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다양성이 오히려 도시에서 지켜지는 이유 [다락편지 1257호]

블핑이 0 116 2023.09.11 11:00

다락편지 1257호

생태계 다양성이 오히려 도시에서 지켜지는 이유

저는 산을 좋아합니다. 아무리 시간이 없더라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산에 오릅니다. 산에 가면 이런저런 야생화를 만날 수 있죠. 오직 야생화를 찍기 위한 목적으로 산에 오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식물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곳은 산이 아니라 도시라는 사실을 아셨나요? 생각해 보니, 막상 산에 가보면 야생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식물이 있긴 하지만 그 종류가 다양하진 않더라고요.

베스트셀러 『매트로폴리스』의 저자 벤 윌슨도 『어반 정글』 에서 이러한 내용을 지적합니다. 아스팔트 포장도로의 틈, 도시 속 늪지, 버려진 공간에서 다양한 생물이 생존 경쟁 중입니다. 농지나 자연보호구역보다 도시에서 생물 다양성이 보존되고 있다는 점을 이 책은 세계 여러 도시를 누비며 증명합니다. 아마 서울의 밤섬도 그러한 예이겠지요.

그렇다고 이 책이 무조건 도시 개발을 예찬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도시화로 자연이 어떻게 재구조화되는지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도시를 바라보고 도시를 가꿔 나가야 할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특히 도시 주변의 습지와 강, 숲을 보전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 주장합니다. 자연과 공존하는 아름다운 도시,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 손민규 (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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