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산행 리뷰] 수도권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만날 수 있는 <이천 산수유마을과 원적산>

[리뷰타임스=곰돌이아빠 리뷰어]

3월이 되면서 곳곳에 꽃소식이 가득합니다. 겨울이 되면 설산이 그리 좋더니, 사람 마음은 간사한 것인지, 이제는 꽃이 그립습니다. 산림청을 비롯한 많은 기관에서 이맘때면 봄소식을 담은 전국 꽃 개화 지도를 발표하는 것도 반갑구요.


물론 아직은 봄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개나리, 철쭉, 그리고 벚꽃은 조금 이릅니다. 남쪽에는 이미 매화를 시작으로 꽃 소식이 들려오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의 3월은 봄이 막 시작되는 때이지만, 꽃 소식은 조금 이른 때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산행지는 보통 수도권에서는 한참 먼 곳에 있습니다. 비교적 수도권에서 가깝고 꽃을 볼 수 있는 산행지를 떠올리니,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산수유가 생각났습니다. 


산수유하면 저는 구례 산동면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사실 산동면은 지명부터 중국 산동성에서 따온 것입니다. 지금부터 약 1천 년 전 산동성에서 멀리 구례까지 중국 처녀가 당시로는 국제결혼을 했나 봅니다. 이렇게 시집을 오면서 산수유를 챙겨왔다고 합니다. 

 

 

산수유꽃

 

 

산수유가 탁월한 해열 진통효과가 있다보니 결혼해 아이를 키워야 하는 처녀 그리고 친정 부모로서는 귀한 가정상비약을 챙겨준 셈이죠. 아무튼 이 처녀는 이렇게 산수유를 한반도에 처음으로 퍼트렸고, 그래서 구례에는 산동면이라는 이름이, 그리고 이때 전해진 산수유 나무에서 우리나라 전역으로 퍼져 지금껏 산수유 시조목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구례가 우리나라 산수유 1번지로 유명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산수유둘레길 표지


 

수도권 가운데는 이천과 양평에 산수유마을이 있고, 봄이면 산수유 축제가 열리곤 합니다. 양평 산수유마을에는 뒷산이 추흡산이, 이천 산수유마을 뒷산은 원적산이 있습니다. 두 산 모두 그리 험하지 않은 산인데 이번에는 산수유도 보고 등산도 할 수 있는 이천 산수유마을과 원적산 산행을 했습니다. 3월이면 산수유 축제도 열리니 등산이 힘드신 분들은 산수유둘레길만 걸으셔도 좋습니다.

 

 

산수유행사장

 

 

네비게이션에 이천산수유마을 또는 이천산수유마을 축제장으로 검색하면 제법 큰 주차장이 나옵니다. 축제 때는 이 넓은 주차장도 가득 차, 임시 주차장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될 정도입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절

 

재미있는 마을 풍경


 

이 동네 전체가 조용한 전원주택단지이고, 산수유마을이라는 이름대로 곳곳에 산수유 나무가 가득합니다. 다만 주민들이 살고 계신 마을이므로 최대한 조용히 마을길을 지납니다. 최근 만들어진 영축사라는 사찰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이 마을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육괴정에 도착합니다.


 

육괴정


 

조광조로 대표되는 조선시대 기묘사화를 피해 온 선비가 심은 6그루의 느티나무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지금도 근처에 몇 그루의 느티나무가 든든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예전에 저 선비들은 이 멋진 산수유와 느티나무를 보면서 어떻게 글 공부에 매진하셨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 정도로 풍광이 참 좋습니다. 


 

같이 걸어 보아요



산수유둘레길만 걸어도 좋지만, 저는 등산부터 해보기로 합니다. 낙수제라는 폭포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비교적 안내가 잘 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걷다보면 산수유 둘레길에는 재미있는 문구를 많이 세워두워 심심하지 않게 해 두었습니다.



작은 폭포 낙수제


 

낙수제는 작은 폭포입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여기서 기우제도 지냈다고 합니다. 몇 년간 가물었는데 올해는 그래도 물이 조금이나마 흐르네요. 작은 나무 의자도 만들어 두어 쉬어가기 좋습니다.


 

산수유



낙수제를 지나고나면 본격적인 등산입니다. 그래도 산이 그리 높고 깊지 않아 한 시간 정도면 정상인 원적산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철쭉이나 진달래 같은 조금 늦게 피는 봄꽃도 제법 많은데 아직 일러 꽃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저 뒤는 천덕봉

 

아담한 정상석



원적산 정상은 유독 시원하고 사방이 뚫려 있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근처에 사격장이 있어 화재 위험 때문에 나무를 베어냈는데, 역설적으로 그 덕분에 조망이 좋아서 백패킹의 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으로, 그리고 가을이면 능선 갈대 산행으로도 유명합니다. 


저 뒤로 보이는 천덕봉까지 보이는 능선을 걷는 것이 하이라이트인데 오늘은 벌써 황사가 심술을 부려 영 조망이 좋지 않습니다. 


 

복잡한 산길


능선 산행


 

그래서 천덕봉은 포기하고 영원사 방향으로 내려가보기로 합니다. 대부분의 능선길이 그렇듯 몇 번의 오르내림이 있지만 산이 순해서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영원사

 

영원사 은행나무



영원사는 신라 선덕여왕때 창건된 사찰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1,300년이 훌쩍 넘은 고찰인 셈이죠. 물론 몇 번의 중건과 아픔도 겪었고 지금의 사찰은 6.25이후 폐허로 남아있던 것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허리가 유독 긴 독특한 불상, 대웅전 범종 등도 유명한데 제 눈에는 엄청난 크기의 은행나무가 눈에 들어오네요. 거의 용문사 은행나무급으로 크고 웅장합니다. 


잣나무숲

 

잣나무숲


 

보통 여기서 등산을 마치지만 오늘의 진정한 백미는 여기서부터 산수유마을까지 걷는 둘레길입니다. 길은 매우 편하고 길이도 2Km 남짓이라 운동화로도 충분합니다. 중간쯤 잣나무숲에는 벤치와 나무로 만든 침대로 있습니다. 여름에 이 숲에 누워 있으면 세상 걱정 모든 것이 사라질 듯 한 그런 숲입니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숲 말이죠.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곳곳에 만들어 두어 흔히 말하는 인스타 감성을 살리기도 좋습니다.



산수유군락지

 

산수유군락지



산수유마을이지만 그래도 군락지가 있죠. 바로 연인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입니다. 제가 올해는 조금 일찍 와서 꽃을 덜 만났습니다만, 시간을 맞춰 가시면 온통 노란색의 향연입니다. 개나리에 비해서는 은은하고, 생강나무에 비해서는 진한 산수유만의 노란색은 같은 노란 봄꽃이지만 한결 다른 느낌입니다.



산수유 한 컷

 

산수유

 

산수유막걸리. 열매는 붉은 색



봄이면 어디론가 떠나 꽃을 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갖는 마음일 것입니다. 먼 곳이 부담스럽다면, 그리고 등산이 힘드시다면, 어느 곳보다 먼저 노오란 봄을 만날 수 있는 이천 산수유마을에 들려보세요. 산수유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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