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초읽기, 美 경제 회복의 신호탄 될까

- FDA의 이달 내 긴급 사용 승인 여부 결정 앞두고 경제 회복 기대 심리 커져 -

-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 급증, 낙관적 전망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

지난 11월 미국의 제약기업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한데 이어, 미국 제약기업 모더나도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하며 미국 내 백신 상용화는 초읽기에 돌입했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주식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는바, 이러한 기대감이 미국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신 상용화, 진행은 어떻게 되나

먼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이 이루어진 순서대로 사용 승인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은 12월 10일, 모더나 백신은 12월 17일이다. 전문가들은 FDA의 승인 여부는 논의 당일 혹은 그 다음 날에 완료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으며, 미국의 알렉스 아자르 보건 복지부 장관은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 모두 FDA 승인 후 24시간 내 배송 준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12월 말까지 3천만 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을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CDC(미국 질병관리 및 예방센터)는 ACIP(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s)의 의견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을 권고한다면서, 공급이 제한적인 시기에 대비하여 백신 접종의 우선 순위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의료진, 필수 및 주요 산업의 근로자, 기저 질환으로 인해 중증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 65세 이상의 노인이 우선 순위 대상이다. BBC는 필수 및 주요 산업군에서도 어떤 산업을 우선으로 할지 결정하는 것은 각 주(state)의 재량이며, 연방 정부의 백신 배포 프로그램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위험도가 높지 않은 집단에 대한 예방 접종은 2021년 봄 무렵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증시, 소비자 지출 및 경제 부문에서 희망의 신호 보인다

미국의 전반적인 주식 시장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S&P 500 지수는 지난 달 9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된 이후 약 3.6% 상승하며 큰 폭으로 상승하였고, 11월 23일 아스트라제네카 PLC와 옥스포드대학이 자체 백신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발표한 이후에도 급등하면서 3,635.41로 11월 23일에 비해 1.62% 상승, 이전 기록인 11월 16일보다 약 0.2 % 증가했다. 다우지수는 11월 24일 1.54 % 상승한 30,046.24, 기술 중심의 나스닥은 이날 1.31 % 상승한 12,036.75로 마감하였으며, 대형주 지수는 11월에만 약 11.2% 상승했다.

코로나 19 백신 임상시험결과 발표 후 미국 증시 증감률

(단위: %)

자료: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백신 상용화에 대한 계획이 구체적으로 공개되면서 12월 주식은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세를 보이면서 산뜻한 출발을 예고했으며, 12월 1일 다우 존스 산업 평균지수는 1987년 이후 최고의 한달이었던 11월을 마치고도 하루 만에 또 상승했다.

미국 주요 증시 지표 증감률(동부 표준시 12월 1일 오후 2시 기준)

(단위: %)

자료: New York Times

뉴욕 타임즈는 이와 관련해 Strategy Research의 Jason Desena Trennert의 노트를 인용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소비자 지출 및 여행과 같은 경제 활동이 위축되어 단기 성장 전망에 민감한 일부 주식시장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백신에 대한 기대감, 추가 재정 부양책, 억눌려왔던 서비스 부문에 대한 수요가 잠재적으로 향후 경제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USA Today는 백신 상용화가 머지 않았다는 전망 덕분에 소비자-기업 간 신뢰와 소비자 지출 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면서 RBC Capital Markets의 수석 경제학자인 Jacob Oubina가 “미국인들이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보고 소비의 고삐를 풀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며, 백신에 대한 고무적인 뉴스 덕분에 미국인들이 자신의 직업과 임금에 대해 더욱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National Retail Federation의 수석 경제학자인 Jack Kleinhenz도 2020년 연말 연시 매출이 3.6%에서 5.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부분적으로는 정부의 부양책과 백신 뉴스로 소비자 신뢰도가 강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낙관적 전망은 시기 상조

최근 미국은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증하면서 거의 매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뉴욕 타임즈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1월 30일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만7759명을 기록하였고, 최소 1,256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12월 1일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1369만3700명 이상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며 최소 26만9200명이 사망하였다.

이에 따라 전국의 주요 카운티에서는 추수감사절을 전후로 향후 수주간 대면식사금지, 레스토랑, 체육관, 미용실, 쇼핑몰 수용 인원 제한 등 새로운 비즈니스 제한 명령을 내린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재정 부양책 통과가 지연되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면서 자택대피명령이 발효된 지역이 많아져 미국 경기가 다시 침체기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연방 준비 은행 의장인 Jerome H. Powell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전에 마련된 11월 30일 사전 발언에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사례가 미국 경제 전망에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으며 백신 진전에 대한 뉴스는 중장기적으로 좋은 소식이지만, 백신이 미국 경제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하면서 "백신의 상용화 시기, 제조 및 유통을 둘러싼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사람들이 광범위한 경제활동에 다시 참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확신할 때까지 완전한 경제 회복은 불가능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언급했다.

시사점

미국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지난 11월 미국의 일반 국민 가운데 백신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2021년 첫 4개월 이내에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미국 행정부의 백신 조기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이끄는 Moncef Slaoui 수석과학고문은 12월 1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6월까진 모든 미국인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밝혔는 바, 적어도 2021년 상반기에는 대다수의 미국인이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신에 대한 희망적인 뉴스가 속속 보도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미국 증시 주요 지수인 S&P 500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2월 1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S&P 500 지수

지난 1년간 나스닥 지수

자료: Google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하지만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과 관련하여 GAIN Capital의 글로벌 연구 책임자인 Matt Weller는 "주식은 항상 우려한 범위를 넘어선다"고 말하며, "충분한 재정 부양책, 억눌린 수요, 더 많은 재정 부양책에 대한 전망, 2021 년 상반기에 출시될 백신이 2021년 경제 회복의 중요한 열쇠”라고 언급하였으며, Bank of America Securities의 주식전략가인 Savita Subramanian은 2020년 말까지 S&P 500 지표가 6%가량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여전히 있고, 백신과 경제 회복에 대한 많은 낙관론이 이미 시장에 나와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코로나 9 확진자 수가 하루 약 17만~20만명으로 치솟으며 경제활동이 다시 제한되고 있고, 이로써 전문가들이 우려한 ‘W자형 불황’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혼재하고 있다. 각종 모임과 파티가 많은 연말 연시를 맞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이러한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JP Morgan의 연구원들은 11월 20일 자사 보도 자료를 통해 “미 전역에서 자택대비명령, 록다운 등의 봉쇄 조치가 이어지며, 이로 인해 미국 경제는 2021년 초의 어두운 겨울 동안 연간 1.0 %의 비율로 위축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향후 미국 경제, 더 나아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자료: FDA, BBC, New York Times, JP Morgan, CDC, USA TODAY, Washington Post,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