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영화 리뷰] 한국 최초 달 탐사 SF 영화 '더 문'이 폭망한 진짜 이유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달은 항상 인간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예술이나 문학작품에서흔하게 등장하는 게 달이었다. 해는 눈이 부셔서 보기 힘들지만 달은 매일 맨눈으로 한없이 볼 수 있는유일한 천체인 까닭이다. 더군다나 초승달에서부터 반달, 보름달이찰 때까지 변화를 지켜보면서 달을 향해 소원을 비는 암묵적인 토테미즘의 대상으로 신성시하기도 했다.

 

오묘한 자연의 신비함은 달을 더욱 부각시켰다. 실제 지름만 놓고 본다면태양이 달보다 400배나 크지만 두 천체가 하늘에서 보이는 크기는 거의 같다. 개기일식 때 달이 태양을 완벽하게 가리는 건 과학으로도 풀지 못하는 미스터리한 일이다. 그래서 한때 달은 외계 문명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적인 구조물일 거라는 근거없는 낭설이 떠돌기도 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달은 이제 정복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달은 지구에서가장 가까운 천체라서 인류에게 정복의 빌미를 준다. 구 소련이1959년 인류 최초로 루나 1호를 발사하며 탐사의 시도를 했지만 달 표면에 도달하지 못하고실패했다. 1966년 미국이 달 탐사 프로젝트인 서베이어(Surveyor)프로그램을 시작해 서베이어 1호를 달 표면에 최초로 착륙시켰다. 이후 아폴로 프로그램으로 바뀌어 1969년 아폴로 11호가 두 사람의 우주인을 달 표면에 내딛게 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1972년 달 탐사 프로그램은 중단되고 50년이 지나서야 NASA가 아르테미스(Artemis)라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달 탐사에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영화

 

 

제작비 280억을 들인 국산 달 착륙 SF 영화 <더 문(TheMoon)>이 관객 51만 명이라는 씁쓸한 성적표와 함께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도 몇 년 뒤 달 탐사 로봇을 발사해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영화에서 달 탐사는 실패했다. 손익분기점 600만 명의 10분의 1도 채우지 못한 실패작으로 기록됐다.

 

<더 문>은 한국 영화치곤 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다. 280억 원을 들여 우주선과 우주 공간, 달 표면 등을 실감나게구현해냈고, 국내 최초의 돌비 시네마 답게 특수효과와 4K 고해상도카메라 촬영으로 경이로운 비주얼을 완성했다. 소재의 신선함 여부를 떠나 시각효과만큼은 손색이 없다는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더 큰 기대를 모았던 <더문>은 왜 폭망했을까?

 

황선우 혼자 살아남아 달 착륙을 시도한다는 설정 자체가 어설프다.

 


일단 스토리를 보자. <더 문>은 첫 발사에 전원 다 사망하고 두 번째 달탐사에 나선 대한민국 우주선 ‘우리호’가 배경이다. 달에 도달하기도 전에 태양 흑점 폭발로 3명의 우주인 중 황선우(도경수)1명만 살아남는다. 다분히 문과스러운 약간은 어벙벙한 UDT출신 황선우 혼자 독단적으로 달 착륙을 시도한다는 것도 어이없지만 우여곡절 끝에 달에 착륙한 뒤 얼음 샘플을 채취하고 구사일생으로지구로 귀환한다는 그렇고 그런 스토리다.

 

<더 문>의 김용화감독은 <신과 함께 1, 2>로 천만 관객을 넘겼고 <국가대표> 역시 천만에 가까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안 사실이지만 <더 문>의 각본은 감독 혼자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였을까. <더 문>을 보고 난 후 그렇고 그런이라는 표현을 한 것처럼 스토리가 착착 달라붙지 않는다. 혹자들은 무슨 SF 영화에눈물샘 짜는 신파 스토리가 절반 이상이냐며 혹평을 하기도 한다. 아버지의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달 착륙이라는 독자행동을 한다거나 태양 활동이나 운석 활동 조사조차 하지 않아서 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는지, 얼음 조각 하나 캐는데 왜 목숨을 걸어야 했는지, NASA가 왜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인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고 빈약했다.

 

달에 대한 실제와 같은 묘사도 훌륭했다.

 

 

한국은 흔히 SF영화의 불모지라 불린다. SF 영화로 흥행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괴수 SF 영화인 용가리에서부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디 워, 외계+, 정이, 승리호, 택배기사에이르기까지 모조리 실패했다. 헐리우드 영화의 십분의 일 정도에 불과한 빈약한 예산 탓일까? 그럼에도 왜 자꾸 국산 SF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부끄럽게도 SF 영화가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기에 가장 좋은 소재라는설이 유력하다.


미래를 그리는 SF 영화이다 보니 우주를 우주답게 구현해내고 얼마나 그래픽을 적절하게 구사했는지는매우 중요하다. 이번 <더 문>에서 시각특수효과를 통해 달의 지표면이나 우주선의 내부 모습 등은 거의 실제와 흡사하게 잘 그려냈다는 평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국산 달 탐사 드라마 <고요의 바다> 역시 그래픽에 대한 단점을 지적하는 평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같은 우주를 다뤘음에도 <그래비티> <마션> 같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보여주는 정말 SF 스러운 스토리는 이번 <더 문>에서 보이지 않았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다분히 한국 사람들에게호소하는 K-신파 스토리로는 관객들의 호감을 사지 못한다는 얘기다.

 

운석 떨어지는 장면이 멋지다고 SF 영화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더 문>은상영 초반에 기대 이하의 성적표에 김용화 감독이 심경을 토로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요약하자면한국 관객들이 SF 영화를 대하는 거리감이 상당하다는 게 감독이 말하는 흥행 참패의 이유다. 흥행 참패의 이유를 관객 탓으로 돌렸다. 제작사인 CJ ENM도 비난의 화살을 벗어나긴 힘들다. 기본이 안된 영화를남발하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제작과 배급, 극장까지 모두소유하고 있다 보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셈법이 깔려있는 지도 모른다.

 

결국 소프트웨어에 달려있다. 우리나라 같은 열악한 자본의 환경에서 헐리우드 영화를 외형적으로 따라 잡기에는 무리다. 핵심은 우주를 얼마나 우주답게, 그래픽을 얼마나 화려하게 현실감있게 만들었냐가 아닌 그 안에 녹아 들어가 있는 소프트웨어, 즉 스토리가 탄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게 <더 문> 흥행참패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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