립공원이 지정하는 험한 길, 그러니까 매우 어려운 코스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4족 보행을 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바위가 거칠고 힘든 산이지만, 워낙 잘 정비해서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1.2Km를 거의 한 시간 정도 걸려 올라갈 정도니 상당히 힘든 길입니다.
봉을 잡거나 계단으로 오르면 도봉산 특유의 사각바위가 모습을 드러내는 정상 자운암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정상이기는 한데 워낙 험해 장비가 없으면 오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 앞에 있는 신선대가 정상을 대신합니다. 신선대 역시 상당히 미끄러운 길을 올라야 하고 주말이면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저는 올라봤지만 미세먼지와 안개가 심해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더군요. 바로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길은 원점 회귀지만 중간쯤에 도봉산 구조대쪽으로 내려옵니다. 길이는 100m가 길지만 올랐던 길과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석굴암이 경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봉산에도 있습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열심히 불공을 드리는 분들을 보며 없던 불심도 생기네요.
조심스래 내려와봅니다. 중간쯤 식사시간을 포함해서 약 30분 정도 쉬었는데 전체 등산시간은 3시간 40분 정도니까 3시간 10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는 산입니다. 짧지만 강한 등산길입니다. 운동화로 오를 수 있는 산은 아니니 등산화 등 등산장비는 꼭 갖추고 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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